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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실무에서 대기발령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공기업의 경우 전통적으로 대부분 대기발령의 근거규정을 가지고 있고, 금융권에서는 후선발령이라는 명칭으로 대기발령 유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저작시기 : 2013년 2월

본문내용

김동욱고용노동부 노사관계법제과 서기관/변호사기업 인사실
무에서 대기발령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공기업의 경우 전통적으로 대부분 대기발령의 근거규정을 가지고 있고, 금융권에서는 후선발령이라는 명칭으로 대기발령 유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법원은 일관되게 대기발령의 법적 성질을 징계와는 다르게 보면서 그 정당성도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기발령에 이은 당연퇴직의 정당성을 대기발령의 정당성에 견련시켜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한 별도의 평가조차 거치지 않고 당연퇴직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라는 해고의 정당성 기준을 우회적으로 회피하는 것을 용인하는 것이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대기발령에 이은 당연퇴직에 대해서도 당연퇴직 자체의 정당성 판단을 별도로 행해야 한다는 위 2007두1460 판결의 취지는 지지되어야 할 것이다. 1. 들어가며단체협약·취업규칙 등에 일정한 기간을 대기발령(또는 직위해제)하고 그 대기발령 기간이 도과한 경우 당연퇴직하는 것으로 규정하는 경우가 있다. 판례는 이러한 당연퇴직을 해고로 보아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대기발령에 이은 당연퇴직의 정당성 판단기준에 대한 판례의 태도가 일관되어 있지는 않다. 당연퇴직의 정당성을 대기발령의 정당성과 견련시켜 대기발령이 정당하고 그 대기발령 사유가 소멸하지 않았다면 일정한 기간경과만을 요건으로 당연퇴직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경우와, 대기발령의 정당성과는 별론으로 당연퇴직이 해고의 정당성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독립적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있다. 2. 대기발령 기간이 경과한 경우 당연퇴직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경우기존 판례는 대기발령에 이은 당연퇴직의 경우에는 일단 대기발령이 적법하게 발령되었다면 그에 이은 당연퇴직 처분에 대해서는 인사재량권을 존중해 대기발령 기간 동안 직무수행능력의 회복이나 근무태도 개선 등 대기발령 사유가 소멸되어 마땅히 직위를 부여해야 할 사정이 있음에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하는 등의 경우가 아닌 한, 당연퇴직의 정당성을 넓게 인정해 주는 경향이었다. 즉 대기발령 처분을 받은 자는 그 처분 자체의 효력에 의해 일정한 조건하에 당연퇴직 처분을 당할 수 있는 상당한 개연성을 가지게 되므로, 대기발령 기간 동안 대기발령 사유가 소멸하지 않는 한 당연퇴직도 정당한 것으로 판단했다. 위와 같은 해석론의 입장에서 당연퇴직의 정당성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먼저 선행 대기발령이 정당해야 한다. 근로자에 대한 대기발령은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 또는 근무태도 등이 불량한 경우,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 근로자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등에 있어서 당해 근로자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의 보직의 해제를 의미한다. 대기발령이 정당하려면 실체적·절차적 정당성이 인정돼야 한다. 먼저 대기발령 사유가 존재해야 한다. 대기발령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 ① 대기발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② 그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해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를 심사한다. 다음으로 단체협약·취업규칙상 규정된 대기발령 절차가 있다면 그에 따라야 한다. 취업규칙 등에 정한 절차가 없더라도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예 : 근로자와의 협의 등)를 거쳤는지의 여부를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취업규칙 등에 대기발령이 징계처분의 하나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이상 사용자가 대기발령 처분을 함에 있어서 당해 근로자에게 변명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의 징계절차를 반드시 거칠 필요는 없다. 취업규칙 등에 대기발령이 징계의 일종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는 징계절차를 거쳐야 함은 물론이다. 한편 사유가 인정되고 재량권 범위 내에서 행해진 대기발령이라 하더라도 부당하게 장기간 대기발령을 하는 경우는 정당성이 부정될 수 있다.일단 대기발령 처분이 정당하게 내려진 경우라면 그 후 대기발령 기간 동안 직무수행능력의 회복이나 근무태도 개선 등 대기발령 사유가 소멸되어 마땅히 직위를 부여해야 할 사정이 있음에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하는 등의 경우가 아닌 한 당연퇴직은 정당성이 인정된다는 것이 전통적인 판례의 입장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대기발령 처분 후 대기발령 기간 중 대기발령 사유가 계속 존재한다는 것은 사용자가 입증해야 할 것이다.대표적인 판결인 대법원 1995. 12. 5. 선고 94다43351 판결을 본다. 원고들은 피고의 사무원이면서 동시에 ○○지역 의료보험노동조합의 간부들인데, 항의의 표시로 조합원들에게 집단 월차휴가에 참가할 것을 독려함으로써 노조원 45명 중 40명이 휴가원을 제출하고 다음날 출근하지 아니했다. 피고는 원고들이 집단행위를 함으로써 직위해제 사유인 “근무태도가 심히 불성실한 자”에 해당한다고 원고들에 대해 각 직위해제 처분을 했다. 