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말기 개화파의 사상과 이념연구
갑신정변의 성격을 보다 확실히 알아보기 위해서는 그 원류가 되는 개화파의 성격을 살펴보므로서 알 수 있다고 생각된다.
1876년 문호 개방 이후 나타난 진보적인 개화 세력 중 개화당은 급진적인 개혁을 추구했던 정치 집단이었다. 개화당이란 명칭은 갑신정변의 주도 세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일반화 되어있다
학자에 따라 갑신개화당(문일평), 개화독립당(이선근), 급진개화당(신용하), 개화파(강만길)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정변에 직접 참여했던 서재필은 자기당을 ‘독립당’이라고 불렀다
지금까지 개화당에 대해서는 국내에서는 물론 북한과 일본학계에서도 상당한 연구 성과가 축적되었다.특히 갑신정변에 대한 평가를 놓고 한일 학계 간의 시각차는 매우 큰 듯 하며, 개화당에 대한 연구의 정열이 대부분 여기에 쏟아지고 있는 느낌이다.
1).개화당의 형성
우리 나라의 개화 사상은 1870년대 초 박규수에 의해 태동했다는 것이 널리 받아 들여지고 있는 견해이다. 1866년 미국 상선 제너럴 셔먼호(the general sherman)를 불태운 사건으로 명성을 날렸던 박규수는 1872년 두번째 중국 방문 이후 개화론자로 변모해 성야의 기술 문며을 수용하자는 의견을 국왕에게 건의하였다
1876년 강화도에서 조일간에 수호 조약을 체결하기 위한 회담이 열렸들 때, 대부분의 관리들이 이를 반대하였으나 박규수는 조약 체결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이때를 계기로 하여 개화를 제창하고 옹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이를 실현시키려는 정치 세력 곧, 개화파가 형성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1877년 박규수가 별세한 뒤 개화파는 급진, 온건 두파로 갈라지게 되었는데 이는 개화 사상을 현실화시키는 방법 상의 차이에서 비롯되었다.
급진 개혁을 주장하는 쪽은 김옥균, 박영효 홍영식, 서광범, 서재필 등 주로 20대 청년들이었으며 이들은 한의사였던 오대치, 역관이었던 오경석 등으로부터 사상적 감화를 받고 있었다. 이들은 일본의 명치유신과 같은 급진개혁을 조선에 적용시키고자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에 반해 온건 개화파는 김기수, 김홍집, 어윤중, 박정양 등 집권 장년층으로 청국의 양무운동과 같은 점진 개혁을 추구 하였다. 전자를 보통 개화당 혹은 독립당, 후자를 수구당이라 불렀다
개화당은 개혁 사상은 초기부터 개화의 모델을 일본으로 설정했다는 점을 눈여겨 봐둘 필요가 있다. 일본은 이미 1854년 미국과 화친 조약을 통해 개항하였으며, 이어 1868년 명치유신으로 260년간 유지되었던 江湖幕府(강호막부)가 붕괴되고 근대화의 길을 걷고 있었다
이렇게 급격한 위로부터의 개혁을 통해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던 일본은 이상적인 개화의 모델로 삼았다는 것은 개화당의 이념이 지속적으로 계승되어 전개되었던 근대국가 수립 운동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관건이 될 것이다.
2).개화당의 개혁 이념
①국가관
중국 중심의 국가관에 머물러 있던 위정척사파의 유림세력이 국가에 대한 근대 관념을 정립하지 못했던 반면,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된 개화파 인물들은 갑신정변 이전에 이미 근대적 국가에 대한 비교적 정확한 견해를 갖고 있었다.
김옥균은 청국이 조선을 속국으로 생각해 온 것을 부끄러운 일이라고 하면서 조선이 첫째 할 일은 자주 독립 국가를 수립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김옥균은 또한 조선이 세계각국과 나란히 평등과 자유를 누리는 일원이 되려면 어찌해야 되는가에 대한 문제로 늘 고민했다고 한다
(이하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