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실무상 인사노무 담당자들은 징계처분과 당연퇴직, 직권면직의 차이를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종류의 사람이 거쳐가는 사업장의 특성상 예측을 벗어나는 무거운 사안이 발생할 수 있기에, 각각의 제도 별로 취업규칙을 작성하거나 정비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번 호에서는 당연퇴직과 직권면직이 징계처분과 다른 점과 효율적인 운용방식에 대해 알아본다.

저작시기 : 2015년 1월

본문내용

사업장 인사노무 담당자들의 많은 고민 중 하나가 '징계
처분과 당연퇴직, 직권면직의 차이가 뭘까 취업규칙을 작성하거나 정비할 때 이들 제도를 어떻게 설정할까' 하는 것이다. 많은 종류의 사람들이 모여있는 사업장은 바깥 세상 만큼이나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모여서 하루의 대부분을 살아가고 있는 곳이다. 형사상 범죄를 저지른 사람, 휴직을 한 사람, 신체장애를 입은 사람, 징계처분을 받은 사람, 복직을 신청한 사람 등 사안마다 가볍지 않은 문제들이 인사노무 담당자들을 긴장하게 만든다.이번호에서는 당연퇴직과 직권면직이 징계처분과 다른 점은 무엇이며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를 실무적으로 고민해 보기로 한다.1. 제도의 개념일반적인 징계는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으로 그 사유와 절차를 정하여 두고 처분형량으로 주의-경고-견책-감봉-정직-해고의 형태로 처벌수위를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징계는 그 자체로 근로자에게 심각한 불이익을 줄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에서는 정당한 사유없는 불이익처분을 금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판례와 행정해석, 노동위재결례 등 집행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에서도 '정당한 사유'를 그 첫째 판단기준으로 내세우고 있다.따라서 사용자가 임의로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줄 목적으로 객관적으로 보아서 정당한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불이익처분을 하거나, 객관적으로 그 사유와 비위행태가 입증이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처벌을 할 경우 근로자는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을 통해 자신의 처분이 부당함을 다툴 수 있다.한편, 직권면직, 당연퇴직처분은 일반적인 징계해고나 정리해고와 달리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서 일정한 사유 즉, 형사상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때, 금고 이사의 형이 확정됐을 때, 기술 면허가 업무에 필요요건인 근로자가 그 자격을 상실했을 때, 휴직기간의 만료 후 소정기한 내 복직신청을 해야 함에도 이를 해태하거나 제출하지 않은 경우, 일단 채용 후 수습기간 중 혹은 정식사원으로 재직 중 직무를 감당할 수 없는 사유가 발생했을 경우에 결격사유를 이유로 당연퇴직 또는 직권면직처분을 할 수 있다고 정하는 경우, 직위해제 후 일정기한 내에 보직발령을 받지 못할 경우, 징계처분 후 일정기한 내에 복직발령을 받지 못한 경우 등 일정한 사유의 발생만으로 당연히 근로계약을 자동으로 종료시키거나 퇴직처분을 하는 것을 말한다.얼마 전 자문을 맡고 있는 한 사업장에서 전임 노조위원장이 음주 후 자택에 귀가해 뇌졸중과 관련한 전신마비 등 뇌질환이 발생했다.조사결과 퇴근 후 동료들과 어울려 과도한 음주를 한 뒤 택시를 타고 귀가했는데, 평소 고혈압진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물복용이나 치료를 받지 않았으며 사고발생을 전후해 특별한 업무과중이나 스트레스 요인은 없는 것으로 밝혀져 업무상질병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사측은 취업규칙과 단체협약 등으로 정한 규정 '업무외 질병으로 인해 휴직기간 만료 후에도 업무수행에 적합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는 직권면직처분을 할 수 있다'는 사규를 들어 복직을 받아주지 않고 직권면직처분을 했다. 물론 근로자는 의사의 진단 소견이나 외관상 반신불수 상태로 간신히 휠체어나 지팡이를 짚고 겨우 걸음마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이고 취업이 불가능한 것임은 객관적으로 분명했고, 사측에서 볼 때는 복직하더라도 직무수행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정당했다. 이러한 사례는 회사마다 비일비재하므로 공통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판례에 의하면 징계해고사유와 달리 당연퇴직사유의 발생만으로 사유 발생일 또는 소정의 일자에 당연히 근로관계가 종료되거나 퇴직하는 것으로 돼 있고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서 이를 규정하고 있다면 그와 같은 당연퇴직규정은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를 정한 것이거나 소정일자에 퇴직처분이 있는 것으로 간주하려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이 경우 사용자의 별도의 처분이 있어야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소정의 자동퇴직사유가 발생함으로서 기간만료일 등에 당연히 퇴직처분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2. 