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독후감에 대해 기술한 리포트 참고자료입니다.

저작시기 : 2017년 2월

본문내용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고나서
도스토예프스키는 친절하게도 제목을 통해 작품 전체를
이해하는 큰 틀을 거의 모든 작품에서 제시해준다. 죄와 벌, 백치, 악령, 미성년이라는 제목들은 각각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상황이나 성격 혹은 심리를 대표하는 단어들인 것이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역시 마찬가지로, 아버지 표도르와 그의 세 아들 드미트리, 이반, 알료샤, 그리고 사생아 스메르자코프로 구성된 카라마조프가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기술해 놓은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카라마조프’라는 러시아 단어는 ‘악에 문드러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아마도 그 집안을 대표하는 아버지 ‘표도르’라는 인물의 특성을 집약해 놓은 단어로서 신중하게 선택되어졌을 것이다. 왜냐하면 아버지로서 가져야할 모든 책무를 방기했고, 자신의 이기와 탐욕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았으며, 언제나 욕망이 이끄는 대로 행동해왔던 표도르에게 ‘카라마조프’라는 성은 더할 나위 없이 딱 들어맞기 때문이다.
익히 알려진 대로 소설은 아버지가 살해되기 직전부터
용의자가 체포되어 재판이 벌어지기까지의 과정이 그 뼈대를 이루고 있는데, 이 사건을 촉발하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돈 3000루블이다. 아버지 표도르와 드미트리 사이의 재산 다툼에서도, 그 두 사람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그루셴카와의 관계에서도, 드미트리와 약혼녀 카체리나 사이에서도 이 3000루블로 대표되는 돈은 모든 관계를 악화시켜 끝내 아버지 살해라는 패륜까지 이르게 하는 매개체가 된다.
돈은 도스토예프스키의 거의 모든 작품에서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마음을 변하게 하는 가장 큰 동력이다. 항상 궁핍에 시달렸던 작가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결코 알 수 없는 인간성을 구체화해서 보여주는 궁극적인 물질이 바로 돈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을 얼마나 많이 소유했느냐에 따라 누릴 수 있는 부(富)와 풍요와 여유로움이 다르고, 그 다름 때문에 시기와 질투와 모욕과 천시와 다툼이 발생하며 때로 죽음까지도 이르게 된다. 결국 돈은 카라마조프가 뿐 아니라 돈을 초탈한 극소수의 성인(?)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인간들을 옭아매서 허우적거리게 만드는 그물인 것이다.
이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리스도적인 사상과 실천을
대표하는 조시마 장로와 알료사를 제외하고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인물은 단 한 사람도 없다. 알료샤의 뒤를 따르는 열두 명의 아이들조차 그들이 속한 가정이 겪는 궁핍함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기에 돈이라는 그물 안에서 허우적대며 아파하고 눈물짓는다. 돈은, 아니 돈으로 표상되는 부(富)의 유무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지 못하게 하고 다른 인간을 심판하는 절대 무기가 되어버렸다. 아픈 현실이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도스토예프스키의 마지막 작
품답게 그가 이전 작품들에서 다루었던 인간의 관념, 인간의 의식과 영혼 등에 관한 모든 문제가 스며들어 있어, 가히 도스토예프스키 작품들의 총화라고 불릴 만하다.
카라마조프가의 세 아들은 도스토예프스키가 그려내고자
한 인간의 다양한 측면을 하나씩 대표하고 있다. 호색한이면서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나 근본적으로는 선한 기질을 가진 큰 아들 드미트리는 감성을, 저 장대한 〈대 심문관의 전설>을 통해 결백한 아이들의 고통을 묵인하고 있는 신은 인정할 수 없다며 인간의 이성이 지배하는 더 나은 세상을 창조할 것을 선언하는 이반은 이성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뿐 아니라 인간적 의구심, 육체적 정열, 심지어 분노에 대한 민감성까지 모두 가지고 있는 완전한 인간의 형상으로 창조된 셋째 아들 알료샤는 인간의 영혼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이 작품에서 드미트리와 이반은 끊임없이 뱉어내는 장광
설과 행동으로 자신들이 상징하고 있는 감성과 이성을 징그럽도록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도스토예프스키가 가장 애정을 가졌던 인물 알료샤는 그저 관찰자로서만 보일 뿐이다. 애석하게도 알료샤가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되는지 도스토예프스키가 우리에게 보여주기 전에, 폐동맥 파열은 그를 죽음으로 내몰아 버렸고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미완성의 소설로 우리 곁에 남아있게 되었다. 그리하여 정상에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잿빛의 짙은 안개와 구름뿐이며 태양은 보이지 않는다.
   (이하 생략)

참고문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