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의 애착형성  

애착 이론이 등장하기 이전에는 아기와 어머니(이후는 모자라고 함)의 유대관계의 형성은 본능적인 생리적 욕구의 충족을 목적으로 한 2차적 동인설에 기초를 두었다. 즉 모자관계의 형성은 아기의 공복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대상이 존재할 때 가능하며, 그 대상이 바로 아기에게 있어 의존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bowlby는 의존의 개념에는 부정적인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 한 명 또는 구별된 극히 소수의 사람 사이에서 느낄 수 있는 정서적 관계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 등을 이유로 의존이라는 단어를 버리고 애착이라는 개념을 제안하였다. 의존이라는 개념에서는 영아는 수동적이면 무력한 존재라는 의미를 상징하고 있지만, 애착이라는 개념에서는 영아는 적극적이며 능동적으로 타인과의 상호 작용을 추구해 나가는 사회적 존재로서 이해하기 때문에 두 개념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모자간의 애착 형성은 2차적 동인설에 근거한 수단이 아니라는 사실을 논리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연구에는 harlow의 아기 원숭이 실험이나 영아를 대상으로 한 schaffer와 emerson의 조사 연구 등이 있다.
harlow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는 아기 원숭이를 두 종류의 모형물 대리모(代理母)에 의해 사육하는 실험을 실시하였다.하나의 대리모는 철사로 만들어졌으며(이하는 a대리모), 또 하나는 그 위에 부드러운 털로 덮여 있는 모피와 같은 재질의 옷감으로 감싼 모형 대리모(이하는 b대리모)였다.
이 두 모형 대리모의 가슴에는 수유가 가능하도록 젖병이 달려 있었다.어미 원숭이로부터 격리된 아기 원숭이들은 두 집단으로 나뉘어져 한 집단은 a대리모에 의해 수유되는 조건, 다른 한 집단은 b대리모에 의해 수유되는 조건이 설정되었다.

만일 애착 형성의 원리가 이차적 동인설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면 a대리모에 의해 수유된 아기 원숭이는 a대리모에 대해, b대리모에 의해 수유된 아기 원숭이는 b대리모에 대해 각각 애착 관계가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수유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에 두 대리모와 자유롭게 접촉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결과, b대리모에 의해 수유된 아기 원숭이들은 물론a대리모에 의해 수유된 아기 원숭이들도 b대리모에 달라붙어서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냈다

또한 대리모로부터 떨어져 탐색 활동을 하고 있을 때 곰인형과 같은 공포 자극을 제시하면 아래의 그림과 같이 a대리모에 의해 수유된 아기 원숭이도 b대리모에 의해 수유된 아기원숭이와 같이 b대리모에 달라붙는 것이었다. <그림> a대리모 및 b대리모와 보낸 시간  
이 의외의 반응 결과는 아기 원숭이에게 있어 애착 형성의 주요 원인은 생리적 욕구의 충족이 아니라, 신체적 접촉을 통한 쾌감이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또한 아기 원숭이는 이 공포 자극에 익숙해지면 b대리모를 안전 기지로 해서 자유롭게 탐색 활동을 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지만, 철사로 만들어진 a대리모만 있는 상황에서는 괴성을 지르는 등 탐색 활동을 보이지 않았다.

harlow의 이 실험 결과를 인간에게 그대로 대입하여 결론을 내린다고 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을지는 모르나, 2차적 동인설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연구로서는 매우 의미 있는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schaffer와 rmenson의 연구에서도 2차적 동인설을 부정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영아 60명을 대상으로 출생에서 생후 1년 반까지의 애착 대상자의 특성에 대하여 조사한 결과, 기본적인 케이를 제공해 주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예를 들어 젖을 주거나 기저귀를 갈아주거나 목욕 등 자신을 보살펴 주지도 않았던 사람에 대해서도 애착이 형성될 수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상의 연구에서 알 수 있듯이 애착 형성은 생리적 욕구의 충족보다는 두 사람 사이의 관계의 질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이 관계의 질은 두 사람 간의 상호 작용에 내용에 의해 결정된다.즉 애착 형성이라는 문제는 양육과 관련하여 아이와 어머니와의 사이에 교환되는 상호 작용의 양과 질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아이가 신호를 보냈을 때 민감하고 적절하게 응답적인 반응을 보여주는 상호 작용의 과정에서 아이는 그 특정의 대상을 변별하면서 애착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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