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공공경제학의 관점에서 바라본 지역 소멸의 문제와 이에 대한 대안인 글로컬 사업에 대한 의견을 나타냄

저작시기 : 2023년 11월

본문내용

공공경제 사례 분석
정책은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 미래의 바람직한
상태를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차선의 이론에서는 정책들이 효과적으로 입안 및 집행되기 위해서는 k개의 조건이 필요하다고 가정한다. 립시-랭카스터는 k-1개의 조건이 충족된다고 해서 차선의 결과를 보장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즉 요구 조건이 이미 파괴된 상태에서 필요한 조건의 개수가 많아진다고 하여 사회적 후생의 증대를 확신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공공부문의 의사결정은 본질적으로 차선의 결과를 추구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효율성을 추구하고자 한 나머지 형평성이나 책무성 등과 같은 다른 가치들과 충돌하는 정책이 나타나게 된다.
우리나라는 2022년 기준으로 총인구가 감소하는 추세에
이르렀고 출산율 0.78명을 기록하는 등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현실이다. 대부분의 인프라는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저출산에 따른 고령화 및 학령인구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방과 지방 대학의 입지는 매우 위험해졌다. 우리 사회는 일정한 문제에 대하여 자생적으로 회복하는 항상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회 문제들이 고도화되고 심화됨에 따라 항상성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지방의 경쟁력 감소와 지방 소멸의 문제가 심각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교육부에서 시행 중인 ‘글로컬 대학 30사업(이하 글로컬 사업)’과 ‘지역 혁신 중심 대학 중심 지원 체계(RISE)(이하 RISE 사업)’ 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의 약자.
를 살펴보고자 한다.
글로컬 사업은 심사 과정을 통과한 대학을 선정해 5년간
약 1000억 원의 금액을 지원한다. 비수도권 대학을 세계적 수준의 특성화 대학으로 육성하고 과감한 혁신 전략을 내놓은 대학에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즉 지역의 발전을 선도하고 지역 내 다른 대학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세계적인 대학이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다. RISE 사업은 지자체의 대학 지원 권한 확대와 규제 완화를 통한 지자체 주도의 지역 발전과 연계한 대학 지원으로, 지역과 대학의 동반성장을 지향한다. 지역 대학에 투자 및 지원할 수 있는 2조 원 규모의 교육부 권한을 지자체에 이양하는 것이 중점이다. 이 두 사업 모두 선택과 집중을 통해 혁신 의지가 있는 대학만을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의도를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위의 두 사업에서 어떤 점이 ‘효율성’을 의미
하는지 확인해 보아야 할 것이다. 앞서 제시하였듯 우리나라는 저출산, 물가 상승, 경기 불황, 수도권 과밀화 등 다양하고 심각한 문제들과 마주해있다. 이에 따라 정부 및 교육부는 획일적인 방침에 따라 비수도권의 대학들을 관리 및 지원하기보다는 해당 지역이 그 환경에 맞게끔 자생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또한 각 대학들은 지원을 받기 위하여 혁신하고자 노력할 것이기 때문에 적극성을 토대로 효율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취지이다.
실제로 RISE와 관련하여 대전권에서는 대학-지자체-기
업이 상생할 수 있는 플랫폼 형성에 힘쓰고 있고 ‘대·세·충’으로 이어지는 DSC 공유 대학을 형성했다. 이를 통해 산학연 간의 긴밀한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일종의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여 의사소통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글로컬 사업은 혁신 역량을 갖춘 대학에 지원을 함으로써 효율적인 재정 집행을 도모할 수 있다는 기대효과가 있다. 정부의 재원이 적재적소에 쓰일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업 모두 효율성을 추구하고자 하
지만 형평성과 책무성에서 충돌하는 결과를 보인다. ‘서울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현실은 수도권에 모든 인프라가 집중해있다. 반면 지방에서는 지방 소멸의 위기가 나타남에 따라 지역 균형 발전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혁신 역량을 갖춘 대학에만 지원을 하겠다고 밝힌 점에서 오히려 지나친 경쟁을 부추기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된다면 지역 간의 격차가 심화되는 것은 명약관화이며 효율을 추구하는 나머지 형평성이 등한시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현 정부에서는 지방 소멸에 대응 및 지방 분권을
이루고자 ‘지방 시대 5개년 계획’을 발표했고 이를 위해 추진 기구로 ‘지방 시대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그만큼 지방 분권의 중요성은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거시적으로는 지방 시대 5개년 계획이라는 중장기적인 계획을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살릴 곳만 살리자.’라는 기조의 정책은 책무성과도 괴리가 있다. 실제로 혁신 역량을 갖춘 지역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성장해나갈 것이다. 반면 혁신 역량이 부족하거나 정부의 선택을 받지 못한 지역은 낙후되기가 쉬울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국가의 책임은 과연 무엇일까? 혁신을 위한 지역에만 지원을 했으니 할 일을 다 했다는 건 너무나도 책임 회피적인 사고일 것이다. 국가의 거시적인 경제 성장과 혁신 역량을 높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만 지방의 균형을 중시하는 것 또한 정부의 책임이자 역할이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책무성이 결여되어 있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치 충돌이 일어나고 있는 데에 더해 두 사업에
대해 필자의 의견을 드러내 보고자 한다. 실제로 올해 초에 충남대학교에서 진행되었던 ‘글로컬 대학 30 사업 설명회’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당시 우리 학교에서는 통합 논의와도 맞물려 있었다. 유사 학과의 통·폐합에 따른 학생 및 교원 정원 조정 등의 통합과 관련한 제반 사항은 제대로 고려되지 않은 것이 보였다. 또한 통합을 중장기적인 미래를 위한 것보다 당장 글로컬 사업에 지정되어 재정적인 지원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바라보는 느낌을 받았다. 실제로 올해 지정된 10개 대학 중 4개 대학이 인근 대학과 통합이 확정된 대학이었다. 그만큼 통합의 여부가 주요한 요소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런 점에서 정부의 취향에 맞게끔 지역 대학을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으로 필요한 혁신 전략을 채택하기보다는 정부의 지원
을 받기 위한 전략을 선택함으로써 오히려 비효율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또한 지방 분권이 필요하고 바람직하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바이다. 따라서 ‘선택과 집중’이라는 키워드로 지역 혁신을 이루고자 함은 지역 간의 지나친 경쟁을 유발하게 하고 ‘보이지 않는 손’과 같은 자유방임적인 사고로 바라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복지국가로서 자유방임적인 태도보다는 적절한 정부의 개입이 이루어져야 한다.
한편, RISE 사업은 대학 지원 권한을 지자체에 이양
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효과를 보인다고 하였다. 그러나 모든 정책이 의도한 그대로 결과가 나타날 수 없는 “Black Box”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즉 권한을 이양 받은 지자체가 적절하게 재원을 집행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자체가 대학 지원과 관련한 재원을 적절하게 집행할 수 있는 판단의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환류 과정을 거쳐 정책에 대한 학습까지 이루어져 이를 반영한다면 적정한 정책의 집행이 이루어질 수 있다.
거센 변화에 놓여있는 현재, 혁신적이고 획기적인 정책과
사업의 필요성은 매우 높다. 그러나 선택과 집중을 함으로써 나타날 수 있는 경쟁의 심화, 성과주의 강조 그리고 구조조정의 만연화 등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루어짐으로써 형평성과 책무성이라는 가치도 같이 챙겨야 할 것이다.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성의 비전을 필수적으로 고려한다면 혁신을 위한 노력이 뿌리내려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이하 생략)

참고문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