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속과 그늘 됨에 대한 고찰
그늘, 수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 단어이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어두운 부분 ,의지할 만한 대상의 보호나 혜택 ,밖으로 드러나지 아니한 처지나 환경,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불행한 상태 또는 그로 인하여 나타나는 어두운 표정 등 이 있다
흔히들 좋은 의미보단 나쁜 의미로 많이 인식 되어있다. 이번 글쓰기를 통해 그늘의 의미를 다시 생각 해 보았다
그늘의 여러 가지 의미 중 의지할 만한 대상의 보호나 혜택이란 뜻이 가장 와 닿았다. 여러 문학작품을 통해 그늘의 의미를 접했지만 쉽게 떠올리지 못한 의미였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그 뜻을 읽으니 마음 한켠이 찡했다. 우리 모두 가까이는 부모님의 그늘부터 멀게는 다른 이의 그늘 속에서 살고 있다
내 삶에 드리워진 그늘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 가족은 부모님과 누나3명에 나까지 총 6명이다. 늦게 태어난 덕분에 혜택이란 혜택은 다 받았었고, 기다리던 아들이라 새것만 쓰고 온갖 부모님의 편애를 받으며 자랐다
그 때까지만 해도 누나들의 큰 불평불만이 없었기에 이런 대우가 매우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대우가 엄청난 그늘이었다는 것을 최근에 와서 깨달았다
나만 늦게 태어나다보니 혼인 적령기가 된 누나들은 한명 한명 시집을 가게 되었고, 그에 따라 그늘이 하나하나 사라지기 시작했다. 자질구레한 심부름부터 집안청소 설거지 등의 일이 하나씩 내게 양도되었고 그것들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도 나약한 상태였다
그동안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란 나는 그늘속이 세상이라 믿었고 그랬기에 그 이상의 세계는 생각하기 힘들었다. 허나 그 이상의 세상은 멀리가지 않아 나를 찾아왔고, 그 세상에 힘없이 쓰러졌었다
한없이 괴로워하다가 점점 그 생활에 적응할 때쯤에 누나들의 존재에 감사를 느꼈었고 지나간 내 생활모습을 회상하면서 온실 속 에서도 힘겨워 했던 내가 부끄러웠다. 얼마나 그동안 짜증나고 힘들었을까, 생각해보면 누나들도 별 다를 바 없는 사람인데, 자기 할 일도 빠듯한 시기 였을탠대 단순히 누나라는 이유만으로 내 뒷바라지를 했다니
나였다면 참지 못 했을탠대 말이다. 그 뒤로 그늘이 하나씩 없어질때마다 다가오는 시련에 적응하는 힘이 생긴 것 같다
아직까지도 가족들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젠 다른 방면으로 도움을 받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과 누나들은 묵묵히 별다른 의미 없이 내게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다. 다른 이의 그늘이 되어준다는 것은 그만큼의 희생과 사랑 등 끈임없는 관심이 필요한 것으로, 결코 쉬운 것이 아닌지 알고 있다
(이하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