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장에 관한 법리  
1.신용장과 신용장통일규칙
가.신용장(l/c)의 의의  
신용장이란, 개설은행이 신용장에서 정한 소정의 조건에 합치하는 서류와 상환으로 제3자(수익자) 또는 그가 지시하는 자에게 금전의 지급 또는 수익자가 발행한 환어음의 인수 지급을 약속하거나, 다른 은행으로 하여금 그러한 지급 환어음의 인수 지급 또는 매입을 하도록 수권하는 것을 말한다.요컨대, 신용장의 핵심은, 은행이 직접 또는 다른 은행을 통하여 수익자에게 금전의 지급 혹은 환어음의 인수 지급 또는 매입이라는 방법으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것을 보장한다는 점과 그러한 보장은 무조건적인 것이 아니라 소정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서류를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다는 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신용장이 가장 유용하게 사용되는 것은 무역거래로서, 화환신용장이라고 하는 유형이 흔히 사용된다.화환신용장은 개설은행이 수입업자의 요청과 지시에 따라 수출업자(수익자) 또는 그의 지시인으로 하여금 일정 기간 및 조건 아래 선하증권(b/l), 등의 선적서류를 담보로 통상 개설의뢰인의 개설은행 또는 개설은행이 지정하는 환거래은행(지급은행)을 지급인으로 화환어음을 발행하도록 하여 이 어음이 제시될 때 지급, 인수 또는 매입할 것을 어음발행인(수익자)과 어음소지인(매입은행)에 대하여 약정하는 증서로서 신용장이 수입업자의 신용을 보장하는 기능을 한다.
화환어음은 상품의 매도인(수익자)이 매수인을 지급인으로 하여 발행한 환어음으로서, 선하증권, 화물상환증 등 운송증권에 의하여 그 지급 또는 인수가 담보되어 있는 것이 일반 환어음과 다른 점이다.
나.신용장통일규칙  

신용장통일규칙(이하 “규칙”이라 한다)은 국제상업회의소에 의하여 xxxx. xx

xx. 에 제정된 이래 6차례의 개정을 거쳤다

신용장통일규칙의 법적 성질에 관하여는 상관습법이라는 견해와 일반거래약관으로서 약관편입합의가 있어야 적용시킬 수 있다는 견해로 나뉘는데, 약관편입합의가 없어도 적용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상관습법을 명문화하여 법원성을 인정한 것으로서 강행법규는 아닌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대법원판결도 신용장통일규칙은 모든 신용장거래에 적용되고 당사자를 구속한다고 판시함으로써 상관습법이라는 견해를 채택하는 것으로 이해된다(76다956판결).
2.신용장의 특성 및 거래의 실제 과정
가.신용장의 특성-신용장 추상성의 원칙  

신용장거래에 있어서 모든 관계당사자는 서류상으로만 거래를 하는 것이지, 서류와 관련되는 상품, 용역 및 기타의 계약 이행 등의 거래를 하는 것이 아니다(규칙 제4조). 은행은 상품거래에 대한 지식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소액의 수수료만 받고 신용장 거래에 임하는 은행으로서는 신용장 수수의 원인이 되는 실제거래에 관여할 경우 지나치게 큰 위험에 노출되게 되므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서류만으로 거래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 왔다

규칙도 신용장은 원인거래로부터 독립하여 서류만으로 이루어지는 거래라는 원칙을 천명하고 있는바, 이를 신용장 추상성의 원칙이라고 하기도 한다. 신용장의 추상성의 원칙은 구체적으로 신용장의 독립성과 엄격일치의 원칙으로 발현된다

(1) 신용장의 독립성
신용장은 신용장의 기초가 되는 매매계약 등에 근거를 두고 있기는 하더라도 본질적으로 별개의 독립된 거래로서 거래계약으로부터 독립된 법률관계를 형성하고 신용장에 그러한 계약에 대한 어떠한 언급이 있을지라도 그러한 계약과는 하등의 관계도 없고 어떠한 구속도 받지 아니한다.-규칙 제3조
(가) 거래계약으로부터의 독립  
개설은행은 신용장에서 요구한 서류가 제출된 경우 그 서류가 신용장에 기재된 조건을 충족하였는지 여부만 심사하여 지급, 환어음의 인수 또는 지급 등을 하여야 하지, 개설의뢰인과 수익자 사이의 기본계약인 거래계약의 무효, 취소, 매매계약 위반 등의 사유로 항변할 수 없다.
따라서 수입업자(개설의뢰인)는 수출업자의 계약위반이 있더라도 서류가 신용장 조건과 일치하는 이상 신용장개설은행이 신용장대금을 지급하는 것을 막지 못한다.개설의뢰인으로서는 개설은행이 신용장대금을 지급한 후 수익자를 상대로 claim을 제기하거나 채무불이행에 따른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다만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신용장 개설은행이나 매입은행이 선적서류 조사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을 경우에는 개설의뢰인은 개설은행의 신용장대금 상환청구를 거절할 수 있으나, 이는 신용장의 독립성과는 무관하고 개설은행, 매입은행의 선적서류 조사의무 위반의 문제일 뿐이다.
(나) 독립성의 예외  
1) 사기거래
추상성, 독립성을 모든 거래에 관철시킨다면 수출상이사기행위를 하거나(화환신용장), 악의의 수익자가 허위의 의무불이행 진술서를 제출하는 경우(보증신용장)와 같이 신용장거래 당사자들이 신용장의 독립성을 악용하는 때에도 은행이 신용장대금을 지급하여야 하는 폐단이 있다.바로 이러한 폐단을 시정하기 위하여, 독립, 추상성의 원칙에 예외를 인정하여 선적서류가 일치하더라도 서류가 위조되거나 사기로 작성된 것이 밝혀지면 은행이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이른바 fraud rule이다.   (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