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근대문화근대문학  
1.근대의 개념과 문화적 형식들
<1>근대 : 합리성, 인간중심주의, 사적 개념의 발달
<80일간의 세계일주> 프롤로그 : 과학의 양면성, 속도에 대한 문제
‘포그’가 지닌 기계적 정확성 : ‘자기 시계만큼이나 차갑고 조직적인사람’, 목욕물은 언제나 1피트 3.25인치, 아침 토스트의 온도 화씨 83도 등
<2>근대문화의 키워드 몇 가지  증기기관과 철도, 그리고 시계, 신문이라는 매체  
‘포그’의 집에 수 없이 걸려 있는 시계, 그리고 시계소리.
포그는 매일 아침 신문을 읽는다.
포그의 시간표 : 아침 식사 8시 24분 등 : 근대의 시간분절.
◆근대의 철도와 시간  

<1>근대의 시간은 ‘시계적 시간’이다. ‘시계적 시간’은 1년을 12개월로, 1개월을 30일로, 그리고 일주일을 7일로 분절하고 다시 하루를 24시간으로, 한 시간을 60분으로 다시 1분을 60초로 분절한다

여기서 1분1초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나아가 ‘근대인의 삶 전체를 규제하는 일종의 시간적인 분절방식’이 ‘시계적 시간’이다. 따라서 근대인은 ‘배가 고플 때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시계에 맞추어 밥을 먹’고 ‘피곤할 때 자는 것이 아니라, 시계가 자라고 할 때 잠’을 자며 그렇기 때문에 ‘증기엔진이 아니라 시계가 현대 산업사회의 핵심 기계’라는 언급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시계적 시간의 도입은 ‘철도’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우리나라에서 철도는 1899년 9월 18일 경인선(노량진-제물포간 33.2km)이 처음으로 개통된다.그리고 1905년 경부선, 1906년 경의선, 1914년 호남선과 경원선, 1931년 장항선, 1942년 중앙선이 잇달아 개통되면서 철도를 매개로 한 근대적 시간은 우리 삶의 한 가운데로 진입하게 된다.그리고 태음력을 중심으로 생활했던 삶의 리듬 역시 근대적 시간에 맞춰지게 된다.즉 개화기 이후 싹텄던 근대적 시간관념은, 1895년 태양력의 채택 및 7요일제의 도입, 그리고 전국적으로 통일된 기차 시간표의 제정(1899년 9월 16일자 『독립신문에는 당시의 기차시간표가 실려 있다), 1908년 제정된 독자적인 표준시 제도와 1912년의 한국표준시 폐지 및 일본표준시의 적용 등을 거치면서 우리의 삶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게 된다.이제 근대적 시간을 조선인의 삶을 근원에서부터 변화시키는 기제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시계적 시간의 도입은 문학환경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온다. 문학이 인간 삶을 형상화하는 것이고, 다른 예술장르에 비해 사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예술형식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시간관념의 형성과 삶의 변화에 따른 문학의 변화는 애초부터 예비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거기에다 근대문학이 시간의 지배를 받는 저널리즘과 불가분리의 관계이기 때문에 문학의 존재방식 또한 근대적 시간의 통제 아래 놓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2>근대에 이르러 기계적 시간이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인간의 사고와 행위를 제어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근대 자본주의의 발전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중세시대부터 상인들은 교역의 필요성 때문에 어디서나 통용되는 그들만의 통일된 시간을 필요로 하고 있었고 산업혁명 이후 등장한 철도와 우편을 비롯한 근대적 제도 역시 표준시간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었다

지역마다 시간이 다를 경우 기차의 운행에 막대한 혼란을 초래하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통일된 표준시를 제정하게 되었고 이것이 세계 각국으로 번져가게 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표준화된 시간은 근대적 삶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한다. 공장노동자들의 출퇴근 시간 기록기가 보편화되고 ‘독재자’라는 상품명의 시계까지 등장하여 시계적 시간의 도덕적 우월성을 강조하기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시간의 중요성은 학교를 통해서도 집중적으로 교육된다. 이는 학교가 근대산업사회에 알맞은 인간형을 길러내는 곳이라는 인식 때문인데, 시간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불과 5분 늦었기 때문에 대형 철도 사고를 일으킨 기관사 이야기 등의 충격적인 내용을 학생들에게 주입한다는 것이다

   (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