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인건비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퇴직급여의 예산 추정을 기존의 퇴직급여충당금을 기준으로 예측했다가는 종종 낭패를 보기 쉽다. 인사팀에서 예측한 연간 비용과 실제 연말에 계리사가 작성해 준 보고서에서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계리평가 업무를 실제 진행하는 계리사로서 인사담당자가 실무에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그 동안 숨겨 두었던 여러 팁을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저작시기 : 2014년 9월

본문내용

최근 기업의 인사담당자가 바빠졌다. 정부가 퇴직연금 가
입 의무화를 주 내용으로 하는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을 8월말 발표한 이후, 인사담당자의 내년도 목표는 퇴직연금 도입 검토로 이미 정해지는 듯 보인다. 물론 관련된 입법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나, 2016년 300인 이상 사업장의 퇴직연금 가입이 의무화 되고, 2017년에는 100인 이상 사업장, 2018년에는 30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되며, 오는 2022년까지는 모든 사업장이 퇴직연금 의무 도입이 예상된다. 그동안 검토를 잠시 미뤄 뒀다면 정년연장, 통상임금 이슈 그리고 퇴직연금 기사 등으로 추석 이후 인사담당자는 이래저래 고민이 많을 것이다. 게다가 매년 연말에는 회계 마감을 위해 회계팀이나 재무팀이 요청하는 자료 또한 얼마나 많고 복잡한가! 2011년 회계기준의 국제 정합성을 위해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이하 K-IFRS)을 국내 상장기업 및 금융회사에게 의무적으로 적용했다. K-IFRS가 도입된 이후 특히 퇴직급여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인사, 회계 담당자를 많이 만났다. 매년 연말만 되면 인사담당자는 무언가 굉장히 복잡한 퇴직급여 계리평가라는 업무를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또한 결과가 산출됐다고 하더라도, 계리평가 결과는 전문가가 아니라면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인 듯 보인다. 하지만 인건비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퇴직급여의 예산 추정을 퇴직급여충당금(과거에 적용하던 한국 기업회계기준(이하 K-GAAP) 에 따른 퇴직금 채무)을 기준으로 예측했다가는 종종 낭패를 보기 쉽다. 인사팀에서 예측한 연간 비용과 실제 연말에 계리사가 작성해 준 보고서에서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인사담당자의 2014년 말 핵심 과제인 정년연장, 통상임금 이슈를 고민하는 과정에서도 새로운 인사정책이 퇴직급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함께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호에서는 계리평가 업무를 실제 진행하는 계리사로서 인사담당자가 실무에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그 동안 숨겨 두었던 여러 팁을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K-GAAP vs. K-IFRS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이 실제 도입된 후, 상장기업 73개사 샘플을 조사한 결과, 과 같이 퇴직금 채무가 과거 2009년 말 한국기업회계기준(K-GAAP) 하에서 회사가 인식하고 있던 것보다 10% 상승했다. 즉, 퇴직금 추계액이 1,000억이었던 회사가 회계 기준의 변경 때문에 갑자기 자고 일어났더니 채무가 1,100억이 된 것이다. 그런데 1년이 지난 2010년에는 다시 1,060억으로 떨어지더니 2011년에는 1,117억으로 오르며 종잡을 수 없게 된다. 이 정도가 되면 인사담당 임원이나 회사의 CEO, CFO는 근로자에 대한 회사의 퇴직금 채무가 사라지는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제도를 심각하게 고민할 만하다.