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인사업무가 하고 싶은 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궂은일도 어려운 일도 해야 한다. 특히, 징계업무는 인사담당자라면 한번쯤 거쳐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저작시기 : 2011년 10월

본문내용

박준우인재경영컨설팅 대표공인노무사dbilljun@nav
er.com인사담당자들이 가장 기피하는 업무 중 하나가 상벌관리 중 법을 관리하는 징계업무다. 징계업무는 업무 주기가 정해져 있는 정형적 업무라고 보기 어렵다. 말 그대로 징계사유가 발생하면 일을 해야 하는 수시발생 업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상벌관리는 예방적 차원보다는 문제발생 후 해결과정으로 수행되곤 한다. 문제 해결과정은 되도록 짧고 신속하게 처리하고자 하는 것이 대다수 조직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인사의 원칙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징계는 대단히 중요한 인사기능이다. 인력운영과 관련된 ‘적재적소’ 원칙, 보상과 관련된 ‘공록능위’의 원칙과 더불어 ‘신상필벌’의 원칙은 인사관리에서 핵심적인 원칙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신상필벌 중 하나인 벌을 다루는 징계업무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기업에서 징계업무는 흔히 국가의 형벌업무(수사, 재판, 교정 등)와 비교되기도 한다. 둘 다 질서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목적이 동일하다. 국가 형벌은 사회질서를 기업 징계는 경영질서 유지를 그 목적으로 한다. 신상필벌의 원칙과 징계업무기업은 경영의 효율성을 도모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경영조직의 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는 노동력의 유기적 관리라고 하는 인사관리 업무에 해당한다. 특히, 기업의 질서에 반하거나 맡은 바 직무나 업무를 충실하게 이행하지 않거나, 기업목적에 적합하지 않은 행위를 하게 되면, 기업질서 또는 직장규율 위반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징계권을 행사하게 된다. 즉, 징계권은 사용자가 경영조직의 질서 또는 규율을 위반한 근로자를 불이익하게 제재함으로써 기업의 질서를 유지하고, 근로자의 잘못을 시정하여 본보기로 삼으로써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행사된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기업의 징계권을 담당하는 HR담당자의 역할과 책임은 판사, 검사, 변호사 등 국가형벌권을 담당하는 법조 3륜의 업무를 모두 포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흔히, 징계와 관련하여 인사담당자의 업무를 검사의 업무와 동일시하기도 하고 징계위원을 판사의 업무와 유사한 것으로 접근하기도 한다. 하지만 징계업무 담당자의 역할과 책임이 검사의 업무와 중첩되는 부분이 많기는 하지만, 검사의 업무만으로는 한정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 하지 않다. 무엇보다 인사담당자들은 징계업무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점에서 최근 개봉한 영화 ‘의뢰인’은 징계업무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된다. HR담당자, 판사이자 검사이며 변호사 역할까지영화 ‘의뢰인’은 2011년 9월에 개봉한 우리나라 영화다. ‘의뢰인’은 내용이나 스토리 등은 차치하더라도 ‘추격자’, ‘황해’에서 맹활약한 하정우, ‘세븐데이즈’, ‘작전’에서 멋진 연기를 선보인 박희순, 드라마 ‘추노’와 ‘마이더스’에서 활약한 장혁 등이 동시에 출연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갖게 한다. 영화에서 하정우는 불리한 상황을 뒤집을 수 있다는 신념으로 의뢰인의 무죄를 증명하는 변호사로, 박희순은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으로 용의자의 유죄를 입증하려는 검사를 연기한다. 또한 장혁은 모든 정황이 지목하는 유일한 용의자로 등장한다. ‘의뢰인’은 대한민국 최초 본격 법정스릴러 영화로 특히, 2008년부터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제도에 따라 재판이라는 것이 좀 더 대중적이고 일반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게 되었고 이는 관객을 배심원의 시각으로 영화를 보게 하는 등 생생한 현장감을 통해 영화의 긴장감을 높여주고 있다는 점에서도 신선하다. 즉, 기존 영화에서 법정이 보조적인 도구나 무대였다면 ‘의뢰인’은 말 그대로 법정이 가장 중요한 무대이다 영화의 배경이 된다. 영화의 내용은 간단하다. 시체가 없는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명백한 정황으로 붙잡힌 용의자는 피살자의 남편이다. 여기에 투입된 변호사와 검사의 치열한 공방과 배심원을 놓고 벌이는 그들의 최후 반론 등 어떤 결말도 예상할 수 없는 치열한 법정 대결이 펼쳐진다. 그 과정에서 진실을 밝히기 위한 무수한 노력이 다양한 에피소드로 녹아들어 전개된다. 징계, 직장질서를 유지하는 질서벌징계의 목적은 경영 질서의 유지, 확립이다. 단순히 근로계약상의 채무불이행에 대한 책임추궁이 아니라 특수한 질서위반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징계권은 질서벌이라고 할 수 있으며, 징계권 행사에는 정당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많은 경우 징계를 계약벌로만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계약벌적 관점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근로미제공이나 계약미준수, 금전적 손실 등으로 사용자와 근로자가 상호 대등하고 평등한 관계라는 시각으로 접근한다. 하지만, 기업의 징계는 이러한 계약벌에 한정되지는 않는다. 실무상 많이 발생하는 문제들도 오히려 복무규율 위반이나 기업조직 질서 문란 등으로 이는 지배복종관계를 전제로 한 기업경영 질서 유지라는 시각으로 접근해야 비로소 해결책이 보이는 부분이다. 그러한 점에서 재발 방지도 징계의 목적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징계권 행사는 정당성이 요구되며, 이러한 정당성은 크게 사유, 절차, 양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징계는 근로자의 잘못이라고 하는 구체적인 사유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잘못을 징계할 것인가에 대한 기준은 사용자가 어떤 행위에 대해 징계처분을 학 것이지를 설정할 때만 가능하다. 따라서 근로자의 위반행동이 다 징계처분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점에서 징계 담당자의 역할과 책임은 수사를 하는 사법경찰이나 수사를 지휘하는 검사와 유사하다고 할 것이다. 다음은 징계절차의 공정성이다. 징계가 규정화 되어 있다면 이를 준수하여야 하며, 사용자의 징계권이 남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충분한 소명기회를 제공한다거나 재심 절차를 마련한다거나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러한 점에서 징계 담당자의 역할과 책임은 변호사와 유사하다. 마지막으로 징계권 행사 절차와 양정문제다. 징계사유가 발생 또는 발견되었다고 하더라도 어느 시기에 그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적합한지 등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동일한 사안에 대해 특정 근로자에게만 상대적으로 불리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징계양정상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물론 징계양정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재량권이 인정되지만, 이는 사회적 통념이라고 하는 상식적 차원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권한 남용될 수 없으며, 그러한 점에서 사용자의 징계권도 사회통념상 재량권 한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징계 담당자의 역할과 책임은 판사나 배심원들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인사업무가 하고 싶은 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궂은일도 어려운 일도 해야 한다. 특히, 징계업무는 인사담당자라면 한번쯤 거쳐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개별 근로자의 사정도 감안해야 하지만, 기업 경영 질서 유지라는 측면에서 이를 바라보고 수행해야 할 것이다. 또한 사유와 절차, 기준, 양정 등 징계 전과정에 대해 철저하게 점검하고 진행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징계는 국가기관의 검사의 역할을 중심으로 판사와 변호사 등의 역할과 책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 징계업무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하는 담당자라면 반드시 보아야 할 영화다.   (이하 생략)

참고문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