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 차 수학과 교육과정 개정에 대한   나의 견해  
가장 기본적으로 수학과가 무엇이며 그의 성격에 대해 살펴보면 수학과라는 것이 학생이 수학을 통해 논리적, 추상적, 창의적, 비판적 사고력, 기호화와 형식화의 능력, 단순화와 종합화의 능력 등을 기를 수 있게 하기 위해 학습하는 것이다.
하지만, 학교교육으로서의 수학은 학문적인 성격과 일반교육을 위한 수학 삶의 기반이 되는 수학, 준비교육으로서의 수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 7 차 수학과 교육과정에서 수학교육의 기본적인 틀은 대략 이렇게 나타낼 수 있다.
첫째, 중등교육의 평준화정책의 영향으로 일부 학생을 제외한 대다수의 학생들은 자신의 능력에 맞지 않는 내용을 획일적으로 학습하고 있다.
그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제 7 차 수학과 교육과정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를 학년의 구분 없이 단계라는 말로 대체하여 기본적인 10단계와 2개의 하위단계로 이루어져 총 20단계로 구분되고 있다.
이것이 단계형 수준별 교육과정으로 제 7 차 수학과 교육과정 중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이 제도의 특징은 각 단계 말에 학생은 성취정도에 따라 정상적으로 다음 단계로 진급되거나 그렇지 못한 이들은 학부모의 허락 하에 유급하여 동일단계를 재이수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이 체제는 개개인의 능력수준을 고려한 측면에서 바람직한 방법이나, 또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부정적인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우선 학생들은 정신적으로 가장 예민하다는 사춘기를 겪고 있을 나이에 자신이 또래보다 뒤쳐진다는 것을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또, 요즘같이 자식을 하나, 둘만 키우기에 자식에 대한 애착이 더욱 심한 가운데 설사 유급하였다고 하여도 재이수를 허락할 부모는 몇몇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교육이 소수정예가 아니라서 학생 하나하나의 특징을 살필 수 없다는 단점으로부터 이러한 문제들이 야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점은 교육과정의 개정만을 해결책으로 제시하기보다는 한반의 인원수를 제한한다던지, 수업진도보다는 인성을 중요시하는 교수ㆍ학습방법을 계획하는 등 실제적인 방법을 논의하는 것이 옳을 듯하다.
이런 문제점의 극대화를 방지하기 위해 교육내용을 좀 더 단순화시키기도 했다.
단순화된 경우를 살펴보면 교육과정을 모든 학생들이 학습하여야 할 핵심적인 내용을 배우는 기본과정, 그 과정을 성공적으로 학습한 학생들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심화과정, 기본과정을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하거나 앞으로 습득할 내용의 예습을 내용으로 하는 보충과정, 이렇게 세 가지로 분류하였다.
또한 학습의 부담과 사교육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중복되는 내용과 지나치게 심화된 것, 상급단계 개념과 직결되지 않는 내용들은 삭제하고, 동일한 용어가 다른 개념으로 사용된 것을 정정하고, 풀이보다는 개념ㆍ원리를 중점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변화하고 있다.
이것이 학습의 부담을 줄일 수는 있을 것이나, 사교육의 의존도는 더욱 높아 질 것이다.
나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제 7 차 수학과 교육과정에서 실시하고 있는 수행평가는 개념ㆍ원리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나, 요즘은 학원에서 학생들의 수행평가까지 관리를 해주어 사교육비는 늘 수는 있어도 줄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맞벌이 부부가 늚에 따라 학생들은 방과 후에 갈 곳이 없어 학원으로 오는 경우도 대다수 있다.
학생들의 얘기를 빌어 말하면, 심지어 학교 교사들조차 반의 대다수 학생들이 학원에 다니는 것을 알고 있기에 수업내용을 몰라도 학원가서 물어보라며 무책임한 말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한다고 한다.
사교육비에 대한 문제는 그 뿌리가 어디서부터인지 모를 정도로 많이 뻗어 있다.
중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결과적으로는 같은 뜻인데도 불구하고 설명하는 과정이 달라 이해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느끼는 것을 보았다.
단어를 선정할 때 학습시키는 자의 수준이 아닌 학습하는 자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지금보다는 더 쉽게 받아 들 일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둘째, 수학교육의 실목적에 의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수학을 학습함에 가장 기본이 되며, 중요한 목적은 논리적이고, 합리적인사고를 기르는 것이며, 그것을 실생활의 문제해결에 활용하고, 수학적 소양을 갖추게 하여 스스로 수학을 학습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수학교육의 흐름은 정반대로 흐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험에 나오기 때문에 중요하고, 중요하기 때문에 꼭 암기해야 한다는 식이다.
원인이 있고, 그 다음으로 따라 오는 것이 결과인데, 결과를 먼저 제시하고 그에 따라 원인을 찾아가는 형식이다.
이러한 제도아래 교육받은 학생들의 생각 또한 점차 변화하고 있다.
모든 학생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공부하는 분위기를 보면 조금만 계산이 복잡하거나, 사고하는 문제가 나오면 귀찮다고 아예 덮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