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금이 있던 자리>는 신경숙의 두 번째 작품집의 표제적인 동시에 개인적 이야기의 발로를 이끌어낸 첫 작품이라는 1990년대 소설의 문학적 위치와 함께, 새롭고 섬세한 문체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소설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라고 평가되고 있다.(참고-인물정보)

이 작품의 줄거리를 설명하면 시골 출신의 여자인 ‘나’가 도시에서 유부남과 사랑에 빠졌다가 그 사랑을 버리는 이야기로 주인공 ‘나’는 평범한 가정의, 오빠 셋과 동생을 두고 있는 넷째 딸이다. 아버지는 주인공이 일곱 살 되던 해 이른 바 불륜의 상대인 ‘그 여자’를 집에 들였다

‘나’는 예쁜 도회풍의 ‘그 여자’가 들어와 여러 날 살다 떠난 일을 기억하고 있다. 그 여자는 농촌 일과 아이 많은 집안일에 묶여 자신을 돌보지 못하던 그 마을의 모든 여자들과는 달리 은은한 향기로 ‘나’를 매료시킨다

고슬고슬한 밥을 내놓거나 형형색색의 도시락을 싸는 것, 아기였던 막내 동생의 그네마저 화사하게 만들 만큼 그 여자는 시골에서 볼 수 없는 도회적인 아름다움과 섬세함을 선보인다. 세 명의 오빠 밑에 딸린 ‘나’의 처지를 누구보다 이해해준 그 여자는 ‘나’를 더욱 챙겨주고 그로 인해 ‘나’는 그 여자를 선망하게 된다

그 여자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러나 큰오빠를 위시한 형제들은 하루빨리 그 여자가 집을 떠나야 어머니가 돌아온다고 믿고 있었고 작당을 해 그 여자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잠시 집에 들러 아이들을 살핀 뒤 돌아가던 날, 그 여자는 떠나 버린다. 그리고 어머니가 돌아온다

‘나’는 도시로 나와 스포츠 센터에서 에어로빅 강사를 한다. 그리고 ‘당신’을 만난다

어느 비 오던 날 버스를 기다리던 중 자신에게 우산을 받쳐준 사람, 그는 아내와 아이가 딸린 사람이다. 그럼에도 둘은 사랑에 빠져들고 결국에는 그의 제안으로 해외로의 도피를 꿈꾼다

‘나’는 기억속의 ‘그 여자’를 떠올리며 자신의 처지를, 사랑을, 그리고 어머니와 어머니를 비롯한 여자들의 경우를 되새기며 남자와의 이별을 결심한다. 이미 ‘당신’은 가정으로 돌아가 평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나’도 서서히 평온을 되찾는다

이 후 나는 고향에서 초라해진 아버지의 일을 도우며 은거한다는 것으로 이야기의 끝을 맺고 있다.

이 작품은 유부남과 미혼녀 나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소재로 하고 있다. 흔히 지금의 현대사회의 여러 드라마를 보면 불륜은 정말 흔하고 흔한 소재거리로서 여러 등장하고 소재로 이용되고 있다

<풍금이 있던 자리> 소설 역시 불륜이라는 소재를 사용하여 지금의 독자들에겐 첫느낌이 다소 식상하게끔 다가올 수 있겠지만 불륜이라는 이러한 이야기를 화자인 나가 유부남인 상대방을 향해 보내는 편지글이라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작품을 접하는 순간 나의 흥미를 충분히 이끌어내고 도 남았다. 나의 비정상적인사랑과 어린 시절 아버지의 비정상적인사랑을 바라보는 주인공의 섬세한 내면이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이 작품이 불륜의 소재로 대중적 매체의 통속성을 그대로 가져왔다는 혹평을 받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 소설을 다시 한 번 분석해보고, 읽어본다면 불륜이라는 식상한 소재를 새로운 형식을 통해 새 옷을 갈아입힘으로서 불륜이라고 치부해버리고 말 지금의 현대 사회의 금지된 사랑의 의미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하는 흥미로운 소설이라고 난 생각한다.

우리는 요즘 비록 가상의 세계이긴 하지만 각종 영화 혹은 드라마나, 또는 종종 실제로도 인터넷기사를 통해 사랑보다는 환경과 조건이라는 객관적 조건에 의해 결혼이라는 중요한 의식을 진지하지 않게 치루는 남녀를 흔히 볼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쉽게 결별을 선언하는 그들의 모습 또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래서 인지 이러한 이야기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현실도 또한 익히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사랑 없는 결혼이나 만남중 이후에 진정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그토록 원하고 찾던 자신의 짝을 찾은 사람들에게 우리는 그저 불륜이라고 손가락질 하고, 악담만 해도 좋을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러한 조건을 위해서 결혼을 선택한 후 후회하는 이들에게 자신이 선택한 것에 대한 책임도 중요하고 그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지만 결혼이란 것은 무엇보다 사랑이 전제가 되어야만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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