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이여, 절대로 가르치지 마라  
만남의 대상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부모와의 만남, 배우자와의 만남, 자녀와의 만남 등의 가족 간의 만남처럼 친밀한 만남이 있는가 하면 선생 및 스승과 제자 및 학생들과의 만남이 있다.
교회학교 교사생활을 시작한지 어언 2년이란 시간이 넘어서고 있다.교회학교 교사래야 특정과목을 가르치는 사제지간이라고 볼 수는 없고, 양 무리를 인도하는 ‘목자’ 개념의 교사라 하겠다.
지금은 대학생이 된 딸아이와 이제 중학교 3학년으로 고등학교 진학을 눈앞에 둔 두 아이의 자녀 양육을 경험삼아 감히 지금 시대의 아이들의 고민과 갈등을 제대로 이해해보겠다는 의지로 작년 초부터 교사활동을 시작했다.g.

두 아이를 양육하면서 어릴 때에는 아이들이 어서 자라 독립적인 인격체가 되면 아이들에 대한 많은 고민이 자동으로 해소되려니 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자라면서 그 아이의 각 연령대마다 부모에게 던져주는 양육 과제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한 마디로 부모로서 감당해야 할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고민과 갈등이 늘 끊어지지 않았다.
특히,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상급학교에 진학하면서 부모로서 고민하고 갈등해야 할 부분이 더욱 많아지고 부담은 커져만 갔다.아이들을 둘러싼 가정 환경은 예외로 한다 하더라도 각종 사회적 유해 환경으로부터 아이들을 어떻게 지켜내야 할지가 무엇보다 제일 큰 과제였다.
자녀들에게 지식적인 것 이외의 것들, 이를테면 삶의 가치를 찾아가는 법이나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 등은 내가 여지껏 배우고 익힌 것들을 적용하기 마련이다.두 아이를 키우면서 삶의 지혜를 아이들에게 전하는 것은 특정 분야의 지식을 전달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이같은 경험은 나같은 특정인의 경험만이 아닌가 보다.성적표의 점수에 우리 아이들이 얽매어 진정한 꿈을 잃어버리고 자기 세계를 잃어 버리는 데에 대한 안타까움을 해소하기 위하여 자녀들을 조기 유학을 보내는가 하면 기존의 정규 학교와는 교육 패턴을 달리 하는 대안 학교를 선택하는 부모들이 점점 증가해 왔다.

일반 정규 학교가 되었건 보다 진보적인 대안 학교가 되었건 학교 교육 현장에서 주로 접근하는 것은 지성이니 감성이니 하는 것들이지만 이런 것들로는 삶의 참가치를 찾아내는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왜냐면 인간은 감성, 지성 등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 중요한 ‘영성’에 대해 결코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성’이란 인간의 구성 요소 중 뿌리 부분에 해당하는 것으로 한 인간의 근간를 결정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교회 학교를 일반 정규 교육 기관과 비교해 볼 때 독특한 교육 기관으로 가정해 보자.교회 학교에는 일반 정규 학교에서 접근할 수 없는 교육 방식이 분명 있다.

교회 학교 교육 현장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학교 교육 현장과 사뭇 다르리라 본다. 일정한 사례비를 목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요, 특정 명예를 목적으로 하는 것도 아닌 것이 그것이다

다만, 신앙 공동체에서 신앙 선배로서 아이들에게 접근하는 것이 교회 교사 활동이다.

교회 학교 교사란, 특정 지식을 전달하는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교회라는 장소에서 주일이라는 정해진 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신앙적 만남을 도모한다. 아이들과 동일한 장소와 동일한 시간을 맞추어 함께 예배하면서 학생들과 교사들이 동일하게 예배자로 기도자로 만남을 갖는 동시에 부수적으로 아이들의 고민과 갈등을 공감하며 나눠보고자 하는 것이다

교회에서 서슴없이 ‘하나님’ 이라고 지칭하는 절대자와의 만남을 중개하는 것이다.

약 2년이란 기간 동안 교회 학교 예배 자리에서 만난 학생들의 모습은 많은 안타까움을 불러일으켰다. 예배자 및 기도자라는 눈높이에서 하나님이라는 절대자를 만나야하건만 자기 자신을 만나기조차 어려운 모습이었다

아님,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 어려워 자기 자신을 만나기 어려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떤 것이 순서적으로 먼저인지 교사로서 고민해야 할 부분임을 뼈저리게 실감한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뭔지 아니?”  “흠, 돈버는 일? 밥먹는 일?”     (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