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정규직의 양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정규직이) 자기 밥 그릇 빼앗기지 않으려고 비정규직을 고용 안전판으로 이용한다면 답 안 나온다. 사회 안전망, 근로 안전망 모두 정규직 손에 달려 있다. 양 대표는 인터뷰 중간 중간 비정규직법 등 파견 관련 법 제도가 거론될 때마다 “준법이야말로 근로자 권익을 보호하고 입법 취지에 부응하는 최고의 덕목”이라고 운부터 뗀 뒤 말을 이어갈 정도로 준법 경영 철학을 거듭 강조했다.이 회사의 ‘고객우선주의’ 경영은 정평이 나 있을 정도. 특히 아웃소싱 인재를 배려하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본사에 비치된 ‘민원접수대장’은 그들이 고객 목소리에 얼마나 귀 기울이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보통 민원이라고 하면 고객이 해당 관청(또는 사업장)에 ‘원하는 바를 요구하는 행위’정도로 이해하기 십상이지만 인터코리아는 이보다 좀더 폭넓고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누가 봐도 민원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단순 문의 전화조차도 민원으로 접수된다. 뭐 그렇게까지 번거롭게 하나 싶어 물었더니 “당연히 민원이 맞다. 애당초부터 아웃소싱 직원들의 요구를 제대로 읽고 대처했더라면 소중한 휴게 시간을 쪼개 전화해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었을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듣고 보니 그럴 법도 했지만 이내 잡 매니저인 관리 직원들이 느끼는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일까 하는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양 대표는 “(민원접수대장) 운영 초기엔 조직 내부에 다소 반발이 있었지만 고객제일주의를 몸으로 실천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경영 철학을 잡 매니저들이 믿고 따라줘 어느덧 정착 단계에 들어서 있다”고 말했다.장애인에 ‘장애우 수당’ … 일용직도 4대 보험 꼼꼼히 챙겨고객 사랑에서 장애우가 예외일 수는 없다. 인터코리아는 장애우 직원에게 별도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파견 업계의 열악한 수익 구조를 감안하면 이는 파격에 가깝다. 비록 그 수가 많지 않다 하더라도 ‘장애우 수당’을 고안한 발상은 높이 살만하다.이 회사 소속 근로자에겐 4대 보험 사각지대가 존재하지 않는다. 일용직(또는 잡급) 근로자라도 보험 가입 대상이면 해당 보험에 반드시 가입토록 하고 있다. 일부 악덕 기업들이 일용직 근로자 보험료를 가로채고 사용 사업주가 이를 눈감아주는 관행이 횡행할 때도 인터코리아는 곁눈질한 적이 없다. 근로자를 보호할 최후의 방어 기제인 보험료를 놓고 수익 운운하는 것은 가당치도 않다는 입장이다.일찌감치 직무 표준화 작업을 서둘렀던 것은 양 대표의 선견지명이 빚어낸 작품이다. 인터코리아는 △문서 및 기록 관리 규정 △파견 근로자 채용 관리 규정 △인사 관리 규정 등을 ‘사내표준서’란 이름으로 한데 묶어 채용에서 퇴직까지 파견 근로자 관리에 한점 소홀함이 없도록 했다. 업무 과실을 줄이고 위법 소지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때문이다.견적서·계약서 공개로 근로자와 신뢰 구축이 회사는 파견 근로자 임금과 파견 사업주 관리비·이익금 등이 명시된 ‘견적서’는 물론 사용 사업주와 맺은 ‘근로자파견계약서’까지도 파견 근로자에게 낱낱이 공개한다. 파견 근로자와 고용주인 파견 사업주간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함이다. ‘나를 파견 근무시키는 대가로 파견 사업주가 사용 사업주로부터 받는 금액은 얼마인지’ ‘총 파견 대가에서 내가 받는 임금은 어느 정도인지’ ‘파견 사업주는 도대체 얼마를 이익금으로 가져가는지’ 등은 파견 근로자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만큼 민감한 사안. 