tv뉴스의 익명 취재원 보도에 대한 방송 기자의 인식 연구
: 취재원 표기 및 편집 방식, 동기, 효과를 중심으로

방송뉴스에 등장하는 익명 취재원 보도의 특성 및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방안을 도출하려는 목적에서, 익명 취재원 사용의 표기 및 편집 방식과 동기, 그에 따른 효과에 대한 기자의 인식을 고찰하였다. 방송기자에 대한 심층인터뷰 결과, 익명 취재원 표기 및 편집 방식에는 기자와 취재원 간에 사전 합의된 일종의 관행이 존재하였다

또한 기자들의 익명 취재원 사용에는 정보 확보를 위한 기능적 동기, 취재원 관계 유지를 위한 사회적 동기, 취재 및 보도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편의적 동기가 작용하고 있었다. 익명 보도가 뉴스의 신뢰도와 공정성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서는 익명을 통해 보다 진실에 근접한 심층 보도가 가능하다고 보는 긍정적 시각과 익명에 숨은 허위 사실 혹은 기사 내용과 편집상의 조작 가능성을 우려하는 부정적 견해가 혼재하였다

익명 보도가 시청자들의 뉴스에 대한 평가나 인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서는 의견기사일수록 취재원 실명을 밝히기, 뉴스보도에서 익명이 불가피한 사유를 밝히기 등과 같이 언론사 차원의 명확한 익명 보도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취재원에게 익명을 약속하기 이전에 데스크 결재와 사내 변호사 자문을 의무화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핵심어 : 익명 취재원, 익명 보도, 방송 뉴스, 방송기자, 심층인터뷰
1.문제의 제기

현장을 누비는 일선 기자에게 취재원은 매우 중요한 존재이다. 기자가 어떤 취재원을 만나는가에 따라 특종과 낙종이 갈리고, 뉴스의 경쟁력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취재원은 기사의 존재 기반이자 기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취재원의 이름과 소속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독자나 시청자의 알 권리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뉴스보도에서는 ‘고위 관계자’ ‘핵심 당직자’ ‘소식통’과 같이 익명의 취재원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익명 보도는 기사 내용이 민감하고 중대한 내용일수록 취재원이 발언의 파장과 그에 따른 불이익을 두려워한 나머지 익명의 그늘에 숨으려는 경향에서 비롯된다


문제는 기사의 출처나 사실 관계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 익명을 앞세운 각종 미확인 정보가 난무하고 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일부 언론들이 익명 취재원을 인용해 앞 다투어 1보를 내보내려다 ‘학생 전원 구조’라는 대형 오보를 낸 것이 대표적 사례다

오보라는 최악의 결과는 아니더라도 최근 우리 언론에서 무분별하게 인용하는 ‘익명의 관계자’들로 인해 불필요한 억측과 소모적 논쟁이 되풀이되는 것도 사회 전체적인 손실이다.
일부 학자들은 취재원이 익명으로 보도된다는 것만으로도 기사의 신뢰성이 떨어지며, 취재원의 정체가 들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하여 기자의 의도에 따라 자의적으로 사용될 경우 기사의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반면 익명취재원은 기사를 흥미롭게 하며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내용까지 공개될 여지가 커진다는 점, 취재원보호라는 측면에서 그 유용성과 필요성이 인정되기도 한다.

익명 보도에 내재된 위험성과 그에 따른 부작용을 감안할 때 취재원을 익명으로 보도할지 여부는 기자 개인은 물론 언론사 차원에서도 고도의 판단력이 요구되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익명 보도와 관련한 언론사의 취재 준칙이나 윤리 강령이 미비한데다 대부분 선언적 규정에 그치고 있어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이 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매체 간 과도한 속보 경쟁 등 열악한 취재 환경 속에서 익명 취재원은 기자들이 편의에 따라 인용하는 손쉬운 보도 수단으로 변질됐고 익명 보도의 남발은 우리 언론의 고질적 병폐로 지목받게 됐다.
익명 취재원 보도에 관한 논의는 국내 학계에서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그런데 지금까지의 선행 연구는 대부분 신문 기사만을 연구 대상으로 했을 뿐 방송 뉴스에 관한 학문적 논의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tv뉴스의 경우 일반 취재원의 분포와 유형에 주목했을 뿐(김은주, 2002), 익명 취재원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사실상 부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문화체육관광부 설문 조사 결과(2015), 2014년 뉴스시사정보를 얻기 위해 의존한 매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신문이라고 답한 비율이 10.1%에 그친 반면 방송이라고 답한 비율은 54.2%로 나타나는 등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 (2015)

방송의 영향력이 매우 큰 점을 알 수 있다. 더욱이 tv방송은 실시간으로 방송되면서 생생한 취재원의 영상과 육성까지 전달될 뿐 아니라 신문과 달리 취재원을 익명 처리하는 과정에서 화면 조작 혹은 취재원의 인격권 침해 등 여러 분쟁의 소지가 있어, 사용빈도뿐 아니라 취재원 보호를 위한 취재원 적시방법도 중요한 문제로 등장한다   (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