지방노동위원회는 화해조건을 제시했으나, 원고들은 이를 거부하고 이미 제기한 직위해제 처분에 대한 무효확인 소송의 취하 요구에 응하지 아니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는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했다. 그 후 인사위원회에서도 원고들이 계속 화해에 불응하고 위 소송도 취하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취업규칙에 따라 원고들을 당연퇴직 처리했다.이에 대해 원심은 피고는 원고들이 직위해제의 정당성 여부를 다투는 소송을 취하하지 아니한다는 사유로 면직처리를 했을 뿐이며, 그 밖에 정상적인 근로관계에로의 복귀를 위한 교육훈련이나 특별연구과제의 부여 등의 조치를 취한 사실을 찾아볼 수 없는 점에다가, 원고들의 이 사건 집단휴가 행위에 관한 사정을 참작하고 피고측이 원고들에 대해 직위해제 처분의 정당성 인정 및 그 소송의 취하를 직위부여의 조건으로 내걸고 그에 대한 거부행위를 반성 여부에 관한 판단 자료로 삼는다거나 운영규정을 준수하겠다는 의사표명을 직위부여의 조건으로 제시한 것은 부당한 점 등에 의해 판단하면, 피고가 원고들을 당연퇴직 처리한 것은 인사권 남용이라 보았다.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의 취업규칙상 직위해제 처분을 받은 자는 직위해제 처분 자체의 효력에 의해 일정한 조건하에 당연퇴직 처리를 당할 수 있는 상당한 개연성을 가지게 되고, 반면 당연퇴직 처리는 직위해제 후 3월간 직위를 부여받음이 없이 직위해제 상태가 계속됨으로 인해 이루어지는 처분이므로, 일단 직위해제 처분이 정당하게 내려진 경우라면 그 후 3월의 기간 동안 직무수행능력의 회복이나 근무태도 개선 등 직위해제 사유가 소멸되어 마땅히 직위를 부여해야 할 사정이 있음에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하는 등의 경우가 아닌 한 당연퇴직 처리 그 자체가 인사권 내지 징계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하면서, 이 사건에 있어서 원고들이 집단 월차휴가를 주도한 행위는 불법쟁의 행위로서 그 비위의 정도가 중해 이로 인한 직위해제 처분은 정당한 것임은 이미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바 있고, 따라서 피고 조합이 원고들에게 직위해제 처분을 인정하고 소송을 취하하면 직위를 부여하겠다는 화해조건을 제시했음에도 원고들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미루어 근무태도가 개선되지 아니했다고 보고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한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달리 위 3월의 기간 동안 원고들에게 직위해제 사유의 소멸 등 직위를 부여했어야 할 사정이 있었다고 볼 자료를 기록상 발견할 수 없다고 보아 당연퇴직을 정당한 처분으로 판단했다.원심은 당연퇴직의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대법원은 직위해제 후 일정한 기간의 경과를 그 판단의 기준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3. 당연퇴직의 정당성을 별도로 판단하는 경우그러나 근래에 이에 배치되는 대법원 판결도 보인다. 대표적인 판결이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7두1460 판결이다. 이 판결은 ‘대기발령 당시에 이미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사유(퇴직사유)가 존재했거나 대기발령 기간 중 그와 같은 해고사유가 확정되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는 일정한 대기발령 사유에 기인한 대기발령 처분 이후 상황의 변화가 없다고 해서 자유롭게 해고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 대기발령 사유가 대기발령 당시에 해고 사유에 해당하는 정도의 위법성을 지니거나, 대기발령 기간 중에 다른 해고 사유가 발생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이 판례는 대기발령의 정당성은 인정하면서도 당연퇴직 처분에 대해서는 그 정당성을 부정해 파기환송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위와 같은 대법원 판결 이후 하급심에서는 동 법리를 따르는 여러 판결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도 석유판매회사의 직원이 외상한도액을 초과해 외상을 준 사실이 발각되어 회사의 영업에 장애를 초래했다는 이유로 대기발령을 받고 이후 대기기간 도과 후 당연퇴직을 당한 사안에서, 위 대법원 판결을 인용해 이 사건 대기발령 당시에 이미 그 대기발령 사유가 중해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였다거나 대기발령 기간 중 그와 같은 정당한 해고사유가 확정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보아 당연퇴직 처분이 징계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예가 있다. 4. 평가 및 결론당연퇴직을 정당하게 하는 근로자의 행위에 대한 비난가능성은 대기발령의 그것보다 중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대기발령 정도에 해당하는 비난가능성 내지 업무상 필요성을 근거로 당연퇴직을 행할 수는 없다. 따라서 대기발령이 정당하면 그에 이은 당연퇴직의 정당성을 폭넓게 인정하는 기존 판례의 태도는 동의하기 어렵다.기업 인사실무에서 대기발령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공기업의 경우 전통적으로 대부분 대기발령의 근거규정을 가지고 있고, 금융권에서는 후선발령이라는 명칭으로 대기발령 유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법원은 일관되게 대기발령의 법적 성질을 징계와는 다르게 보면서 그 정당성도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기발령에 이은 당연퇴직의 정당성을 대기발령의 정당성에 견련시켜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한 별도의 평가조차 거치지 않고 당연퇴직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라는 해고의 정당성 기준을 우회적으로 회피하는 것을 용인하는 것이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대기발령에 이은 당연퇴직에 대해서도 당연퇴직 자체의 정당성 판단을 별도로 행해야 한다는 위 2007두1460 판결의 취지는 지지되어야 할 것이다.   (이하 생략)

참고문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