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에 대한 그들의 갈망-graffiti art  

우리는 분명 인간으로서 이 세상에 존재하지만 막상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논하자니 과연 어떤 것이 우리 인간을 존엄하게 지켜주고 있던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인간의 존엄성, 말 그대로 인간의 존재가 존중받는다고 느껴질 때에 관한 해답을 얻기 위해 반대로 내가 존중받고 있지 않다고 느껴질 때를 떠올려보았다

나는 그것이 무엇보다도 자유가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인간에게는 자유가 너무도 당연히 주어져야 하는 권리로 인식된다

하지만 오래지 않은 과거에 우리의 조상들은 자유가 너무도 당연히 침해당하는 세상에 살고 계셨고 과거로 돌아가지 않더라도 지구 반대편에서는 수많은 여성 혹은 빈곤한 자들이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부조리한 사회에 노출되어 있다. 그만큼 자유는 인간이 살아있는 한 결코 등한시될 수 없는 존엄성의 한 요소이며, 현대인들에게는 가볍게 느껴질 수 있는 위험이 있는 만큼 더 무거운 주제로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면 인간의 자유를 담고 있는 디자인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자유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고 자유를 요구하는 주체에 따라 그 가치도 다른데 나는 그 중 내가 대학생인 만큼 대학생, 혹은 젊은 사람들이 그들의 억압된 자유를 표출하기 위해 선택한 디자인에 대해 알아보았다. 젊은 사람들이 점령하는 거리를 다니다 보면 낙서처럼 긁거나 스프레이 페인트로 그려진 벽화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는 ‘그래피티 아트’로 불리는 예술의 한 종류이다. 처음 그래피티를 접하면 예쁘고 아름답다는 느낌보다는 너무 낙서처럼 보여 벽을 흉물스럽게 만들었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난 이 벽화를 봤을 때, 그림의 바탕이 될 수 있는 수많은 재료를 두고 굳이 벽에 그린 이유가 단순히 도구에 있어서 차별성을 두기 위함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벽에 그림으로써 예술가들은 그들이 표출하고 싶었던 이야기들과 가치를 어떻게 해서든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실제로 현대적 의미의 그래피티 아트는 1960년대 인종차별에 저항하는 젊은 흑인들이 뉴욕의 브롱크스를 중심으로 건물 벽이나 지하철 차량 등에 스프레이와 페인트로 그린 그림과 구호에서 출발한다. 초기에는 반항적 청소년들과 흑인, 소수민족들이 주도했고 의도 또한 인종주의, 고립, 흑백 차별, 환경오염 등 정치, 사회적 이슈가 대부분이었다

위 그림은 그래피티 작가 banksy의 작품으로 그는 사회를 비판하고 풍자하기 위해 벽에 많은 작품을 남겼다. 이 벽화 또한 화염병 대신 꽃을 투척하는 소년의 모습으로 현 정치와 전쟁을 풍자하기 좋아하는 banksy 자신의 특성을 살려 사회의 부조리를 신랄하게 비판한 작품이다

그는 벽화를 남기면서 “나는 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더 이상 누구도 믿지 않는 자유, 평화, 정의 같은 것들을 적어도 익명으로 부르짖을 정도의 배짱은 가지고 있다. ”라고 전한다

사회에서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힘 없는 자들은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거리의 벽을 통해 그들의 자유에 대한 욕망을 부르짖고 있다. 지금은 물론 그래피티 아트가 자유롭고 즉흥적인 표현의 예술로 받아들여지고 많은 사람들의 편견을 깨는데 성공했지만, 과거에 ‘뒷골목의 문제 많은 자들의 낙서’라는 인식에서 벗어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사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자유가 억눌러졌다고 느껴질 때 이를 토로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그들의 이야기는 누군가가 잘 들어줄 것이며 이를 반영해 조그만 변화라도 생길지 모른다

그러나 과거 그래피티의 선구자들과 현재의 일부 그래피티 예술가들은 오랜 기간 무시당하고 억압받는 세상 속에서 억눌린 자유에 대한 갈망을 그래피티 벽화를 통해 예술로 승화시킬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런 그들의 강한 반발심과 적극적인 예술정신으로 인해 그래피티 아트는 전체적으로 충동적이며 색채가 뚜렷하고 장난스런 느낌을 주기까지 한다

또한 대체적으로 강한 원색을 사용하여 시각적으로 자극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에 주제가 더 강렬하게 전달된다. 이러한 장점을 살려 그래피티 아트는 환경오염으로부터의 자유를 시사하는 효과도 가진다

옆의 그림은 지구를 괴롭히는 사람의 모습을 나타낸다. 지구에 빨대를 꽂고 있는 사람은 머리에 왕관을 쓰고 있는데 이를 미루어 보아 사회계층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임을 유추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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