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그 품안의 아이들
자연 속을 뛰노는 아이들 영상을 보면서 문득 떠오른 것은 이런저런 학원에 치이며 사는 요즘의 아이들이었다. 자연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우고, 따뜻한 가족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워가는 <<초원의 집>> 속의 아이들
오늘날에는 흔히 보기 힘든 여유로운 아이들의 모습이었다. 비록 몸은 요즘 아이들이 편하겠지만 정신은 어떠할까? 자기 자신도 제대로 모르는 채 남을 딛고 일어설 준비에 여념이 없는 아이들의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내가 한동안 가르쳤던 아이는 내게 배우던 영어를 비롯하여 수학, 과학, 피아노, 바이올린, 미술까지 배우고 있었다. 하루 2가지씩 4시간을 꼬박 과외로 채우고 학원까지 다니고 있던 그 아이는 고작 11살이었다
친구들과 놀고 싶지 않느냐는 내 물음에 그 아이는 당연하다는 목소리로 다들 학원에 가서 놀 친구도 없다고 말을 했다. 나는 그 나이에 무엇을 했던가? 공부를 강요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여행을 좋아하셨던 부모님 덕에 이곳저곳에 놀러 다니기 바빴다
힘들지 않느냐는 내 물음에 공부를 잘해야 좋은 대학에 가고, 그래야 좋은 직장 잡아 돈 걱정 없이 편하게 살지 않겠느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 아이는 그 시절의 나는 생각지도 않았던 말을 하고 있었다. 그 대답을 들으며 일순간 씁쓸해 졌다
나는 쉴 시간도 없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 그 아이가 안타까운 것이 아니다. 다만 그 아이가 그것을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운 것이다
양친이 모두 의사인 그 아이는 자신이 좋은 직업을 가짐으로써 얼마나 누리고 살 수 있는지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부모가 의사라 돈을 잘 벌기 때문에 자신이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있고 편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 그래서 자신도 의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 아이의 집에서는 <<초원의 집>>에서 느꼈던 따스함이 없었다. 화목한 가정 내에서 부모님에게 배우는 많은 것들을 그 아이는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로라의 가족은 아주 이상적인 가족이다. 엄하기도 하지만 자상한 부모님을 비롯하여 또 다른 부모라고도 할 수 있는 자연으로부터 아이들은 많은 것을 배우며 살아간다
자연의 위대함에 때로는 힘들기도 하지만 로라의 가족들은 사랑으로 헤쳐 나간다. 작은 것이나마 나눌 줄 알고 자연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로라의 가족들을 보면서 오늘날 아이들이 배워야 하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초원의 집>> 속에서의 집은 우리가 생각하는 넓은 잔디밭에 오롯이 서있는 예쁘고 아담한 집은 아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생활하는 로라의 가족은 더없이 따뜻하고 화목한 가족이다
오늘날의 아이들이 아이다움을 잃어가는 것이 이런 따뜻한 가정을 잃어가기 때문은 아닐까? 예전과 달리 맞벌이 부부가 늘어가면서 아이들은 어릴 적부터 혼자가 되어 알아서 자신을 챙기는 일이 많아졌다. 이것저것 혼자서도 잘 할 수 있는 아이가 착한 아이가 되고 바른 아이가 되어버린 오늘날에 로라의 가족은 한번쯤 가족에 대해서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하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