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을 갖고 산다는 것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읽고

주인공 뫼르소는 매 순간순간을 살아내는 인물이다. 그는 별다른 미래에 대한 계획도 없고,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현재를 산다

또한 그는 어떠한 가식도 없어서 단 하나의 거짓말도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약간의 거짓말을 할 법도 한데 그는 한사코 진실만을 말한다

예를 들어 그의 애인인 마리가 그에게 결혼하자고 했을 때, 그는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라는 식이다. 뫼르소는 자신의 운명이 달린 재판정에서까지도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것이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따라서 뫼르소의 재판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것이었다

사람은 하루에 평균적으로 10번에서 200번까지 거짓말을 한다고 한다. 또한 사회에서 어느 정도의 거짓말은 강요되는 것 같기도 하다

회사에서 바른말을 하다 잘리는 경우도 있고, 선의의 거짓말은 원활한 인간관계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나 역시도 하루에 크고 작은 거짓말들을 한다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해주려고, 혹은 곤란한 상황을 피하고 싶어서 등 거짓말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뫼르소가 만약 재판정에서 진실을 말하는 대신, 자신에게 유리한 진술, 즉, 거짓말을 했다면 어땠을까? 재판장이 뫼르소에게 왜 살인을 저질렀냐고 물었을 때, 뫼르소는 ‘태양 때문에’라고 답한다

이때 재판정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뫼르소를 비웃는다. 그 이유는 뫼르소의 대답이 납득이 가는, 다시 말하면, 사회가 원하는 대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엄마의 장례식장에서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총을 네 발이나 쏴서 사람을 죽인 뫼르소를 냉혈한으로 몰아간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뫼르소가 자기를 변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마치 자신의 재판이 아닌 다른 사람의 재판에 구경 온 것처럼, 마치 이방인처럼 재판을 지켜보고만 있다. 총을 네 번이나 쏴서 사람을 죽인 뫼르소는 정말 싸이코패스, 냉혈한일까? 뫼르소는 단지 그냥 너무 솔직한 게 아닐까? 이런 뫼르소의 솔직함이 정말 나쁜 것일까? 나는 뫼르소가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하등 도움 안되는 진실만을 쏟아내고 있는 뫼르소가 답답하고 바보 같긴 하지만 그래서 더욱 그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겠다. 어쩌면 정말 나쁜 것은 재판정에 있는 사람들, 혹은 부조리한 사회일 것이다

작가는 재판의 주인공인 뫼르소만 빼고 이루어지는 듯한 이 기묘한 재판에 빗대어, 우리의 부조리한 사회를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는 정해져있는 틀을 따르는 사람을 원한다

그 틀을 따르지 않으면 뫼르소처럼 우리도 이방인이 될 수 있다.

내가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부분은 마지막에 뫼르소가 절규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다   (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