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콥의 거짓말’ 영화를 보고나서
주인공인 “유태인 제이콥 헤임”역을 소화해낸 로빈 윌리엄스의 연기력이 돋보였던 이 영화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었다.
이야기는 그가 통행금지 시간을 어겼다는 이유로 독일 장교에게 불려가는 장면으로 시작되었다. 제이콥은 그곳에서 우연찮게 들려오는 라디오에서 소련군이 독일군을 물리쳤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다음날 이것을 독일군을 죽이려 하던 “미샤”란 전직복서를 말리기 위해 내뱉게 되는데 이 한마디로 그는 “라디오를 숨기고 듣고 있다”는 걷잡을 수 없이 퍼지는 소문에 휩싸이게 된다
그 이후로 사람들은 그에게서 매일같이 희망 가득 한 새로운 소식들을 접하려는 인간 본성의 욕구를 보이며 그에게 다가가고, 라디오를 가지고 있으면 사형에 처한다는 사실(물론 그는 가지고 있지 않지만)을 알면서도 그 또한 매일 새로운 이야기 거리를 사람들에게 전해 주기 위해 목숨을 걸고 거짓말을 지어내는 일을 하게 되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그의 거짓말은 악의가 있는 거짓말이 아닌 선의가 담긴 것이란 것이다
즉, 이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거짓말이었다는 것이다. 그 거짓말로 인해 사람들은 언젠가는 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실오라기 같은 빛을 붙잡고 가지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결국 라디오를 가지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독일군에게 끌려가 고문을 받게 되고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는 넓은 광장에 홀로 우뚝 서게 된다. 마지막에 장교가 진실을 말하라고 했을 때 아무 말도 못했던 이유는 자신이 심어주었던 희망을 자신 스스로 꺾을 수 없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비록 사람들은 그가 라디오를 가지고 있지도 않고, 그 모든 것이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알지만 그가 직접 말하지 않음으로써 진실은 진실이 되지 않은 것이다. 그는 거짓말을 했지만 나는 거짓말이라도 의미 있는 거짓말과 의미 없는 거짓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의미가 담긴 거짓말을 했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던 메시지였던 거짓말은 정말 현실로 이루어 졌다. 마치 그가 예언자인 것처럼 말이다
이 영화의 주된 제재는 “제이콥의 거짓말”이었으나 곳곳에서 보여 지는 유대인들에 대한 독일군의 횡포와 그에 직면한 현실적 상황은 영화를 감상하는 우리들에게 사실적으로 다가올 수 있었다는 점에서 역시 인상 깊게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영화를 감상하면서 같은 인간이 어떻게 그렇게 잔인하게 할 수 있었나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오늘날 우리의 모습과 비교해 본다면 정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일 것이다.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이러한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겨진다
(이하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