여기에다 파견 근로자의 근무 태도나 업무 평가가 파견 사업주와 사용 사업주간 계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사전에 충분히 숙지시킨다. 이렇게 계약 내용을 오픈한 지 벌써 10년. 양무승 대표는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했다. 일부 잡 매니저들 사이에서는 ‘뭐, 그런 것까지 세세히 공개하느냐’며 반발하기도 했다고.“어떻게 해야 파견 사원과 신뢰를 쌓을 수 있을까 고민하던 가운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 ‘오픈 못할 건 또 뭐야’라고 말이다. 파견 사원 입장에서는 사용 사업주가 (파견 사업주에게) 100을 주는데 자신한테 돌아오는 게 80이라면 납득 안 될 법도 하겠다 싶더라. 괜한 오해를 사느니 차라리 모두 오픈하자 한 거다.”반응과 효과 모두 ‘굿’이었다. 파견 근로자들이 품고 있던 의구심은 말끔히 사라졌다. ‘내 봉급은 적어. 파견 회사가 이익금으로 많이 가져가기 때문이야’ 하던 것이 ‘내 임금을 제외한 대부분이 보험료나 세금으로 쓰이네. 회사 이익금은 이 정도구나’로 인식이 전환된 것. 이는 결국 신뢰도 상승으로 이어져 이직률마저 떨어뜨리는 순기능을 하기에 이른다.인터코리아의 아웃소싱 인재는 3, 000여 명으로 통신·전자, 유통·물류, 카드·금융, 자동차·화학, 기관·단체 등 업종별로 고르게 분포돼 있다. 지금껏 사무직군과 콜센터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해 온 가운데 최근엔 유통·물류 부문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그래도 예전 생각하면 갈 길이 멀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아웃소싱 인재는 4, 000명을 웃돌았다. 그러던 게 파견법이 제정되고 사용 사업주(또는 원청사) 임원이 사내 분사를 통해 아웃소싱 사업에 뛰어들면서 밥그릇을 고스란히 내줘야 했다. 거래 업체 가운데 우량 기업이 많았던 것이 일종의 부메랑 효과처럼 되돌아온 셈이다. 인터코리아는 그 타격이 여느 업체와 달리 유난히 컸다. 요즘엔 소사장제를 실시하는 곳이 부쩍 늘어 언제 불어 닥칠지 모를 외생 변수를 항시 염두에 둬야 한다.양 대표는 다소 멋쩍은 표정으로 “내줘야 할 건 이제 어느 정도 다 내준 것 같다”면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만큼은 반드시 평정하겠다”고 당찬 의지를 내보였다. 인터코리아는 사무직군과 유통·물류를 필두로 향후 간병인 업무 등 헬스 케어 부문에 매진한다는 전략이다. 더 이상 좌고우면하지 않고 선택과 집중으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것이다. 양 대표는 이 같은 사업 전략에서 근로자 파견 우수 기업 인증이 불쏘시개 역할을 너끈히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비정규직 문제 해결 열쇠는 정규직의 ‘양보’인터뷰 1시간 여 지나 비정규직 문제로 화두를 돌렸다. 문제 해법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은 간결하면서도 명쾌했다. “정규직의 양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정규직이) 자기 밥그릇 빼앗기지 않으려고 비정규직을 고용 안전판으로 이용한다면 답 안 나온다. 사회 안전망, 근로 안전망 모두 정규직 손에 달려 있다.”비정규직을 맞을 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폈다. 기존 정규직이 해당 업무에 전념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동료로서 나아가 상호 발전을 견인하는 파트너로서 비정규직을 맞이하겠다는 인식 전환 훈련이 돼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비정규직법 개정 방향은 기간제 근로자 사용 기간 연장과 파견 허용 업종 확대로 압축했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전문성 강화와 고용 창출 효과를 각각 그 이유로 들었다. 간접 고용이 양산되지 않겠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직종과 산업 전문화·다양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흐름이다. 