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감독의 취하선 영화감상문
임권택 감독의 영화를 본 것은 장군의 아들 정도이다. 그전부터 임권택 감독의 영화에 대한 찬사를 익히 들어왔었다
막상 장군의 아들을 보고 나서는 걸작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저 갱스터 사무라이 느와르 무협등의 장르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나라가 있는 것처럼 우리 나라만의 어떤 것을 만들려고 했던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 이후 서편제나 춘향전에 대한 찬사를 줄곧 들었다. 하지만 그다지 그의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 취하선의 포스터와 기사 등을 읽고 나서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임권택의 영화가 때문은 아니었다
파이란 이후에 최민식의 연기가 기대되었기 때문이고 그 이전에 동양화에 대한 설명할 수 없는 끌림 때문이었다.
동양화에 대해 보는 눈이 있는 것도 지속적인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우연스럽게 접하는 동양화지만 그것을 접할 때마다 내가 느끼는 것은 분명히 있었다
동양화를 보게되면 우선 화선지에서 나오는 깨끗함 느낌이 좋았다. 아무 것도 아닌 화선지라는 종이가 세상의 바탕이 되는 순간 그 투명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누군가의 붓놀림에 따라 뭍어난 먹물의 선을 보고 있으면 그 자연스러움에서 살아있는 세상 만물을 느낄 수 있었다. 중고등학교 미술시간에 질리게 들어서 그런 것인지 비어있는듯하면서 그것이 전부가 되는 여백의 미를 정말 느끼게 된다
내가 동양화를 보면서 느끼는 것들은 이런 것들이었다. 일찍이 접해보지 못한 동양화에 대한 영화에 대한 기대는 너무나 컷다
내가 느끼는 동양화에 대한 느낌의 일부를 취하선 이라는 영화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취하선이 외국의 유명영화제에서 상을 받을 것이라는 소식을 접함으로써 그 양은 더 커졌다.
화선지의 투명한 느낌처럼 취하선의 영상은 만족스러웠다. 장승업의 그림 우리의 산과 물, 나무와 꽃, 새와 짐승들이 담겨져 있는 화면은 좀더 맑은 느낌이 들었고 그 깊이도 있었다
특히 후반부에 들어서 멧새 때들을 찍은 장면이나 늙은 김병문을 만들기 전의 눈 내리던 갯벌 등의 장면은 촬영감독의 연륜에 걸맞게 웅장하면서도 애절한 감흥이 잘 들어 났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그런 장면을 보면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임권택의 노력이 여기서 빛을 바라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분명 우리만의 것이 이런 맛이였구나.
하지만 아쉬운 것이 많았다. 분명 우리 것이라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도 있었지만 영화 전반적으로 느끼게 되는 것은 그렇지 못했다
(이하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