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과 갈등
우리 인간은 사회적 존재로서 일생을 살아가면서 인간관계에서 크고 작은 갈등이 있게 마련이다. 우리는 지금 갈등의 사회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수많은 종류의 갈등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핵문제나 영토문제로 인한 군사적 갈등과 수출입 문제를 둘러싼 경제적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내적으로 기업 내의 노사갈등, 학교 내의 사제 간 갈등, 신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세대 간 갈등, 그리고 정치인들 간의 갈등이 전이된 지역 간 갈등 등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개인적 인간관계에서도 여러 가지 갈등을 해게 된다. 부부 간의 갈등,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 친구 간의 갈등, 연인 간의 갈등, 직장동료 간의 갈등 등등
갈등은 도처에 산재해 있어 갈등을 피하고 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처럼 갈등은 피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갈등을 피하거나 없앨 수 있을까?를 궁리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보다 현명한 자세는 어떻게 하면 갈등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것인가r를 연구하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갈등 제거방법?을 찾기보다는 갈등 경영방법 또는 갈등 관리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갈등 속에 사는 현대인이 취할 태도인 것이다.
고러나 우리 한국인은 예나 지금이나 갈등을 무서워하고 이를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유교적 전통은 인간관계에서의 조화를 중시했으며 갈등은 이 조화를 파괴하는 암적 존재로 생각되었다
따라서 가능한 한 갈등은 일으키지 말아야 하며 갈등이 있어도 이를 표면에 나타내지 말고 참고 지내는 것이 옳다고 가르쳤다.
그래서 우리는 갈등에 대하여 매우 부정적인 태도를 가진다. 믿어지지 않는다면 갈등이란 말을 들었을 때 당신의 머릿속에 어떠한 단어들이 연상되는지를 실험해 보라
만약 불협화음, 대치, 적의, 분노, 긴장, 고통, 경쟁, 폭력, 투쟁, 파괴 등과 같은 단어들이 떠오른다면 당신도 다른 한국인들과 마찬가지로 갈등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며 갈등이 없는 상태를 가장 바람직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갈등이 부정적인 요소를 많이 내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갈등은 인간관계의 신뢰감을 약화시키며 때로는 관계를 약화시키거나 단절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갈등 자체가 나빠서라기보다는 갈등을 관리하는 방법이 미숙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효과적으로만 처리할 수 있다면 오히려 많은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 낼 수 있는 것이 갈등이다
갈등은 주어진 관계 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서로에게 인식시켜 줌으로써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촉진한다. 갈등을 피하려다보면 문제가 있어도 그것을 알리지 않기 때문에 그 관계를 계속 그 문제를 안고 있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서로가 만족할 수 없는 관계가 되고 만다
우리는 한 관계가 깨어진 후에 그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줄은 정말 몰랐다는 말을 가끔 듣는다. 즉, 갈등이 없었기에 문제가 속으로 골았던 것을 깨닫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이하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