물론 여기에는 입법 취지에 맞도록 법을 준수하겠다는 책임 주체간 사회적 약속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업계 활성화와 이미지 제고를 위한 고언도 곁들였다. 첫 번째 화살은 인재파견협회를 향했다. “협회 활동이 너무 미약하다. 파견 사업주들 참여가 미진함을 탓하기보다는 그들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일 수 있는 전략이 못내 아쉽다. 계란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식 소모적 논쟁을 하자는 게 아니다. 필요성을 느끼도록 했으면 하는 거다.” 그러면서도 그는 협회가 적은 인력 풀로도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고 있음을 부인하지는 않았다.노동법 준수 노력 원·하청이 함께 해야파견 업계와 사용 사업주에는 다시 한번 강력한 준법 경영을 당부했다. 아울러 그것은 양측의 노력이 함께할 때 제 빛을 발할 수 있다고 했다. 사용 사업주 인식이 뒤쳐져 있다면 업계가 발 벗고 나서서라도 꼼꼼히 챙겨야 한다고. 실제로 인터코리아는 ‘근로자파견사업 수행시 준수사항’이란 책자를 자체 제작해 사용 사업주 실무자들에게 제공한다. 도급 사업장의 경우도 독자적인 체크리스트를 개발, 보급해 ‘혹시 모를 사태’를 미연에 방지토록 하고 있다.본지와의 만남이 10년만의 인터뷰라고 밝힌 양무승 대표는 마치 작심이라도 한 듯 장장 3시간 여에 걸쳐 거침없는 열변을 토했다. 근로자 파견 우수 기업 인증이 그로 하여금 지난 시절 속으로만 삭히도록 강요받았던 열정 에너지를 분출토록 한 게 분명했다.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는 인터코리아 시작은 지금부터다.
2659 100003032 9_기획인터뷰1(54~57).pdf 홍명옥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월간 노동법률 2008년 09월호 현장은지금 1, 000 2008-09 김준환, 홍명옥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산별노조의 대표적 사례로 보람을 느낀다는 홍 위원장은 하는 일이 늘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라며, 과정 속에서 헤쳐 나가야 함을 재차 강조한다. 무엇보다 조직 발전에 대한 고민이나 연구가 충분치 않으면 어려운 상황이 많다고 전하는 그의 눈빛에서 산별노조를 걱정하는 빛이 역력했다. 사측, 준비 없는 교섭으로 파탄 유발“우리는 첫길을 가고 있어요.”순간 무슨 말인가 의아했지만, 홍 위원장은 지금까지의 과정을 하나하나 설명해 나갔다. “아시다시피 산별 교섭이 전무한 상태에요. 우리는 지금 새로운 전형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2004년에 근기법이 개악되고 주40시간제가 도입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죠. 산전수전 다 겪었다고나 할까요?”라며 산별 교섭 5년째를 맞이하는 소감을 밝힌다. “노사 관계는 정답이 없다”며 3년째 위원장을 맡아 그 토대 위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갔다고 자평하는 홍 위원장은 올해처럼 힘든 때는 처음이라고.“4월 30일부터 본 실무 교섭에 들어갔어요. 그로부터 4개월 여가 지났지만, 단 한 줄도 진행된 게 없어요. 문제는 사측이 타결 의지가 없다는 데 있어요. 사측이 악질 노무사를 고용, 산별교섭 자체를 비정상적으로 끌고 갔죠”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보건의료노조 측은 △영리의료법인 도입 철회 △민간 의료보험 활성화 정책 폐기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유지 △제주특별자치도내 의료 영리화 추진 철회 △의료법 개정안 입법 예고 철회 등 산별 5대 협약을 사측에 제시한 상태다. “7개 특성간 내부 조율이 어려운 상황이에요. 영남대의료원이 초강경 기조를 보이면서 결국 파국으로 갈 수밖에 없었어요. 어쩔 수 없이 파업으로 치달았고 중노위 조정까지 가게 된 거죠.”중노위는 산별노조에 대해 조정 권한이 없다고 단언하는 홍 위원장은 “중노위 권한은 임금 부분만 해당”한다고 강변한다. 