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의 신학정치론을 읽고  
-들어가는 글

신학과 전공 수업 시간에 철학자인줄만 알았던 스피노자가 유대인이며 랍비교육을 받았던 사람이었다는 점을 듣고서 그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번 서양 철학사 독후감 과제를 계기로 신학자이며 철학자로서의 스피노자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신학-정치론을 선택하게 되었다

또한 무신론자이지만 신학을 배우는 나에게 신학자이지만 무신론적으로 신을 바라보는 스피노자의 관점에 대해 큰 궁금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에 신앙심 없이 신학을 공부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스피노자의 신학-정치론은 나의 고민에 답을 주었다

그리고 부유한 유대인 집안에서 자랐지만 유대교로부터 파면당하고 스스로의 철학을 굳건하게 펼쳐나간 스피노자의 사상에 대해서 평소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제가 읽은 책은 스피노자의 책 ‘신학-정치론’의 일부인 서문, 7장, 12장, 15장만을 엮은 것임을 밝힙니다.)
서문  

미신은 사람들의 두려움을 먹이로 자라난다. 두려움에 시달릴 때 인간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이 그들을 놀라게 하면 그것이 신이나 지존자의 분노를 나타내는 기적으로 보이고 그러한 상황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며 그들의 광기를 공유하듯 특이한 방법으로 자연을 설명하기 때문이다

스피노자 당대의 종교는 바로 이러한 미신의 속성을 이용해서 그 위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타인을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배우는 기독교 사람들이사람을 증오하며 서로 늘 반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교회를 유지하기 위해 진정한 가르침을 가르치기 보다는 자신과 다른 사람을 이단으로 낙인찍으며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철저하게 억압하고 있다. 즉, 그 당시의 종교는 인간의 이성적 행동을 방해하고 그들을 증오에 찬 존재로 전락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종교는 미신이 가지는 속성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스피노자는 당대의 종교를 미신으로 치부하며 개혁해야할 것으로 바라본다. 스피노자는 이러한 종교를 개혁하기 위해 인간 모두가 자연권을 지니므로 스스로 이성을 바탕으로 성서를 해석하며 각 개인이 자유롭게 판단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스피노자는 이러한 내용을 정치론과 연관시켜 왜곡된 종교의 횡포를 막기 위해서는 종교를 정치에 종속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도들에게 두려움을 발생시켜 유지되는 종교는 미신에 불과하다는 스피노자의 주장은 매우 와 닿았다. 신학을 공부하지만 평소 길거리에서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부르짖는 전도방식에 대해서 크나큰 반감을 가지고 있어 기독교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있어서 스피노자의 주장은 나의 입장을 대변하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부르짖으며 전도하는 사람들은 너는 예수님을 믿지 않으니 지옥에 갈 것이라는 두려움을 바탕으로 신도들을 회유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의 종교는 미신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스피노자는 서문에서 이러한 미신적 성격을 가지는 종교를 맹렬히 비판하고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었다

서문을 읽으면서 내가 평소에 갖던 의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지적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제 1장-성서 해석에 관해서   

스피노자는 근대적 관점의 성서 해석을 주장했다. 그는 기존의 중세 시대 종교에서 행해지는 권위에 기대 성서를 한 가지 방법으로 해석하는 방법은 잘못 되었다고 비판한다

성서 도처에 그저 놀랍거나 위대한 모습을 접할 때에 무조건 신의 도래라고 말해버리며 자연의 조화 같은 것 중에서 그저 잘 모르는 것에 대해 무조건 신의 영역으로 말해버리는 것 과 같이 도저히 이성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성서의 내용을 하나님의 말씀이니 믿으라는 논리를 내 세우는 기존의 성서 해석을 비판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사례로 성서에서 열왕기 하 19장에 나오는 히스기야 왕이 하나님의 말씀을 따랐기 때문에 하나님의 군대가 앗시리아의 군대를 섬멸하였다는 내용을 그 당시 외교적 정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단순히 놀랍거나 위대한 모습을 신의 도래로 인한 것으로 치부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