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자전 감상문-김태자전 속의 나-백운영  *백소저 따라잡기  
많은 독서과제들 중에서 나를 가장 괴롭혔던 김태자전.
그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기존의 작품들과는 다른 무언가 특별한 것을 찾을 수 있었다.
춘향전, 채봉감별곡, 하생기우전, 금오신화  
여러 작품들중에서 김태자전에 나온 백운영같은 인물이 없었다는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단지 머리가 총명하며 무예가 뛰어난 그런 영웅이 아니다.
여성으로서의 해결자의 면모를 보여준 작품을 처음 접했기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고 운영이라는 인물에 매력을 느낀것이다.
다른 작품과 비교 해보면 여성으로서의 백운영의 모습은 과거의 사회적 상황을 전제로 했을때 놀라울 뿐이다.
우리의 춘향이, 이몽룡을 기다리며 끝까지 수절하고 결국 정경부인의 자리에까지 오르며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
채봉감별곡 역시 양반 집 규수가 기생이 된다는 새로운 소재를 제공하지만 그것은 사랑하는 님을 위한 행동이였다.
하생기우전과 금오신화의 만복사저포기, 취유부벽정기에 등장한 여성들은 사람이 아닌 귀신이였다.
귀신으로 등장해 주인공들과 사랑을 할뿐 다른 면모는 보여주지 못했다.
얌전한 규수였던 이가 하늘을 날며 가르며 나라를 구하는 멋진 모습은 내가 읽어보았던 고전 문학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것이기에 이렇게 그녀에 대해 논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비록 도술이라는 매개가 운영을 뛰어나고 해결자적인 인물로 부각하며, 결말 역시 소선과 맺어지는 기존의 작품들과 비슷한 내용이긴 했지만 백운영의 존재가 나에게는 새로운 의미였다.
우리 고전 문학 작품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여성들이 작품속에선 부차적인 인물일 뿐 내용 변화나 줄거리 구성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몇 작품들을 예로 들어볼 수 있다.
건국신화에서 단군을 낳은 웅녀는 왜 짐승이어야 했을까?
우리 학계가 그동안 웅녀의 모성성을 긍정적 시선으로만 바라 보았으나 단군신화는 기본적으로 가부장제 남성권력을 정당화시킨 남성신화다.
표면적으로 웅녀는 자기 계보 없이 남성 신인 환인, 환웅, 단군 사이에 아들을 낳아주기 위해 끼어든 존재다.
장화홍련전의 악독한 계모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조선후기의 가정소설 장화홍련전도 가부장제의 경직화로 부터 빚어진 위기의 책임을 오로지 계모의 본성에 전가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장화와 홍련 그리고 계모까지 가부장제의 제단에 바쳐진 희생양이다.
심청이는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꼭 죽음을 택해야만 했을까?
효성 깊은 딸로만 비춰지는 심청이는 아버지가 스님과 한 어리섞고도 갑작스런 약속에 의해 공양미와 같은 취급을 당하며 팔려가고, 결국 죽음을 맞는다.
죽음은 곧 효이다?!
고전문학의 속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남성들의 의지 혹은 사회의 현실에 따라 주체성 없이 끌려다니는 소극적인 인물들이 대표적이다.
그러한 작품들을 세대에 세대를 걸쳐 접해오면서 우리들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피지배적인 의식을 수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의식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자녀에게 똑같은 관념을 심어 주고 있다.
여태까지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여성 해방운동과 같은 페미니즘 운동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여성문화와 여성 공동체관의 관계에서 문학 활동을 해왔던 고정희의 시를 실어 본다.   (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