아울러 언론에는 마치 임금만을 위해 투쟁한다고 보도된 것에 분통을 터뜨린다. “현재 교섭 상황은 두 축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하나는 중노위 임금 부분과 산별 5대 협약건인데, 현재 교섭 중이에요. 사측은 경영상 어려움을 들먹이며 임금 동결을 주장하지만, 말도 안 되는 소리죠. 파격적으로 내려야 한다는 거예요. 조정위에서 ‘그렇다면 마이너스로 깎자는 것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할 정도로 오만한 태도를 보이는 게 사측이에요. 고물가와 고유가를 고려, 최소한 물가상승률만큼은 돼야죠.”교섭이란 막판 정서적 공감대로 타결되는 것이라는 홍 위원장은 아직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그동안 사측이 제시한 2.2% 인금 인상안에 대해 줄기차게 4% 인상을 요구한 상태. 이에 파업을 유보하고 조정 연장을 하며 타결 기조를 보이다가도 막판 인력 충원 문제라든가 의료 기관 평가 문제로 결국 둘 다 정리되지 않았다고. “7월 28일에 협상은 결렬됐고, 그 다음날 본격적인 타격 투쟁에 들어갔죠. 사측 내부가 강경 노선파와 마무리파로 나뉘어 있는 듯해요. 타결 의지가 있는 사용자부터 협상에 착수하고 있는데, 중소 병원이 그나마 의지가 있어 보여요.”임금 4% 인상, 미국산 광우병 소가 검증되기 전까지 환자식(食)으로 제공할 수 없다는 노조 측 요구 사항에 대해 사측은 한 발짝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노조 측은 집중 교섭을 제안하고 거부 특성의 움직임을 주시, 가장 악질적 사용자를 집중 타격할 예정이라고 한다. 사측이 응하는 양상에 따라 타격 대상이나 형태가 결정될 것이라고. “사측은 그동안 어떤 준비도 안 해왔어요, 한 마디로 타결 의지가 없다고 봐요. 노동부에서 참관한 것까지 특성별 교섭을 결렬시키고자 악랄한 공작을 하고 있어요. 오늘 사립대 병원이 공식적으로 거부한 상태고요.”건강보험 강화만이 공공성 지키는 길결국 사용자협의회 측은 산별 교섭 자체를 파탄내기 위한 과정일 뿐이라는 의심을 떨쳐 버릴 수 없다고 전하는 홍 위원장.“선택의 여지가 없다. 4년 동안 교섭 내용과 역사가 있다”며 “앞으로 사측이 어떤 판단과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노조의 산별 기본 투쟁 방침이 정해질 것”이라는 홍 위원장은 “투쟁으로 돌파할 수밖에 없다”고 의지를 다진다.“모든 이슈는 상식적으로 결정돼야 해요. 7월 23일 파업 전야제를 하면서 첫 번째 이슈로 ‘의료 영리화 반대’를 표명했죠. 이명박 정부가 현재 구상하는 모든 공공 부문의 민영화는 다분히 위험한 발상이죠. 특히 의료 부문은 ‘대놓고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어요. 물론 지금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이지만, 언제 또 들고 나올지 모르는 일이에요. 의료법 개악 시도를 한다면 끝까지 갈 겁니다. 영리 법인화는 국민의 최소한의 건강권을 지키는 건강보험이 무너지는 시스템이죠.”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로 민간 보험을 활성화하는 미국식 정부 정책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 결국 촛불 정국 때 없던 일로 됐던 것을 우회적으로 치고 나온 것이 ‘제주특별자치도법’을 통한 제주도내 영리병원 추진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제주도만 실시하겠다는 정부 방침이 7개 경제 특구로 퍼지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고, 제주도 자전거 캠페인 등 시민 단체와 의료 단체가 총동원해 반대 투쟁을 벌인 끝에 1차적으로 무산된 상태다. “정부에서 보험업법을 개정하겠다고 나오는 이유는 민간 보험시장을 활성화하려는 것이죠. 이를 위해 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하고 있는 질병 정보를 민간 보험회사에 공개하겠다는 것인데, 이게 말이 되는 얘깁니까. 국민의 DB로 이윤 창출을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죠.”사실, 그동안 2002년과 2005년에도 추진하려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제지로 무산된 전례가 있었다고. 