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극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고  

창극은 우리나이 또래의 친구들이라면 한번도 접하지 못하였거나 많아 봐야 한두 번 봤을 정도로 우리세대의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생소하다. 흔히 창극이라고 생각하면 사람이 많이 올라갈 수 있는 무대와 판소리, 그리고 전통 옷을 입은 사람들 이렇게 세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많이 들었던 창극에는 춘향전을 비롯해 흥보전, 별주부전 등 익숙한 창극들이 많다. 이러한 창극들은 우리가 흔히 들었던 전래동화나 구전되어 오는 이야기들을 판소리와 함께 이야기로 풀어 간 내용인데도 불구하고 접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점과 접근성을 해결하기 위해서 ‘국립창극단’에서는 ‘젊은 국악’이라는 모토로 영국의 극작가 ‘세익스피어’의 소설 ‘로미오와 줄리엣’을 가져와 창극으로 재해석 하였다. 물론 창극의 특성상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기존의 창극 공연들에 비해 연령대가 낮아지고 대중화되었다고 한다

나도 이 창극을 보기 전 창극을 경험해 본적이 없고 또한 창극에 대해 관심을 가져본적도 없었다. 그래서 교수님이 이 작품을 보여주시기 전 자료조사도 해보고 내용도 찾아보았다

작품의 내용은 세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동일하다. 다만 다른 점은 중세 이탈리아 배경이 아니라 고려시대 영남과 호남지방을 이어주던 팔량치 고개가 배경이 된다

극의 내용은 가문과의 갈등으로 인하여 이루어 지지 못하는 사랑얘기로 단순히 한국으로 배경이 바뀌었을 뿐이지 내용 또한 원작과 동일하다. 나는 이 작품을 보면서 한국 옷을 입은 외국작품 창극 ‘로미오와 줄리엣’ 에 대해 한국적 정서로 각생 및 연출된 부분들을 찾아 분석해보려고 한다


첫째, 가장 중요한 시나리오에 들어간 배경의 한국적인 요소에 대해서 분석해보려고 한다. 이 작품은 이름부터 굉장히 재밌고 흥미롭게 지어놨다

원작의 케플릿 가와 몬테규 가를 한국식 이름으로 바꾸어 전라도의 최불립으로 경상도의 문태규로 바꾸었고 로미오와 줄리엣 이름 또한 한국식 이름처럼 로묘와 주리로 바꾸었다. 물론 이름의 억지성이 조금은 보이긴 하지만 외국 이름을 한국 이름으로 바꾸어 한국 배경에 맞춘 센스가 돋보인다

그리고 흥미로운 배경 중 하나는 원작의 가문의 싸움을 한국의 지역감정을 토대로 만들어진 호남지방과 영남지방의 싸움으로 변환시켜 양가의 분쟁을 알기 쉽게 전달하였다. 이런 지역감정을 토대로 한 배경은 극중 대사에 영향을 끼쳐 각 등장 인물들은 그 지역의 사투리를 사용하기 까지 하여 현실감을 더욱 높여주기에 이르렀다

또 로묘와 줄리의 만남에 재수굿판을 이용하기도 하고 죽음에 이르는 엔딩 장면에서는 씻김굿을 사용하기도 하며 작품의 연극적 장치로 굿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였다. 굿을 사용한 장면들로 하여금 우리민족 특유의 애절함을 표현하고 극의 기승전결을 원활하게 표현해 주었다

원작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을 한국식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변환함에 있어 위의 한국적 정서와 한국적인 옷을 입혀 보는 이로 하여금 거부감이 없게 만들었고 또한 보는이로 하여금 더욱더 집중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보여진다.

둘째, 극에 사용된 대사들을 분석해보려고 한다. 일단 세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희곡이다

희곡은 극본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 연기를 위해서 쓰여진 글이다. 즉 대사가 들어간 글인데 이 희곡은 운율을 이루고 있지 않다

창극은 쉽게 말하면 한국식 뮤지컬이다. 뮤지컬이 이루어 지려면 노래와 함께 이루어 져야 하는데 희곡의 각본과 뮤지컬의 각본은 당연히 다를 수 밖에 없다   (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