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행정 사례  

조재덕(가명)씨는 2004년 한양대학교 인문과학대학 역사철학부에 입학, 역사학 전공을 하면서 경찰공무원에 대한 꿈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군 전역 후, 그는 비 경찰대학교 출신도 경찰간부가 될 수 있다는 정보를 접한 후 경위(6급 상당)로 임용될 수 있는 ‘경찰간부후보생 채용시험’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졸업과 동시에 불철주야 도서관과 노량진에서 살다시피 한 조재덕씨는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2010년 제 59기 경찰간부후보생 채용시험에 합격하여 경찰종합학교에서 1년의 교육 수료 후, 현재 평소 자신이 가장 원하던 서울지방경찰청 산하 서대문경찰서 형사과 강력범죄수사1팀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렇게 탄탄대로를 달리는 것 같이 보이는 조재덕 경위 에게도 고민이 있다. 다름이 아니라 자신의 실적이 다른 강력범죄수사팀장들 보다도 훨씬 월등하지만 9년째 경위(6급 상당)에서 진급이 막혀다는 불만이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조재덕씨는 장남으로 부모님과 전업주부인 아내, 두 자식들을 부양해야 하는 입장으로써 야근까지 다해도 300만원 정도에 그치는 월급이 너무 적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경감부 시험을 통과한 후에 교육을 위한 경찰학교의 동기였던 박혜진씨가 같은 서대문경찰서에서 비교적 승진이 쉬운 보안과에 배치된 후, 2년 전에 보안1계 계장인 경감(6급 상당)으로 승진했다는 사실은 그를 더욱 억울하게 하는 문제였다


그의 강력범죄수사팀장으로서의 능력은 매우 뛰어나다. 지난 4월만 하더라도 신촌 나이트 클럽 일대에서 흉흉하던 마약조직을 소탕하는데 실질적인 일등공신은 조재덕 경위였다

그의 팀조직능력과 끈질기게 수사를 물고 늘어지는 인내력은 부하동료들 뿐만 아니라 상부에서도 유명한 사실이었다. 경위가 된 지도 9년이 흘렀고 승진이 될 때도 되었다고 생각한 조재덕 경위는 내심 일계급 특진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승진차례가 밀려있어서 승진은 될 수 없다는 말 뿐이었다

조재덕 경위는 도대체 언제쯤 승진이 될 지 불투명한 사실에 좌절감만 더해갔다.
이 일이 있은 후,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 사설 경호업체 강인한 친구들 등 여러 곳에서 현재 봉급의 2배를 약속하겠다는 러브콜이 쇄도하여 요새 그는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공직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열성적으로 직무를 수행하던 그도 높은 액수 앞에서 흔들리는 것이사실이었다.

형사과는 경찰조직 내에서도 특히나 진급이 힘든 부서 중에 하나이다. 형사로 재직 중에는 낮과 밤이 바뀌는 것은 물론이고, 집에 들어갈 시간도 없다

사건이 하나 터지면 밤새는 것은 기본이기 때문에 형사과에 근무하는 경찰관들에게 진급이라는 단어는 꿈에 불과할 뿐이다. 오직 나라의 안녕을 위한다는 자부심만이 그를 여기까지 일하게 만든 원동력이었지만 요즘 들어서는 점점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는 평소 친분이 깊은 서울지방경찰청 산하 서대문경찰서 형사과장으로 재직 중인 정준영 경정(5급 상당)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정준영 경정 또한 평소 가장 아끼는 부하 직원이던 조재덕 경위의 상황을 듣고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정준영 경정은 조직에 필수적인 경찰간부들이 승진문제 때문에 경찰조직을 떠나거나, 매너리즘에 빠지는 현상에 대하여 안타깝게 생각하면서도, 시험을 통해 진급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주로 업무하는 형사에게는 이를 적용하는데 문제가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어떠한 조언도 해줄 수 없었다.

한편, 같은 한양대학교 출신인 유지광씨는 어린 시절부터 공직에 매력을 느껴 2008년 행정학과에 입학, 졸업하기 전에 당당하게 행정고시에 합격하여 주위를 놀라게 한 초급사무관이다. 업무에 매진하는 날들을 보내는 그는 현재 서울특별시 양천구청 여성복지과 보육지원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평소 규정과 원칙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민원이 들어오면 제도와 선례를 중심으로 깔끔하게 처리하는 것이 그의 특기였다.    (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