무엇보다 전혀 연관성이 없는 금융위원회에서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 자체가 이 정부가 얼마나 영리병원 건설에 목말라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라는 것. “건강보험 강화만이 공공성을 지키는 길이에요. 민간 보험은 질병이 있는 사람은 가입이 거절되지만, 건강보험은 그렇지 않아요. 국민 건강의 기초를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올해 산별 투쟁의 가장 큰 이슈가 돼야 해요. 온 국민이 함께 막아내는 것이 우리 목표입니다”라고 차분히 말하는 홍 위원장의 어투에서 결연한 의지가 엿보인다.“환자들은 어떤 쇠고기가 환자식으로 나오든 선택권이 없어요. 이미 군대는 공급 안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고, 마찬가지로 병원도 안전이 검증되기 전까지는 광우병 쇠고기는 안 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에요.”이미 31개 병원에서 노사 공동 선언을 했고, 공식 발표나 선언한 병원이 16곳, 노사 협의를 거쳐 구두로 약속한 병원도 22개나 된다고. 결국 117개 병원 대부분이 합의한 상태에서 산별합의서 쓰자는 데 사측에서 못하겠다고 나오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필수유지업무제도’ 폐기 투쟁 전개사실, 7월 22, 23일 파업 예정이었다고 한다. 더 이상의 협상은 무의미하다고 본 것이다. 결국 중노위까지 가기에 이른다. 보건 의료 분야가 올해부터 시행된 필수유지업무제도상 필수공익 사업장이기 때문. “직권중재라는 악법이 폐지되자 필수유지업무제도라는 더 큰 악법을 만난 셈이죠. 파업권 자체를 원천 봉쇄하는 법은 반드시 폐기 투쟁을 벌여야 해요. 필수유지업무제도의 전제는 헌법상 보장된 합법 파업을 존중하는 것이죠. 병원은 365일 환자가 있기 마련이에요. 특히 응급실이나 중환자실, 혈액 부문은 손을 놓을 수 없는 곳이죠. 직권중재 시절에도 법으로 정하지 않아도 우리 스스로 유지해 왔어요. 분만실이나 신생아실, 응급 영양 식당 등에는 필요 최소 인원은 배치하고 파업을 해왔죠.”10년 넘게 파업했지만, 한번도 이를 어긴 적이 없다는 홍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노사 자율로 유지 인원을 정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자율 타결을 지속해왔다고 전한다. 홍 위원장은 “사용자 측에서 30%만 유지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는데, 지노위에서 80% 결정이 난 거죠. 때문에 평소 대기 인원까지 모두 근무해야 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발생한 거죠.”홍 위원장은 “이 법 취지 자체가 무효”라고 강조하고 “노사 자율 타결이 합리적 방안”이라며 전문성 없는 지노위의 결정에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더불어 파업권 봉쇄 투쟁, 필수유지제도 폐기 투쟁을 병행할 예정이라고.한편 경총이나 의사협회 등은 “필수유지업무 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불법 행위”라며 정부에 엄정 대처를 주문한 데 대해, 노조 측은 “필수유지업무협정이 없는 상태에서 진행되는 파업을 불법이라고 규정할 만한 법 조항이 없다”며 “경총이 노조법을 의도적으로 왜곡해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고 비판의 날을 세운다. “광우병 쇠고기 금지가 정치 파업이라고요? 절대 아니죠. 내 직장, 내 가족 문제인데 어찌 정치 파업일 수 있겠어요.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쇠고기를 환자들에게 먹일 수는 없죠. 모든 병원이 선언해야 해요. 우리 근로 조건과도 직결돼요”라며 경총과 의협의 주장에 대해 ‘어거지’라고 반박한다. 산별노조 10년 되돌아보며위원장을 3년째 하고 있지만, 마치 열흘 지난 것 같다는 홍 위원장. 그의 말 속에서 얼마나 바쁘고 정신없이 지냈으면 저럴까 하는 안쓰러움이 묻어났다. “산별노조다 보니 일정에 쫓기고 사업이나 투쟁도 많아요. 비록 바쁘게 지나왔지만, 보람과 의미는 많았죠. 어느 정권이든 진보 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봐요. 