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리챠드3 감상문  

11월 11일 토요일. 친구와 國立劇場 대극장을 찾았다

“리챠드 3세”를 자의반, 타의 반으로 왔지만 세익스피어의 원작이라는 것에 약간의 기대와 흥분에 차 있었다. 장민호,백성희,권성덕,손봉숙등 국립 극단 전 단원과 외부 출연진까지 50여 명의 연기자가 2시간 45분 동안 연극을 이끌어 간 세익스피어의 극작가로서의 천재성을 초기부터 유감없이 발휘되어 있는 대작이었다


우리는 문화의 거리라고 하는 대학로에서 우리의 생활의 대부분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실제로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가지 문화 행사에 접할 수 있는 기회는 그렇게 많지 않은 것같다

매일 꽉 짜인 일과표로 인해서 잠시 여유를 낸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고, 잠시 짬이 날 때면 왜 그렇게 할 일이 많은지. 친구들도 만나야 하고, 책도 좀 봐야 하고

그래서 결국 우리들의 생활은 눈앞에 잔칫상을 펼쳐 놓고도 입에 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역사적 사실은 역사책을 읽거나 강의를 들으면 되나,역사의 의미는 예술 작품을 통해서 비로서 깊은 체험을 할 수 있다. 세익스피어는 우리가 많이 접할 수 있는 사람이다

어릴 때 읽었던 동화책에서 그의 작품을 읽었던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언제나 등잔밑이 어둡다라는 말이 있듯 그에 대해서 자세히 아는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은 듯 하다

영국의 위대한 시인이자 작가라는 것이상으로 그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 또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를 읽은 것은 어릴 때 동화로 각색한 것이고 진짜 그가 썼던 희곡으로써 읽어본 사람은 드물 것이다

영국에서는 세익스피어의 희곡을 공연장마다 역사를 배우는 산 교재로 채택해서 무대에 올리고 있다고 한다.영국의 최고 극단 로얄 세익스피어 컴페니는 세익스피어의 작품을 세계에 알리는 일을 극단 활동의 최고 목표로 삼고 있고, 영국 최고의 극단인 영국의 국립극장도 세익스피어 극의 현대적 수용에 극단 최대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사실 옛날에는 그의 작품을 번역한 것 도 그렇게 많지 않았고 번역을 했어도 고작 4대 비극정도를 아주 어려운 말로 번역을 해서, 우리를 질리게 하는 책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그의 전 작품을 우리 나랏말로 그것도 상당히 신경 써서 번역해서 내어놓은 곳도 있다.

셰익스피어 극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빠뜨릴 수 없는 것이 그의 언어일 것이다. ‘대학로’ 연극에 길들여져있던 내게 ‘리챠드 3세’에서 들었던 대사는 신선한 충격이었고 배우들의 대사 하나, 하나가 한편의 詩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챠드 3세’는 세익스피어가 자신의 예술적 능력을 감추는 기술을 완전히 터득하지는 못했으나 이미 언어를 통달하여 그것을 즐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1750년에 미국에서 이미 初演되기도 했던 이 작품을 완성한 1592년은 영국 역사에 대한 영국 국민들의 지적욕구가 대단하던 시기였다고 한다. 이 연극은 영국의 장미 전쟁의 역사를 다루고 있고, 나는 이 연극을 통해 피비린내 나는 왕권 쟁탈의 역사를 재음미 할 수 있었다

그것은 교활한 리챠드 3세의 흥망 성쇠를 드라마로 보는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리챠드 3세의 전제 정치를 과장함으로써 멜로 드라마적인 경향을 보이기도 하지만, 단순한 멜로드라마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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