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친했던, 길
이른 아침, 나는 학교 가는 길이다. 보행자가 다니는 길이 있지만 무시한다
차가 다니는 길로 질주한다. 버스를 탔다
버스는 학교로 가는 빠른 길로 간다. 만날 이 길로 간다
다른 길로 가면 어색하다. 심지어 짜증난다
버스에서 내렸다. 벚꽃 길이 나를 맞이한다
학창시절을 겪어본 사람이면 누구나 자신과 친한 길이 있다. 학교 가는 길, 짧으면 3년 길면 6년을 다니는 길
나는 초등학교 시절에 학교 가는 길이 정해져 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왼쪽으로 돌고 상가로 가는 긴 길이 나오면 그 길로 곧장 가다 육교를 건넌다
육교를 건너면 다시 긴 길이 나오는데, 왼쪽에는 중학교와 초등학교가 있고 오른쪽에는 분식집과 문구점이 늘어서 있었다. 500m쯤 직진하면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가 나온다
이 길에서 친구들과 같이 뛰어다니고 문구점에 들어가서 메달뽑기하고 쌈짓돈으로 핫도그 사먹으며 놀았다. 학교에서 아파서 조퇴할 때도 엄마 손잡고 그 길을 걸었고 아빠가 차로 실어다줄 때도 그 길을 달렸다
5년에 걸쳐 다닌 그 길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5학년 겨울방학 때 이사 와서 1년을 다른 초등학교에서 보냈고 중학교 3년 간 나는 자전거를 타고 통학했다. 중학교 다니는 길에는 구름다리 하나가 있었는데 나는 그 구름다리를 무척 좋아했다
올라갈 때는 자전거를 끌며 낑낑대며 올라가지만, 내려갈 때는 잠시 동안 고생한 대가로 엄청난 스릴을 맛볼 수 있는 내리막길이 있다. 자전거로 그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가속도를 받아 학교 앞 횡단보도까지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질주할 수 있다
이 길은 자전거로 가장 빠르게 지나쳤던 곳이다. 중학교 정문 앞 거리는 주먹밥 가게와 토스트 가게, 문구점과 서점이 있었다
특히 주먹밥 가게는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나와서 주먹밥을 사먹었는데 싸고 맛있어서 근처 중고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나름 반항이라고 학교 밖으로 나가면 안 되지만 쉬는시간에 정문을 나와 맛있는 거 사먹고 1분 남았다하면 미친 듯이 뛰었던 그 거리, 그 길에는 약간 음습한(?)곳이 있었는데 그 곳은 바로 앞 공고 형들이 우리 학교 중학생들에게 담배를 가르치던 곳이었다 (이하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