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에서는 회사가 매년 부담금을 근로자의 DC계좌로 납입해주기 때문에, 회사는 매년 비용만 발생할 뿐 더 이상 채무를 인식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면 퇴직금 계산 방식이 과거 K-GAAP과 K-IFRS가 어떻게 달라진 것일까? 과거 K-GAAP에서는 종업원이 회계연도말 현재 일시에 퇴직할 경우 지급해야 할 퇴직금 상당액이 회사의 채무였다. 반면, K-IFRS에서는 근로자의 적절한 퇴사확률을 가정해서 근로자의 미래 근속까지 고려한다. 를 통해 직원이 최초 월 임금 100만 원에서 시작해서 매년 10만원씩 급여가 상승하다 5년 후 퇴사하는 경우를 살펴보자. K-GAAP 하에서는 회사의 퇴직급여 비용이 첫 해 100만 원에서 5년 차에 180만 원으로 크게 증가한다. 하지만 K-IFRS에서는 어차피 직원이 5년 동안 계속 근로한다면, 그에게 지급할 5년 후 채무 700만 원을 미리 매년 140만 원씩 나눠 비용으로 인식하고 채무를 쌓도록 하고 있다. 즉, K-GAAP과 달리 K-IFRS에서는 미래에 증가할 채무까지 고려해 매년 비용을 사전에 균등하게 인식하도록 하고 있다. 결국, 한 근로자의 전체 근속기간을 놓고 보면 회사가 인식한 총 비용은 700만 원으로 동일하지만 매년 비용을 인식하는 방법이 다르다. 이러한 평가방식은 미국회계기준도 동일하며 “과거 사건의 결과로서 현재 기업실체가 부담하고, 미래 경제적 효익을 갖는 자원의 유출 또는 사용이 예상되는 의무” 라는 부채의 정의에 더욱 부합한다. 다만, 미래를 합리적으로 예측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고, 보험수리적으로 예측하기 위해서 전문가인 계리사의 도움이 필요하다. K-IFRS 퇴직급여 평가 방식의 이해이제 본격적으로 K-IFRS기준의 퇴직급여를 평가해 보자. 먼저, 직원이 언제쯤 퇴사할지 예상하기 위해 퇴직률 가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시점에서 지급될 퇴직금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임금인상률 가정도 함께 필요하다. 퇴직률과 임금인상률, 이 두 가지 인구학적 가정을 얼마나 합리적으로 잘 선택하느냐가 퇴직급여 평가 결과를 의미 있게 만드는 중요열쇠가 된다. 그렇다면 당연히 퇴직률이나 임금인상률 가정 설정은 인사팀 몫이 된다. 가끔, 이 두 가지 인구학적 가정을 회계담당자 혹은 평가를 수행하는 계리사가 데이터에 의존해 임의로 결정하기도 하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데이터는 과거를 설명하기에는 적합하겠지만 미래에 장기적으로 적용할 가정을 설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계리사는 인사담당자가 가정을 합리적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여러 가이드를 제공할 수 있다. 타워스왓슨은 매년 연말 계리평가가 끝나면 전 세계에서 사용한 국가별 주요 가정에 대한 서베이 결과(Global Survey of Accounting Assumptions)를 안내한다. 이러한 서베이 결과를 통해서 Market median을 확인하는 것도 인사실무자가 합리적이 가정을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퇴직률과 임금인상률을 결정했다면, 이제 미래에 지급할 퇴직금 계산이 가능하다. 다만, 회사의 채무는 미래에 지급할 퇴직금 전체가 아니라 현재의 의무로 근로자가 이미 근로에 기여한 부분에 국한된다. 에서 30세에 입사해 10년 계속 근로한 현재 연령 40세 직원을 예로 들자. 이 직원이 60세에 퇴사한다고 가정하면 그 시점에서 지급할 퇴직금은 6,000만 원이겠지만, 실제 예상되는 총 30년 근무 기간 중 현재까지 근무한 기간은 10년이므로, 이에 해당하는 6,000만원*10/30= 2,000만 원이 회사의 지급 의무다. 그리고 2,000만 원은 앞으로 20년 후에 지급이 예상되는 금전이므로 오늘날의 화폐가치로 환산이 필요하다. 따라서 미래 채무의 현재가치를 계산하기 위해서 할인을 위한 이자율이 필요한데, 이자할인율은 시장환경에 따라서 자동으로 결정된다. 이렇게 해서 K-IFRS 에 따른 퇴직급여를 평가하기 위한 주요가정(임금인상률, 퇴직률, 이자할인율)이 결정되며 이 가정을 ‘보험수리적 가정’이라고 흔히 일컫는다. 법정퇴직금 제도를 가지고 있다면(일 년 근속 시 한 달치 평균임금을 지급) 일반적으로 임금인상률 가정이 이자할인율 보다 높다면, K-IFRS에서 산출된 채무(확정급여채무, Defined Benefit Obligation)가 K-GAAP에서 산출된 채무(퇴직급여충당금)보다 높다. 