잘 하든 못하든 자부심이나 소명의식을 갖고 일하고 있어요.”산별노조의 대표적 사례로 보람을 느낀다는 홍 위원장은 하는 일이 늘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라며, 과정 속에서 헤쳐 나가야 함을 재차 강조한다. 무엇보다 조직 발전에 대한 고민이나 연구가 충분치 않으면 어려운 상황이 많다고 전하는 그의 눈빛에서 산별노조를 걱정하는 빛이 역력했다. “임기가 올해 말까지에요.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크죠. 조직 발전에 보탬이 돼야 하는 부담으로 늘 부족함을 느껴요. 가끔 열심히 바쁘게 달려온 산별노조 10년을 되돌아보면, 현재 어느 자리, 어느 수준인가를 생각해 보죠”라며 답답한 심경을 밝힌다. “올 2월 산별노조 10주년 기념식을 했어요. 앞으로는 새로운 10년을 위한 초벌을 그려야 해요. 전망이나 비전, 그리고 로드맵을 만들어가야 하는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죠. 현재는 논의를 펼쳐서 하나로 모아가는 과정이라고 봐요.”마지막으로 촛불집회에 대해 묻자, “5년 동안 걱정이에요. 이명박 정부가 심상치 않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여러 우려할 만한 상황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안타까워요. 현재는 ‘촛불의 끝’이 아니예요”라며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주길 당부했다. 촛불이 소강 상태로 접어들자 엄청난 보복으로 역공을 펴고 있는 정부에 대해 뼈 있는 충고를 던진다.“이대로 간다면 촛불집회 때 모인 100만 명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문제 제기를 할 겁니다. 대구 영남대 의료원 타격 투쟁 갔다가 택시 기사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대통령 없이도 우리끼리 잘 할 수 있다’고…….”
2660 100003033 9_공동기획(58~61).pdf 청주시 시설관리공단 월간 노동법률 2008년 09월호 현장은지금 1, 000 2008-09 김종태, 청주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의 아낌없는 지원을 업고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공단은 우선 노사가 서로 이해하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여기고 세 차례 워크숍을 준비했다. 1차는 노사 간부와 일부 오피니언 리더를 대상으로 했다. 우선 리더들의 불신이 없어야 모든 임직원이 하나가 되는 데 걸림돌이 없을 것이란 판단이었다. 청주시 시설관리공단(이사장 연중희, 아래 공단)은 지난 2004년과 2005년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로부터 지방 공기업 경영 평가에서 ‘라’ 등급을 받은 이른바 ‘꼴찌’ 공기업이었다. 이랬던 공단이 2007년 한국노동교육원(이사장 남석현) 노사파트너십 재정지원사업에 선정, ‘변신’에 성공해 큰 화제를 낳았다.공단은 청주시로부터 수탁받아 공영 주차장, 불법 차량 및 무단 방치 차량 견인, 수영장·생활관·롤러스케이트장·양궁장 등 4개 체육 시설을 관리·운영한다. 2001년 설립 당시에는 주차 관련 업무만 해오다 2006년 조직이 확대 개편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공단은 지원 부서인 기획혁신팀, 경영관리팀과 현업 부서인 주차사업팀, 시설관리팀으로 구성됐고, 총 88명 임직원이 조직의 살림을 꾸려간다.취재에 앞서 한국노동교육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는 공단의 객관적 성장 지표를 상세하게 보여줬지만, 서류만으로는 상전벽해 한 공단을 다 보여주기엔 모자랐다. 연중희 이사장과 전금자 노조 위원장, 그리고 실무에 참여했던 직원들과 얼굴을 맞대고서야 ‘노사파트너십 재정지원사업’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이들의 눈과 입과 몸짓을 빌어 ‘당시 현장 속’으로 빨려 들어간 기자는 ‘진정한 신뢰’를 몸소 체험했다.지금은 환골탈태했지만, 이전 공단은 사업을 접어야 할 만큼 위기의 조직이었다. 