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ay a child became an adult-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감상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어른’이 되는 과정을 겪는다. 아마존의 어느 부족의 성인식을 통해 어른이 되든지, 혹은 일상생활 속의 경험을 통해 어른이 되든지 간에 일련의 과정을 통해 아이에서 어른이 된다는 결과는 변하지 않는다
그 과정은 사람마다 달라서, 특별한 경험을 통해 단시간에 어른이 되는 법을 배우는 사람이 있고, 아이에서 어른이 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 사람도 있다. 물론 나의 경우는 후자여서, 아직까지도 어른이 되는 과정을 밟고 있는 중이다
가난한 집의 아이들이 더 빨리 어른이 된다는 속설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것을 꼭 집어 사실이라고 확언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사실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가난한 집의 아이들은 풍족한 가정의 아이들과는 달리 더 빨리 세상에 던져지게 되고, 세상을 배운다. 그리고 세상은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에게는 잔인하리만치 가혹하다
그 아이들은 가혹한 세상에서 자신들이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배워야만 한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남들보다 훨씬 더 빨리 어른이 된다
바로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의 로버트처럼 말이다.
로버트는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의 대표적인 유형이다. 퀘이커 교인이었던 아버지의 밑에서 자란 그는 한 번도 물질적인 풍족함을 누려본적이 없었고, ‘늘 일하는 냄새를 풍겼던’ 아버지의 가르침 덕분에 그 자신도 늘 노동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렇기에 그는 응석부리는 법을 배우지 못 했고, 대신 의젓하게 행동해야 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그는 가난한 가정의 아이라면 으레 그렇듯, 어른이 되기 위해 많은 것을 배워야만 했다.
어른이 되기 위해 로버트는 포기를 배워야 했다. 가난 때문에, 비록 새끼를 낳지 못하는 돼지였지만 그에게 있어 둘도 없는 친구였던 핑키를 보내는 법을 배워야만 했던 것이다
물론 자신의 손으로 핑키의 마지막 숨을 거둬들이지는 않았지만, 그는 아버지가 핑키의 목숨을 거둬들이는 과정을 지켜보며 아이에서 한 발짝 물러나 어른으로 한 걸음을 내딛었다. 뒤에 피가 묻은 아버지의 손을 키스하는 로버트의 모습에서, 아이가 아닌 어른으로써의 내음이 물씬 풍기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로버트는 어른이 되기 위해 인내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핑키를 떠나보낸 로버트에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로버트의 든든한 거목이었던 아버지마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 것이다. 로버트는 아버지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가 생전에 하시던 일을 묵묵히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하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