법적인 성질당연퇴직과 직권면직처분은 징계해고와 달리 취업규칙 등으로 정해 소정의 사유발생 만으로 당연히 근로계약관계를 종료하거나 퇴직시킨다는 점에서 자연발생적인 사유, 즉 근로자의 사망-정년-계약기간만료-행방불명 등으로 인해 당사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근로계약관계가 자동으로 소멸되는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처분은 오히려 근로자의 의사에 불구하고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해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므로 성질상 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처분이 유효하려면 근로기준법 제23조 1항에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함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⑴ 정당한 사유사용자가 어떤 사유발생만으로 당연퇴직 혹은 직권면직처분을 정한 경우, 아무런 절차 없이 불이익처분이 가능한지 의문이다.관련 판례에 따르면, 취업규칙에 당연퇴직사유를 정했다 하더라도 그에 기한 당연퇴직 처리는 해고의 일종으로서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해고의 정당한 이유를 갖추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판결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당연퇴직과 직권면직 등을 정한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고, 취업규칙에 당연퇴직사유를 정한 것이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규정의 취지는 존중돼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에 당연퇴직사유를 정했다 하더라도 그에 기한 당연퇴직처리는 해고의 일종으로서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해고의 정당한 이유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그 사유가 당연퇴직 혹은 직권면직에 해당한다고 해석되는 이상 당연퇴직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도 근로자의 담당업무나 지위, 범죄 등 비위사실 등의 내용, 인신의 구속 여부 등으로 노동력 제공가능성, 당해 범죄행위 등 당연퇴직사유가 사용자에게 미친 영향 등의 사항이 충분히 고려해 그 당연퇴직사유를 설정한 것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지녀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사용자에게 부여된 재량권의 범위를 현저히 일탈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보았다.따라서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 한 경우에도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여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소정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고 할 것이므로 사용자가 취업규칙 등에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 이외의 당연퇴직사유를 규정하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해고사유를 규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처럼 정당한 사유가 입증돼야 하고, 그 사유와 처분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한데 그럼 해고사유를 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면 해고처분에 따른 절차는 어떻게 따라야 하는지 의문이다.⑵ 직권면직-당연퇴직처분 절차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 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여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소정의 제한을 받는 해고처분이다.따라서 당연퇴직처분이 유효하려면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이므로, 단체협약 등에서 당연퇴직사유에 대해 다른 징계해고에 관한 절차 등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않다 하여 그것이 근로기준법상의 해고제한 규정을 회피하려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할 수 없다. 이처럼 당연퇴직에 대해 일반의 징계해고와 달리 아무런 절차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당연퇴직사유가 징계사유로도 동일하게 규정돼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연퇴직처분을 함에 있어서 다른 일반의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다. 