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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시효의 가치-내가 살인범이다
1.영화에 대한 소회
형사 형구는 연곡 연쇄살인범을 쫓다가 약혼자인 수연이 실종되는 비극을 겪는다. 세월이 흘러 공소시효가 만료된 후, 살인범을 자처하는 두식이 “내가 살인범이다”라는 자전적 에세이를 들고 나타난다
기자회견장에서 두식은 형구를 도발하지만, 형구는 시종일관 두식을 의심한다. 언론의 폭발적인 관심에 두식은 유명인이 되고, 유가족들에 의해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에 처한다
한편 방송에서 두식과 형구는 사건의 실체를 두고 다투지만, 진범임을 주장하는 j 가 나타나면서 혼란에 빠진다. 결국 j와 두식 그리고 형구는 방송을 통해 대면하게 되고, 갈등이 고조되면서 j가 진범임이 확인된다
모든 과정은 형구와 두식이 진범인 j를 끌어내기 위한 연극이었으며, 형구는 j를 살해함으로써 파국을 맞는다.
공소시효란 검찰이 가진 공소권의 법정시효로서, 범죄 후 공소시효는 범죄의 결과가 발생한 때부터 기산한다. (대법원 xxxx
xx. xx
선고 2002도3924 판결)
일정기간이 지나면 검사의 공소권이 소멸하는 제도이다. 우리 형사사법체계는 검사가 공소제기를 하지 않는 한, 법원은 범죄자를 처벌할 수 없게끔 되어 있다(불고불리(不告不理)의 원칙)
따라서 검사의 공소권이 시효로 소멸하게 된다면, 현실적으로 살인자라 하더라도 그를 처벌할 수 없다. 공소시효제도는 범죄 후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증거가 산일(散逸)되어 실체진실을 밝힐 수 없게 되고, 그 기간 동안 범죄자도 체포된다는 두려움속에서 생활함으로써 죄값을 치룬 것으로 보자는 다소 정책적인 고려가 가미된 제도이다
최근에는 아동 성범죄나 헌정질서파괴범죄에 대해 공소시효적용을 배제하는 경향이 있는데, 프랑스나 독일과 같은 유럽에서는 2차세계대전의 전범들을 끝까지 추적하여 처벌하고 있고, 전쟁범죄 외에도 인류보편적 가치를 침해하는 범죄(인신매매, 아동성범죄, 해적행위 등)나 강력범죄(살인 등)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적용을 배제하려는 경향성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우리 수사기법이 세월의 영향을 받지 않게 되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면서 반인륜적인 범죄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법자의 결단이기도 하다. 영화에서 살인죄의 공소시효는 15년으로 나오지만, 현재 살인죄의 공소시효는 25년이다
영화에서 공소시효연장의 계기가 이사건이라고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는 공소시효가 완성된 범죄자가 자신의 범죄이력을 에세이로 출간하면서 언론의 관심을 받고 유명인이 된다는 자극적인 설정을 기반으로 한다. 영화는 일본에서 출간된 “악의 고백”을 모티브로 하였다
악의 고백의 저자 사가와 잇세이는 프랑스에서 네덜란드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인육까지 먹었지만, 심신상실을 이유로 정신병원에 수감되어 있던 중 일본으로 추방된다. 이후 그는 자신의 범죄이력을 악의 고백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하고 언론의 관심을 받는다 (이하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