연이은 경영 평가에서 ‘꼴찌’로 낙인 찍히자, 청주시와 시의회로부터 “경영 개선을 하든지 해체하라”는 압박을 받는 가운데, 2006년 청주시 주차시설관리공단에서 청주시 시설관리공단으로 전환되면서 공단은 부침을 겪는다. 당시 기획혁신팀장이던 변상봉 팀장(현 경영관리팀장)은 그때가 절체절명의 위기였다고 회고한다.“경영 평가에서 ‘라’ 등급을 두 번씩이나 받으니, 공단 분위기는 사실 바닥이었습니다. 공단이 2001년 주차만 관리하다 2006년 7월 확대 개편되면서 인력이 늘어났는데, 기존 직원의 문화가 있다 보니 신규 직원과 문제가 생기더라구요. 노조 조합원과 비조합원간 문제도 있었고요. 비정규직, 정규직 문제까지 맞물려 진퇴양난이었어요. ‘끼리끼리’ 문화였죠. 이럴 때 전금자 노조 위원장이 재정지원사업을 제안했어요. 돌이켜보면 사업 참여가 전화위복이 됐어요.”전금자 노조 위원장은 이야기를 이어받아 재정지원사업을 제안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자문을 해주던 노무사로부터 사업 이야기를 듣고 제안하게 됐죠. 사실 공기업 특성상 우리가 노사 관계 개선을 위해 쓸 수 있는 예산이 없었어요. 7년 동안 그 흔한 야유회 한 번 못 가봤으니……. 그러다 2005년 연 이사장님이 와서 체육 대회를 처음 개최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서로 바라보며 살을 맞대니 노사가 따로 없었어요. 하지만 예산이 한정돼 있다보니 일회성 행사에 그치고 말았죠. 결국 끼리끼리 문화는 더욱 깊어만 갔어요. 그러다 한국노동교육원의 재정지원사업을 알고 ‘바로 이거다’라고 느껴 실무자들과 함께 제안하게 된 거죠.”경영 평가 연속 ‘꼴찌’… 노사 불협화음이 한 몫(?)“처음 기획안을 가져왔을 때 아이디어가 참신했습니다.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죠. 1차 제안 설명회 때 이사장인 제가 노동교육원에 갔어요. 심사위원들 앞에서 직접 브리핑했죠. 사업에 참여한 사업장 가운데 브리핑하는 CEO는 저밖에 없더군요. 허허.” 연중희 이사장은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는 아랫사람이 가져온 기획안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몸소 나서 브리핑에 참여했단다. 이사장의 아낌없는 지원을 업고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공단은 우선 노사가 서로 이해하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여기고 세 차례 워크숍을 준비했다. 1차는 노사 간부와 일부 오피니언 리더를 대상으로 했다. 우선 리더들의 불신이 없어야 모든 임직원이 하나가 되는 데 걸림돌이 없을 것이란 판단이었다. 하지만 첫 워크숍부터 삐걱거렸다. 수년간 지속해 온 불신과 불만이 하룻밤 사이에 눈 녹듯 사그라질 수는 없었다. 워크숍을 떠나기 전 일부에서 “위원장 편 사람만 선정했다”, “누구는 참여시키고 누구는 참여 안 시키느냐”는 등 뒷말이 많았다. 수안보로 떠난 첫날, 서로 말 한마디 없이 화난 표정으로 일관했다. 노사간 문제점을 분석하는 시간에는 모두 ‘네 탓’이었다. 하지만 경계심이 누그러들자 서로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1박 하면서 툭 터놓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는 처음이었다. 케케묵은 오해도 많이 풀렸다. 전금자 위원장은 단 하루였지만 잊지 못할 기억이었다고 했다.2차 워크숍 장소는 속리산이었다. 1차 워크숍이 노사 불신의 원인을 찾는 자리였다면, 2차는 이를 어떻게 풀어갈지 고민하는 워크숍이었다. 커뮤니케이션 증대와 동호회 등을 활성화해 서로 이해하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불신이 점차 가시면서 누구랄 것도 없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놓는 다는 것은 괄목할 만한 변화였다. 임금 협상 백지 위임 & 고객 만족도 1위 … 성과 바로 나타나더 큰 변화가 공단에 찾아왔다. 2차 워크숍을 다녀오고 나서 이어진 노사간 임금 협약에서다. “노조 측에서 임금 협상을 하면서 사측에 백지 위임을 해왔어요. 동시에 ‘노사 평화 선언’에 관한 협의도 했습니다.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최대 성과 가운데 하나로 꼽을 수 있습니다.”