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야미친다.
이 책의 제목이 참 특이하다. 처음엔 이게 뭐야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단어의 뜻을 알고 나니 이 제목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었다
미치지 않으면 이르지 못한다는 불광불급(不狂不伋)의 뜻을 지니고 있는 이 책의 제목은 나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제 1부는 ‘벽’에 들린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꽃에 미친 김덕형, 표구에 미친 방효량, 돌에 미친 정철조, 칼에 미친 김억, 매화에 미친 김석손 등 작고 소박한 것에 벽에 들린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기억에 남는 사람은 서문장이다. 그는 도끼로 제 머리를 쳐서 깨뜨렸고, 송곳으로 제 귀를 찔렀다
머리가 없다면 번뇌도 없을 것이고 귀가 멀어야 세상의 소음이 마음을 어지럽히지 못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신분열증이 있어 그렇게 하긴 했지만, 자신의 내면과정신을 위해 그런 무모한 짓도 서슴지 않았다는 생각에 박수를 보내야만 했다
이렇듯 이들에겐 열정과 광기가 있었다. 비록 이 시대를 대표하고 이끈 주된 인물들은 아니지만, 그들 자신은 자신이 미친 곳의 정상에 닿아 행복을 느꼈을 것 같다
이들의 삶에 공통점이 있다. 목표를 위해 열정을 바쳤다는 것이다
나는 아직 내가 미칠 곳을 찾지 못했다. 한 분야에 미쳐 정상에 도달하는 멋진 미래를 맞고 싶다
제 2부와 3부는 ‘미쳐야 미친다’라는 제목과는 상관이 없는 듯 하고 오히려 부제인 ‘조선 지식인의 내면 읽기’가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제 2부는 조선시대 사람들이 맛난 만남을 통해 인생이 달라지고 많은 변화가 일어난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벗이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벗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채워주고 자신은 벗에게 없는 것을 채워주는 존재라는 것을 알았다. 마치 대학에 갓 들어 온 나에게 좋은 벗을 사귀라는 듯 했다
이 책은 또한 스승과 제자의 끈끈한 인연을 보여주고 있다. 옛날과는 확실히 다른 교육이지만 요즘에는 스승과 인연을 오래 맺는 사람이 많지 않다
현대 생활이 바쁘고 치열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진정 스승님을 존경하며 삶의 지표로 삼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아니 1년에 전화 한통이라도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우리들은 스승님을 끝까지 모시고 위했던 선인들의 마음가짐을 본받아야할 것이다.
제 3부는 일상속의 깨달음을 주제로 한다. 아주 사소하고 당연한 것들에서 큰 깨달음을 얻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하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