또한 당연퇴직사유가 실질적으로 징계사유로 보여지는 경우에도 달리 해석할 것은 아니다.⑶ 실무사례 1많은 기업에서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으로 정하기를 '형사상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았을 때'를 당연퇴직 혹은 직권면직사유로 정한 경우가 있다. 그 행위로 인해 근로계약상 채무인 노무제공을 이행할 수 없는 상태가 장기화 됐을 뿐 아니라 그 행위로 인해 회사의 명예와 신용이 실추돼 거래관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노사간 신뢰가 상실됨으로 인해 더 이상 근로관계를 유지하기가 어렵고 그로 인해 근로계약상의 채무를 이행할 수 없다면 계약해지는 당연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다만 해석상 '형사상 유죄판결을 받았을 때'란 구체적으로 어떤 상태를 의미하는가에 대해서는 판례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한편은 유죄확정판결로 인해 근로제공이 불가능한 신체의 구속상태가 해소되지 않은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범죄의 처벌로서 특정한 형이 확정된 것을 포함하는 의미로 보는 경우와 노무제공이 불가능한 상태이거나 실형판결을 받은 상태를 의미하는 경우로 보는 두 가지 해석론이 있다.그럼 일단 실형선고를 받은 후 그 후에 집행유예로 석방돼 인신의 구속에서는 해방됐으므로 노무제공에는 차질이 없는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인가? 당연퇴직사유가 발생한 이상 뒤에 그것이 사정변화로 취소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집행유예로 석방됐다고 하더라도 당연퇴직처분은 정당하다는 것이다.판례에 의하면, 노사합의서 등에 당연퇴직사유로 규정된 '형사상의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았을 경우'의 의미는 그 규정취지나 다른 당연퇴직사유의 내용 등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하고,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자의 기본적인 의무인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상태가 장기간 계속돼 왔음'을 이유로 사용자가 근로자를 당연퇴직시켜도 근로자 측에서 이의를 제기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상태, 즉 형사상 범죄로 구속돼 있는 근로자가 현실적인 근로제공이 불가능한 신체의 구속상태가 해소되지 아니하는 내용의 유죄판결(예컨대 실형판결)을 받은 경우를 의미한다고 풀이함이 상당하다는 입장이다.⑷ 실무사례 2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해고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됐을 때'로 정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형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형사사건으로 입건돼 기소됨으로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됐다는 것은 반드시 실형의 선고 즉 인신의 구속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행유예의 형을 포함하는 것이다.예를 들어 근로자가 범죄사실로 인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1년6월을 선고받았다고 가정하면, 그것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됐을 때에 해당하여 그에 터 잡아 처분한 직권면직은 정당하다는 것이다.⑸ 실무사례 3'기능, 기술을 가진 자로서 면허 또는 자격증이 상실, 정지, 취소당한 경우'를 당연퇴직사유로 정한 경우가 있다. 이와 같은 사례는 운수회사 등 면허 자격을 요건으로 하는 직종에서 주로 해당하는 것인데, 면허 정지처분을 받았다면 해당 직종에 계약상 정한 노무를 제공할 수 없으므로 면직처분은 정당한 사유가 있는 처분이다.그럼 당연면직 됐다가 후에 행정심판절차에 의해 다시 면허정지처분이 취소돼 소급해 무효로 된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의문이다. 판례에 의하면 운전면허 등 취소처분이 행정심판 절차에 의해 다시 취소돼 소급해 무효로 됐다고 하더라도 당초 당연퇴직사유가 있었던 것은 변함없으므로 그 퇴직처분이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⑹ 실무사례 4'휴직기간 만료 후 복직원 또는 휴직연장원을 제출하지 않은 때'를 당연퇴직사유로 정한 경우가 있다.판례에 의하면 소정의 휴직기간을 경과해 휴직연장을 신청한 근로자를 면직처분한 사안에서 회사가 휴직기간을 정한 것은 근로자의 장기 휴직으로 인해 회사의 업무지장을 막기 위한 것인데, 소정의 휴직기간보다 많은 기간 동안 휴직을 허용할 경우 업무지장이 심각하므로 그에 따른 처분은 정당하다는 사례가 있다.다음호에서도 계속 하여 실무쟁점사례를 중심으로 기고를 이어간다. 신동진 호암노동법률컨설팅 대표공인노무사 : 현재 호암노동법률컨설팅의 대표공인노무사로 활동하며 경주시, 풍산, 현대제철 등 자치단체와 기업의 자문을 맡고 있다. 노동교육원을 포함한 각종 국가기관 및 자치단체와 기아자동차, 일진 등 기업에 출강하고 있다. 저서로 , , 등이 있다.   (이하 생략)

참고문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