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is like a river  (10분 뒤 영화 비평)  

‘1분 전 만큼 먼 시간은 없다. ’ 라는 미국의 저널리스트 짐 비숍의 명언이 있다

가장 가까운 시간이지만 되돌릴 수 없기에 더욱 안타깝고 멀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1분 전 이라는 과거의 시간이다. 헝가리 출신의 이스트반 자보 감독은 영화 <10분 뒤>을 통해 흐르는 강물과 같이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의 속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감독은 관객들이 10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일어난 사건에 집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롱 테이크 기법을 사용했다. 장소가 현관, 거실, 안방, 집 밖으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카메라가 주인공들을 쫓아가며 현실감 있게 촬영 되었다

또한 영화에 배경음악을 넣지 않고 tv소리와 시계초침소리, 포크가 떨어지는 소리 등 생활 잡음을 그대로 내보임으로서 음악을 통해 관객들에게 특정 감정을 이끌어 내기보다는 사건 자체에 초점을 두었다.

여유롭게 식사준비를 마치고 남편을 맞이하는 평범한 아내가 10분 뒤, 취한 채로 들어온 남편을 칼로 찌르게 될 줄이야 그 누가 예상 했을 것인가. 영화 속의 여자는 남편과의 추억을 담은 비디오를 수시로 돌려보고, 그 때의 기념일 때와 같은 케이크와 샴페인을 준비할 정도로 남편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아주 잠시 후, 평소에는 술을 먹지도 않는 남편이 대낮부터 만취한 상태로 집에 왔고, 평소와는 다른 주정을 부리게 된다. 이 자체가 전혀 일상적이지 않고 돌발적으로 일어난 일이며,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작은 변화는 부부를 파국으로 몰고 간다

이 처럼 단 10분 뒤의 일도 예측하지 못하는 인간은 거스를 수 없는 시간을 살아간다.그리고 감독은 이를 강조하기 위해 마지막 장면에서 ‘어떻게 된 일이냐?’ 묻는 경찰에게 아내가 사건을 설명하는 장면 대신, 거실에 켜져 있던 tv로 시선을 돌린다.
“폼페이 인들은 화산이 폭발할 줄 몰랐다.”  “폼페이 인들은 화산이 폭발할 줄 몰랐다.”  “그녀도 자신이 남편을 살해할 줄 몰랐다.”  

사람들은 미래를 모르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인생이 재미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시간의 속성 때문에 폼페이 인들이나 이 영화 속 여주인공처럼 불행한 일도 겪게 될 수 있다

예측할 수 없고,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다시 한 번 고민하게 하는 영화이다.

10분은 어떻게 생각해보면 참 짧은 시간일 수도 있지만, 그 사이에 어떠한 일도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긴 시간이기도 하다. 스포츠에서 10분이면 경기결과가 좌우 될 정도로 중요한 시간이며, 10분이면 연인사이가 남남이 될 수도 있다

그 정도로 10분은 우리에겐 ‘학교 쉬는 시간’ 정도로 의미없이 지나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사건, 사고가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비중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ten minutes older-the chello 는 8명의 거장들이 각자 10분이라는 한정된 시간 속에서 ‘시간’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자신들의 철학을 간략하게 녹여낸 옴니버스식 영화다.총 8편의 단편들은 각 감독들의 다른 ‘시간’에 대한 시각들을 보여주고 보는이로 하여금 시간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끔 만들어 준다.
그 중 이스트반 자보 감독의 ‘ten minutes after’ (10분 후)는 10분이라는 시간이 누군가의 인생에 어떤 변화를 줄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다.

아주머니는 tv의 영어강좌를 틀어놓고 기념일인 듯 먹을 것을 준비하면서 누군가를 맞을 준비에 여념이 없다. 아무래도 결혼기념일을 기념해 남편을 기다리는 부인 같다
   (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