불과 두 차례의 워크숍 만에 그동안 반목을 거듭해 왔던 노사는 노사 평화 선언과 백지 위임을 통해 진정한 신뢰가 무엇인지 보여줬다. 그 성과는 평화 선언도 백지 위임도 아닌 바로 ‘신뢰’라는 무형의 자산이었다. 3차 워크숍은 이런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갔다. 전임직원이 함께하는 ‘One mind Together’를 결정짓는 설악산 워크숍이었다. 이른바 한마음 행사다. 사업에 참여하고 나서 조직은 놀랄 만큼 활성화했다. 직원들은 사명을 갖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키는 대로만 했던 과거와는 180도 달라졌다. 직원들 스스로 아이템도 내는 등 의욕이 높아진 게 눈에 보일 정도다. 이는 고객에게 그대로 전달돼 갔다. 이렇게 노사간 인식 변화와 구성원간 신뢰 회복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을 때 희소식이 들려왔다. 경영 평가에서 2년 연속 최하위 불명예를 안고 있던 공단이 전년 대비 1단계 상승했다는 것. 특히 고객 만족 부문에서는 전국 1위라는 비약적인 성과를 냈다. 이를 반기듯 청주 시민들도 공단에 칭찬과 격려를 보내는 등 인식이 많이 개선되고 있다.“재정지원사업 통해 노사 화합 맛봐” 연중희 이사장은 “2007년 노사파트너십 재정지원사업이 공단 노사에 불신의 벽을 허무는 큰 선물이었다”고 감격해 하면서도 “아직 공단의 환경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말한다.지난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지만 아직도 미완의 사업이라는 판단에 공단은 올해도 재정지원사업에 참여했다. 지난해가 공단 변화의 시발점이었다면 올해는 방점을 찍는 시점. 2007년 컨설팅 때 커뮤니케이션 시스템화와 직원 역량 제고가 보완 사항으로 나왔다. 올해는 지난해 구축된 대화 채널을 시스템화 해 항구적으로 하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 “1차 때 노사파트너십 타이틀이 ‘다 함께 한마음’이었습니다. 노사가 가야 할 방향은 하나라는 의미죠. 2차는 직무 역량 제고를 통해 스스로를 1등 인재로 육성하는 것입니다.”2차 때 중점을 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가 바로 직원들의 업무 능력 업그레이드를 위한 뉴패러다임 도입이었다. 이는 한국노동연구원 부설 뉴패러다임센터가 펼치는 사업으로, 공단은 지난 3월 15일 MOU를 체결하고 약 3개월에 걸쳐 상태 진단 뒤 컨설팅을 통해 평생학습 체계와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공단은 영리하다. 지자체 예산 부족분을 중앙 정부의 지원을 받아 크나큰 효과를 봤으니 말이다. 게다가 노동교육원 사업과 뉴패러다임 센터 사업을 공단 실정에 맞게 적절한 시점에서 이용했다. 최소 비용으로 최고 효과를 낸 셈이다. 연중희 이사장은 이런 한국노동교육원 사업이 노사 자율성을 깨지 않고, 촉진자 역할을 했다는 데 높은 점수를 줬다. 노사파트너십 재정지원사업이 앞으로 법률적 근거를 통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사업으로 거듭나 중소 기업이나 신생 기업 위주 사업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연중희 이사장은 “지난해가 노사 신뢰 회복의 시기였다면, 올해는 노사 화합 증진 및 상생의 토대 구축기”라며 “노사가 협력해 2009년에는 상생의 가치를 창출해 2010년 공단 비전인 ‘고객 감동을 추구하는 초일류 공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전금자 노조 위원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노사가 화합을 맛봤다”면서 “앞으로 서로 아끼는 노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2661 100003034 9_고용이 희망이다(62~63).pdf 원하는 기업에 자신을 적극 알리세요"

저작시기 : 2008년 9월

목차

월간 노동법률

본문내용

현장은지금   (이하 생략)

참고문헌

2008년 0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