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공공기관의 감사에 대한 분석 의견서입니다.

저작시기 : 2024년 5월

본문내용

한국도로공사 정기감사 : 형식적인 감사의 지적과 한계점
을 중심으로
한국도로공사는 국토 교통부 산하의 공기업이다. 고속 국
도의 건설 및 관리 그리고 이와 관련된 사업을 수행함으로써 고속 국도의 정비를 촉진하고 도로 교통의 발달에 기여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고속국도 신설이나 유지관리, 휴게시설의 설치 및 관리, 도로 사업에 필요한 부지를 취득 및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즉 고속 국도 내 교통 안전 유지에 있어 매우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고속 국도의 보편화로 전 국민의 이동 범위가 넓어지고 이용자가 많아진 만큼 그에 대한 안전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안전 관리에 더해 도로공사의 직무가 적절하게 수행되고 있는지 그 재원은 적절히 집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감사 과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2017년 10월 이후로 기관정기감사를 받지 않아 고속국도의 건설과 유지관리 등 주요사업의 추진 상황과 자산 운용이 적정한지에 대한 점검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한편 기관정기감사는 실지감사의 일환으로, 직원을 현지에
파견하여 감사를 실시하는 방식 중 하나이다. 서면감사로 인한 제한적 감사에서 벗어나 폭넓고 정확한 증거를 수집하여 업무 처리 원인을 확인함으로써 구체적인 문제점을 식별하고 그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효과를 지니고 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한국도로공사의 기관운영 상태를 종합적으로 점검함으로써 감사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기관 업무의 적정성과 효율성 그리고 효과성을 높이고자 23년 감사계획에 반영하여 기관정기감사를 시행하였다.
감사원은 실지 감사 이전에 예산 집행 내역 등을 포함하
는 한국도로공사 회계자료, 자체감사결과, 언론보도나 국회에서의 논의사항 등을 종합해 분석하였다. 23년 6월 26일부터 7월 28일까지 20일간 감사인원 8명을 투입하여 실지감사를 실시하였다. 감사 결과 식별된 확인된 위법하거나 부당한 사항에 관해 한국도로공사와 업무처리의 경위, 추후 처리대책 등을 논의하고 답변서를 받아 상호 의견 교환이 이루어졌다. 이후 감사원에서는 내부검토를 통해 이번 4월 4일 감사위원회의의 의결로 감사결과를 최종 확정하였다.
감사원의 감사결과 총 5건의 위법·부당사항이 나타났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주의 2건, 통보 3건이라는 감사 처분을 내렸다. 감사의 결과 식별된 주된 문제점은 노후 교량에 대해 안전 점검만 실시하고 내하 성능 평가를 미실시한 것, 고속도로 내 터널의 내화 성능 제고 필요, 차선도색공사 감독체계의 개선으로, 크게 3가지이다. 감사원은 안전성과 그에 걸맞은 성능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게끔 감사 결과의 처분으로 통보 및 주의 조치하였다. 본문에서는 3가지 안건에서 어느 부분(도로공사의 직무수행)이 미흡하였는지 향후 조치사항의 통보 및 주의요구를 언급한 다음, 필자의 처분 및 감사과정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노후 교량의 안전성 관련해서 논의하고자 한다. 기
존 한국도로공사는 시설물안전법에 근거해 주기적인 안전 점검과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는 등 시설물 유지 및 관리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차량의 대형화 및 다수화로 인해 고속국도의 파손 방지를 위해 설계하중 증대가 필요하기에 이에 따라 설계기준이 강화되었다. 나아가 한국도로공사는 외관조사 외에도 주기적으로 내하성능을 평가함으로써 설계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판단하면 개선 작업을 하여 노후 교량의 안전성을 확보해야 하는 책무를 갖고 있다. 그러나 외관조사를 메인으로 하는 주기적인 안전점검만 실시하고 내하성능 평가를 다시 하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이에 따라 감사원 차원에서는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내하성능 평가 등 구조적 안전성을 정밀적으로 진단하고 설계기준에 미흡한 경우에는 보강·개축 등의 수단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통보’ 처분을 하였다.
터널의 내화 성능 관련해서는 도로공사가 건설 중인 터널
에 대해 내화지침을 포함한 이외의 관련 기준에 부합한지 검토하고 그 결과에 따라 내화성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내화지침의 제정 이후 터널의 내화설계가 지침에 부합하는지, 보강의 필요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기존 시공업체의 설계 그대로 수용하여 진행하였다. 감사 기간 중 내화 보강된 터널을 대상으로 설계가 현행 내화지침에 부합하는지 확인하였는데 1개를 제외하고 모두 부합하지 않음으로 드러났다. 최누리, 감사원 “건설 중인 고속국도 터널, 내화성능 확보 방안 마련해야”, 소방방재신문, 24.04.22., https://fpn119.co.kr/215458
이처럼 내화설계가 미흡할 경우 터널 화재 시 터널 붕괴
등의 대형 사고가 우려된다는 것이 감사원의 입장이다. 이에 도로공사는 이 결과를 수용하여 내화 적용 여부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감사원에서는 도로공사에 대해서 터널 내화설계의 적정성을 검토하고 그 결과에 따라 내화성능 확보방안을 마련하라는 ‘통보’ 조치를 하였다.
그 다음으로는 ‘차선도색공사 감독체계 개선 필요’건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도로공사는 도로법과 대통령령에 근거해 국토부로부터 고속국도 관리업무를 위탁받아 고속국도의 차선도색공사를 담당하고 있다. 여기서 차선도색의 주된 목적은 차선의 시인성을 확보해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확보하고자 함이다. 차선의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도색 작업 차량의 주행속도가 중요한 관건인데 도로공사는 이 주행속도를 제대로 감독 및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 즉, 작업을 빨리 끝내기 위한 등의 이유로 인해 빠른 속도로 운행하여 차선의 시인성을 저하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작업 후 주행속도가 기재된 기록장치를 제출하지 않은 점, 고속국도의 반사성능 측정을 통해 시공 품질을 확인한 결과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에 고속국도상의 안전성이 저하될 우려를 비쳤다. 도로공사는 도색공사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여 관리하겠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부실 시공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 의무를 다하라는 ‘주의’ 조치를 내렸다.
