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사회복지의 역사(사회보험제도의 역사를 중심으로)

사회보험제도의 도입과 확대가 사회복지제도의 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작지 않다. 사실상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해주며 삶의 불안정성과 경제적 어려움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준 복지제도의 실행은 사회보험을 통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사회보험은 공공부조제도와는 달리 대다수의 국민을 제도 안으로 포괄하고 급여 수급자가 권리에 입각하여 그러한 급여를 수급한다는 의의를 갖는다.

더불어 대부분의 경우 사회보험제도는 소득수준별로 부담정도를 차등화하되 혜택은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받아갈 수 있도록 설계되기 때문에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의 소득불평등을 다소 완화하는 기능도 갖는다. 이에 사회보험제도의 확립이 복지국가의 출발점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렇듯 사회복지의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사회보험제도가 최초로 등장한 국가가 독일이다. 아래에서는 사회보험제도의 탄생과 발전을 중심으로 독일의 사회복지역사를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i.사회보험제도 확립의 배경  

독일은 봉건사회의 전통을 가장 오래도록 유지한 국가들 중의 하나이다. 유럽의 많은 나라들에서 근대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확립되어 가던 시기에도 독일은 봉건적 체제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것은 부분적으로는 집단주의적 가부장적 특성이 강한 게르만족에게는 봉건체제가 더 적합했기 때문이다. 뒤늦게 산업화를 경험한 독일은 자본주의 체제가 갖는 개인주의적이고 자유주의적 성향에 대항하는 노동자들의 반발을 극심하게 경험해야만 했다

무엇보다도 시장 자본주의 경제는 사회적 차원에서의 보호망을 제공해 주지 않는 체제인데, 이에 대한 독일사회의 반발이 격렬하였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자본주의의 구조적 폐해에 대해 사회적 차원에서의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체제가 독일사회에 안착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이었다. 다시 말해 오랜 역사에 걸쳐 봉건사회의 전통에 입각하여 가부장적 집단보호 체계를 구축해 두었던 독일사회에서는 자본주의적 시장경제를 받아들이되, 집단적 사회보호체제를 군축해야 할 절박한 필요성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자본주의에 반대하며 노동자계급의 단결을 통해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자는 사회주의 운동이 독일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필요성은 더욱 켰었다.

이러한 혼란의 시기에 오토 본 비스마르크(otto von bismarck)는 1871년 독일을 통일하며 독일제국의 첫 재상이 되었다. 원래 지주출신이었던 비스마르크는 봉건적 가부장적 전통의 신봉자로서 근대 독일제국의 통치질서도 이러한 가부장적 원칙에 기반하여 확립될 필요가 있다고 믿었다

이렇듯 가부장적 권위주의 세계관을 가졌던 비스마르크 입장에서는 자유무역과 사적 자본축적을 강조하는 자본가들의 세력이 확대되는 것을 바람직하게 여기지 않았다. 특히 자본이 축적되면서 자본가들의 권력이 커져 가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견제가 필요한 상태였다

같은 백락에서 비스마르크는 만인이 평등한 사회를 주장하는 사회주의 운동에 대해서도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따라서 당시 비스마르크는 자본가들이 하지 않는 가부장적 보호를 국가가 국민들에게 제공해 줌으로써 국민들의 국가에 대한 지지와 충성을 얻어내고자 하였다.

이에 비스마르크는 한편으로는 사회주의 운동을 탄압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자본가들의 세력화를 견제하고 노동자들을 국가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회유책을 실시하였다. 이것이 독일 사회복지역사에서 자주 언급되는 당근과 채찍 전략이다
   (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