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환경친화적 주거의 요건과 전통 주거건축의 재조명
1)환경친화적 주거의 요건

주거에서 환경친화성이란 자연생태계를 중시하고 자연요소를 도입함으로써 주거생활의 건강성이 확보되며, 주거의 유지관리에 소요되는 자원이 절약되는 것을 의미한다. 환경친화성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과 여러 나라에서 적용되고 있는 환경친화적 계획요소들을 살펴볼 때, 환경친화적 주거 또는 주거지는 기본적으로 자연조건에 대한 적응성, 자원의 순환, 에너지 절감 시스템 등 세 가지의 특성을 요건으로 한다고 생각된다

이들 각각의 요건이 의미하는 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연조건에 대한 적응성’이란 부지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자연 생태계를 최대한 유지하고 그에 적응하는 건설과정을 거침으로써 주거지의 건설과 유지관리가 주변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떠한 주거지가 외견상 훌륭한 자연조건을 갖추었다고 하여도 기존의 자연상태를 파괴하는 개발과정을 거쳤다면 그것은 주변의 생태계와 단절된 상태가 될 것이므로 환경친화적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자연 생태계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이 주거지에서 유기적으로 결합되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의 생태계의 수용능력은 여러 요소들 중 부족한 요소(제한요소; lomiting factor)가 결정하므로, 자연요소를 분리하여 주거지에 부분적으로 도입하는 것으로는 본질적인 의미의 환경친화적 주거지를 조성할 수 없다고 하겠다

둘째, ‘자원의 순환’이란 거주생활에 자원의 소모가 최소화되고 주거지가 자체의 순환기능을 갖추어 재생기능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대지와 건축은 그것이 자체의 순환기능을 갖고 자기충족적일수록 자연환경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감소된다.
셋째, ‘에너지 절감’을 위해서는 주거지가 자연조건에 순응하여야 한다.주거지를 사용하고 유지관리하는 데 있어서 에너지를 사용하여 자연조건을 극복하는 현대의 일반적인 방식과 달리, 환경친화적 주거지에서는 자연조건에 순응하고 그것을 조절함으로써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이러한 세 가지 개념은 상호의존적이다. 예컨대, 자원의 순환은 새로운 자원의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에너지 절감과 관련된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상호의존적인 개념들을 총체적으로 결합함으로써 거주환경의 질이 높은 환경친화적 주거지를 조성할 수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환경친화적 주거지를 분석할 때도 그것을 이루는 구성요소들을 총체적이고 유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하여 이해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전통마을에서 방풍림은 경관요소로서도 의미를 가지며 또한 야생생물의 이동통로 역할도 한다. 이러한 ‘기능의 복합’은 환경친화적 요소의 중요한 특성으로 볼 수 있다

2)전통마을과 한옥에서 얻는 환경친화적 지혜

전통마을과 한옥에는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한 우리 특유의 주거관이 응축 되어 있다. 또한 그것에는, 거주와 산업(농업)을 위해서 제한된 자원, 에너지 그리고 기술을 가지고 부단히 환경을 조절하여 온 결과가 축적되어 있다

따라서, 전통마을과 한옥은 환경생태학적으로 완벽한 것은 아니나, 기본적으로 환경생태적인 합리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그것들은 앞서 논한 환경친화적 주거의 세 가지 요건을 구비함으로써 환경친화성으 ㅣ관점에서 의미있는 원리와 요소들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의 전통 사고체계는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이해하며, 따라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생활하는 것을 당연한 원칙으로 삼았다. 그러한 가치관을 바탕으로 형성 발전되어온 전통마을과 한옥은 기본적으로 환경친화성을 가질 것이므로 전통마을과 한옥을 분석함으로써 환경친화적 건축의 새로운 패러다임(paradigm)과 지침을 발견할 수 있따는 것이 이 글의 전제이다

2.전통 주거건축의 철학적 배경
   (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