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엿기름 만들기  

엿기름은 고추장, 식혜, 엿 등 전통식품을 만드는 데 이용하는 중요한 식재료다. 질 좋은 엿기름은 평균기온이 10∼15℃일 때 생산하기 좋다

20℃ 이상에서는 싹 자람이 고르지 않고 효소역가*의 저하, 잡균번식 등으로 품질이 떨어진다. 서울같은 중 북부 지역의 경우 5월 초부터 20일간과 9월 하순부터 20일간이 알맞은 시기이고 남부로 내려갈수록 봄에는 5∼10일 정도 당기고 가을에는 늦추는 것이 알맞다


엿기름을 기르기 위해서는 싹이 잘 자랄 수 있는 씨앗을 구해야 한다. 수확한 지 1년이 지나지 않은 보리씨앗이 싹의 자람과 균일도가 높다

벌레 피해를 입지 않고 밝은 색을 띠며 낟알이 고른 씨앗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씨알을 깨물어 봐서 단단하 고 씨젖의 색이 약간 투명하게 보이는 씨앗이 단백질 함량이 높고 효소역가도 높으므로 단단한 씨앗을 고른다

*효소역가(酵素力價) : 특정제품에 포함된 효소의 활성(u/g)을 측정해 효소 함량을 간접적으로 확인한 것.
1.씨앗 물에 불리기
엿기름을 기르기 전에 씨앗을 물로 씻어 껍질에 묻은 이물질을 제거하고 조리 등을 사용하여 돌과 같은 비중이 큰 이물을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세척이 끝난 씨앗은 물에 불리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수온 16∼20℃ 범위에서 물에 불리기를 할 경우 순서와 시간은 다음과 같다.
1차로 6시간 동안 물담그기[水沈(수침)]를 실시한다.물은 씨앗이 물에 불어 부피가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여 씨앗 무게의 1.5배 이상 넣는 것이 알맞다.1차 수침이 끝나면 씨앗을 꺼내어 물을 완전히 뺀 후 14시간 동안 공기 중에 두어 건침을 실시한다.2차로 8시간 수침한 후 14시간 동안 건침을 실시한다.수침과 건침은 1차 때와 같은 방법으로 한다.3차로 4시간 동안 수침한다.2차 건침 후 싹이 많이 보이면 3차 수침시간을 줄이고, 온도가 15℃ 이하로 낮을 경우에는 수침시간을 다소 늘린다.불리기가 끝난 씨앗은 원래 씨앗보다 1.3∼1.4배 정도로 부피가 늘어난다.
2.싹 기르기

물이 잘 빠지는 용기에 수분이 잘 흡수되는 사각 천을 2∼3겹 깔고 물을 뿌려 축축하게 한다. 물에 불린 보리 씨 앗을 2∼3㎝ 두께로 펴서 깔고 밑에 깐 천의 여분으로 잘 덮은 뒤 스프레이 등으로 물을 주면서 싹 기르기를 시작 한다

싹 기르기 장소는 온도 변화와 공기 유통이 적은 응달진 곳을 택하는 것이 좋다.
물은 씨앗에 물방울이 맺히지 않을 정도로 천만 젖게 해준다.첫째 날은 하루에 1∼3회 보리를 뒤집어 준다.둘째 날에도 첫째 날처럼 천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주고 1∼4회 뒤집어 준다.이 기간에 대부분 촉이 트며 발아가 빠른 품종은 뿌리가 세 가닥 나온다.셋째 날이 되면 호흡작용으로 열이 나므로 하루에 2∼4회 뒤집어 주고 뿌리도 엉 키지 않게 한다.물을 주는 횟수는 뿌리가 마르지 않을 정도로만 줄여 싹 자람을 최대한 억제한다.이 기간에 싹 은 보리 껍질 속에서 자라고 있어 보이지 않는다.씨앗을 깨물어 보면 아직 단맛이 나지 않는다.넷째 날이 되면 뿌리 엉킴이 심하고 발열도 심하므로 3∼4회 뒤집어 주고 수분은 더 줄여서 준다.뿌리는 씨앗보다 길게 자라지 만 싹은 아직 껍질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씨앗을 깨물어 보면 쫀득하고 단맛이 느껴지며 씨앗이 끈적거린다.다 섯째 날에는 3∼4회 뒤집어 주고 물은 뿌리가 시들 정도로 조금만 준다.이때 싹이 씨앗 껍질을 뚫고 나오기 시작 한다.씨앗은 쫀득하고 단맛이 강하며, 씨앗끼리 달라붙는 느낌이 강해진다.여섯째 날에는 수분공급을 중단하고 천을 벗긴 뒤 자주 뒤집어 주면서 말리기 시작한다.이 시기에 뿌리는 씨앗 길이의 1.5배까지 자라고 싹은 씨앗의 2배까지도 자란다.
3.엿기름 말리기
싹 기르기가 끝난 생 엿기름은 건조기나 전기장판 등으로 가급적 빨리 말린다.말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씨앗 안에서 저장물질이 분해되고 싹 자람이 중단되지 않아 호흡으로 손실이 커진다.건조기가 있으면 엿기름을 적당한 두께로 펼 치고 처음에는 35℃ 정도에서 바람을 불어 넣어 꼬들꼬들하게 말린 후 온도를 45℃까지 올려 수분함량을 15% 정도로 낮춘 다음, 55℃ 내외의 온도에서 수분이 10% 될 때까지 말린다
4.엿기름 보관 및 이용

건조가 끝난 엿기름은 뿌리와 싹을 제거하고 밀봉하여 냉장고나 습도가 낮은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밀봉하여 보관해 야 눅눅해지지 않아 효소역가의 손실이 억제된다

엿기름은 절구 등으로 빻은 후 거친 체를 써서 껍질 등을 제거하고, 다시 곱게 빻아 고운체로 거른 다음 사용한다.
5.엿기름 만들기에 알맞은 보리 품종
농촌진흥청에서 최근에 육성한 ‘혜미’(2006), ‘혜양’(2010), ‘혜당’(2007), ‘다혜’(2007), ‘혜다’(2012) 등이 효소역 가도 높고 품질도 우수하다.   (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