그렇다면 위 3가지의 문제점에 대하여 왜 앞의 2가지는
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통보’ 처분이고 차선도색공사 이슈는 ‘주의’일까? 그것은 아무래도 그 미흡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고의 크기 차이 때문일 것이다. 노후 교량의 내하성능과 터널의 내화 성능은 자칫 잘못하면 다리 붕괴, 터널 붕괴 사고와 같이 대형 인명피해를 야기할 우려가 잠재되어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전적인 안전 조치의 미흡으로 인해 발생한 참사는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성수 대교 붕괴와 같은 대형 사회적 재난이 그 예시이다. 이러한 대형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 및 공공기관은 사전에 안전 검사를 내실있게 시행함으로써 국민에게 이용의 편의와 안전을 보장할 책무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이러한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그 대안을 마련하라는 ‘통보’ 처분과 상대적으로 그 우려의 강도가 약한 차선도색공사에 대해 ‘주의’ 처분을 내린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러한 위험성이 내재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사원
의 처분은 다소 미약한 것으로 생각한다. 즉 솜방망이식의 감사 결과의 처분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공공감사의 이해 강의 시간에서도 알 수 있었듯이 그간 감사원의 감사결과 처리현황을 보면 2016년부터 20년까지 주의와 통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필자는 이를 보고 형식적인 감사와 그 처분이 이루어졌다고 느껴졌다. 사전 감독과 그 조치의 미흡으로 인해 자칫 잘못하면 큰 인명 피해를 가져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그 대안을 마련하라는 ‘통보’나 ‘주의’를 통해 그 주의 의무 이행의 제고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다시 말해 적절하지 않은 수준의 처분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감사의 과정 측면에서는 잘 이행했는지 살펴보자
. 우선 감사원은 실지감사를 채택하여 감사대상기관인 도로공사로부터 회계 서류 등의 자료를 제출받아 감사를 실시하였다. 또한 이 감사는 기관정기감사로, 감사대상기관 업무의 적정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 인력, 예산 운영 그리고 업무처리 전반을 점검함으로써 문제점을 식별할 수 있었다. 따라서 감사 과정이 본래 감사의 취지에 맞게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전문성 측면에서는 도로공사가 제출한 자료에서 내하성능,
내화성능을 평가하는 지표이자 척도가 되는 구체적인 교량 명칭, 터널 구조도를 확인하는 데에는 외부 인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이러한 외부 인력(전문가)을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감사의 전문성을 확보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할 요소이다. 그리고 감사원이 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도로공사와 상호 의견을 교환한 점에서 부당하고 일방적인 감사 결과 처리가 아닌 의견을 반영한 처리이기에 감사 과정의 공정성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를 감사위원회의 의결로 감사결과를 확정했다는 점에서 외부 기관에 포획되지 않고 본래의 감사 과정에 충실하였기에 감사의 독립성도 충족시켰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17년 10월 이후로 기관정기감
사를 받지 않은 점이다. 물론 감사원의 인력이 한정되어 있는 반면 감사의 수요는 매우 많아 감사 대상을 설정하는 표적 감사의 방식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 7년이라는 시차가 발생하여 이러한 점들을 찾아냈다는 것은 비판할 점이다. 더 나아가 그 시차 동안 전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는 대형 참사(Focusing events occur)가 발생했다면 재난 관리의 주체인 국가와 해당 기관의 직무 감찰을 수행하는 감사원으로서는 그 책임과 비난을 피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필자가 감사 주체라면 어떠한 방식을 채택했을 것인
가가 의문이 들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감사 수요는 매우 많은 반면, 감사원의 한정된 인력으로 인해 감사의 사각지대의 발생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이에 내부감사의 실질화와 확대를 제안해본다. 내부감사는 조직 운영의 개선과 가치를 더하기 위해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확인으로 위험관리 과정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며 조직의 목표가 충족되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점검하는 과정이다. 자율적 통제 방안인 자체감사기구를 설치하고 감사원의 감사로 Double-check를 하는 방식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즉 이러한 자체 감사기구의 활동인 일상 감사를 통해 도로공사의 업무 적법성과 타당성을 확인함으로써 위와 같은 미흡한 점들을 더 이른 시기에 식별 및 보완을 촉구하는 사전예방적인 행위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하 생략)

참고문헌

- 감사원, 감사보고서  한국도로공사 정기감사, 2024.4
- 최누리, 감사원 “건설 중인 고속국도 터널, 내화성능 확보 방안 마련해야”, 소방방재신문, 24.04.22., https://fpn119.co.kr/215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