국내 대부분 상장기업의 경우, 현재까지 임금인상률이 5%를 상회하고 있지만 이자할인율로 사용하는 우량 회사채 수익률은 3%~5% 수준이기 때문에, K-IFRS를 도입하면서 대부분 기업의 채무가 10%~20%까지 바로 상승하게 된 것이다. 이제 최근 실무자가 많이 문의하는 퇴직급여 관련 질문을 살펴보자. 아래 팁을 적극 활용하면 인사담당자도 어느 정도 퇴직급여 계리평가 결과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게 된다. K-IFRS에서 퇴직급여채무나 퇴직급여 비용이 보험수리적 가정에 민감하다 보니, 가정을 변경하면 효과가 어떻게 되는지 자주 질문한다. 회사 제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어림잡아 임금인상률 가정이 1% 상승하면, 근로자의 잔여근속년수에 비례하여 퇴직급여채무나 비용이 증가한다. 예를 들어, 정년이 55세이고 현재 근로자의 연령이 54세라면 임금인상률 가정을 1% 올려도, 퇴직급여채무는 고작 1% 증가한다. 하지만 현재 직원의 연령이 35세이고 중도 퇴사할 확률 없이 55세까지 근무한다고 한다면 임금인상률 가정을 1%만 올려도, 확정급여채무는 무려 20%(미래 잔여근속년수인 20) 증가한다. 즉, 근로자의 미래 잔여근속년수가 길수록 채무의 보험수리적 가정에 따른 민감도가 커진다.그렇다면 근로자의 미래 잔여근속년수를 아는 것은 굉장히 중요해 진다. 현재 연령 35세이고, 정년이 60세인 경우 퇴직률이 없다면 남아 있는 잔여 근속년수는 25년이다. 하지만 매년 직원은 중도에 퇴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실제 그 확률까지 고려하면 예상되는 미래 근속년수는 더 짧아지게 될 것이다. 와 같이 퇴직률이 커질수록 예상 잔여근속년수는 짧아진다. 퇴직률이 낮은 경우에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퇴직률이 10%를 초과하게 되면 대략 예상 잔여근속년수 = 1/퇴직률 정도로 어림할 수 있다.이 통과됨으로써 기업은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의무화하는 조치를 2016년부터 시행해야 한다. 많은 기업에서 정년이 연장됨에 따라 구성원의 예상 퇴직 시기, 퇴직금 지급액 등의 영향을 받게 되고 이에 따라 퇴직급여채무가 크게 변하지 않을까 걱정한다. 에서 보듯이 중도 퇴직률이 없다면 예상 잔여근속년수가 5년 증가할 것이나, 그 외의 경우에는 정년 55세에서 60세 변경으로 인한 예상 잔여근속년수 증가가 아주 크지는 않아, 정년연장으로 인한 영향은 생각 외로 크지 않다. 오히려, 임금인상률 가정이 이자할인율보다 낮은 경우에는(예를 들어, 임금인상률 4%, 이자할인율 5%) 정년이 5년 연장됨에 따라 퇴직급여 채무가 감소하는 재미있는 현상도 발생한다. 하지만 임금인상률과 이자할인율의 격차가 커지면 그 변동폭도 함께 커지고, 회사의 규정에 따라 영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효과는 실제 연말 계리 작업을 통해서 파악할 수 있다. 최근 여러 기업의 사례에서 법원은 정기 상여금도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을 가지고 있다면 통상임금에 해당하도록 판단하고 있다. 만약, 그동안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던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킬 경우, 시간외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미사용 연차휴가 수당 등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는 퇴직금 산정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의 증가로 귀결돼 퇴직급여 채무 및 비용의 직접적인 인상 요인이 된다. 시간외근로수당 및 휴일근로수당이 많은 제조업의 경우, 통상임금 건으로 인한 평균임금 증가 폭이 매우 큰데, 이 경우 평균임금 증가 폭만큼(통상임금 변경 전 VS 변경 후) 퇴직급여채무가 바로 증가한다. 특히, 이 증가분이 모두 당해연도 퇴직급여비용으로 인식되므로 통상임금에 따른 영향을 분석할 때 사전에 이 부분을 고려하여 전체 회사의 비용 인상효과를 예측해야 할 것이다.    (이하 생략)

참고문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