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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블로뉴숲의 여인들 감상문
무대를 압도하는 열정적인 춤을 추고 있는 아네트. 환호하는 관객들 속에 사악한 미소를 품고있는 헬렌
이들의 관계는 무엇이고, 어떻게 극이 전개될지 궁금증이 커져만 갔다. ‘장’이란 남자에게 버림받은 헬렌은 아네트를 자신의 복수를 위한 도구로 이용한다
사실, 헬렌의 치켜 올라간 눈썹이나, 웃을 때 한쪽으로 치우치는 그녀의 입 모양에서 악역일 것이라는 확신을 했다. 아네트와 그녀의 어머니는 예전엔 부유했으나 파산하고, 지금은 부유층 헬렌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여하튼, 헬렌이란 여자는 참 치밀하고 악독한 여자였다. 자신의 도움을 받고 있는 두 모녀에게, 더욱이 헬렌을 철썩 같이 믿고 의지하는 아네트의 어머니께 도와주는 척하지만, 실은 조롱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참 가식적이다
그런 헬렌을 천사라고 찬사하는 아네트의 어머니. 관객의 입장에서 참 속 터지는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카바레에서 춤을 추는 아네트는 무대에선 즐겁게 춤을 추면서도 무대 밖 그녀의 모습은 어찌나 자기 자신을 천대시하고, 자신감은 온데 간 데 없어지는지. 게다가 자신을 창녀라 지칭하며 몹시 괴로워하는 모습에서는, 무대에 섰을 때의 그녀와 정녕 동일 인물인지 의아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이 참 딱하고, 생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저렇게 자신의 마음을 다쳐가며 추는 춤, 정작 완전히 즐길 수 없는 그녀의 몸짓에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특히, 아네트가 무대에서 내려왔을 때 그녀의 어머니가 건넨 말은 정말이지 가슴이 찡해지며 코끝을 아려왔다
“아네트, 고생많았어” 하며 그녀의 어깨를 다독이는 어머니의 모습.어머니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
헬렌은 자신을 버린 장과 아네트 모녀의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만들었다. 장은 아네트의 모습에 미료되고, 아네트는 자신을 향한 그의 구애가 싫지 않은 듯 보였으나 쉽게 마음을 주지 않는다
헬렌의 계획은 그렇게 잘 진행되어 가고, 서로를 사랑하게 된 아네트와 장은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하지만 지금은 비록 아니나, 예전에 카바레에서 춤을 추며 문란한 생활을 했던 아네트의 가슴속엔 잊을 수 없는 죄책감과 같은 상처가 있었다
불행히도, 결혼식의 하객들은 유명했던 아네트를 알아보았다. 그리하여 아네트의 과거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장은 자신이 속은 것 같은 기분에 몹시 불쾌해 하고 그런 장에게 아네트의 과거가 무엇인지 그녀에게 가서 직접 물어보라고 하는 헬렌
자신의 비밀이 들통 나고, 죄책감과 수치스러움에 충격을 받은 아네트는 쓰러지고 만다. 극은 절정에 다다르고, 이제 장의 선택에 나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는 아네트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만약 그가 아네트를 버린다거나 하는 몹쓸 짓을 하면 내 입에서 된소리단어가 튀어나올 뻔 하던 찰나, 내 걱정을 깨고 그는 그녀를 받아들였다. 어느덧 그는 그녀를 몹시 사랑했던 모양이다
비오던 날 아네트가 장에게 건넨 우산이 그의 마음을 아네트로 하여금 정착시킨 것일까? 아니면 처음부터 그의 말 따라 아네트를 향한 그의 끈이 그녀에게 이미 단단히 묶여 풀 수조차 없게 되었던 것일까. (이하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