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섬’
-남성으로서의 호기심에서 출발한 영화
남성에게 있어 여성은 어떤 존재일까.혹자는 김기덕 감독에게 여성의 심리를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는 감독이라 칭찬하지만, 글쎄과연 그럴까?
남성에게 있어서의 여성. 항상 궁금하고 무언가 알 수 없는 존재
막상 대해보면 그렇지 않음을 절감하지만 항상 무언가 신비로움을 가지길 기대하게 되는 존재. 항상 가까이 하고 싶지만 또 금방 질리게 하는 존재
그러나 육체와 정신이라는 이원론적인사고방식으로 인간을 단순화 시킨다해도 그 어느 한곳에서도 완전히 벗어날 수 없는 존재. 그런 존재가 바로 여성이다
또 ‘섬’이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제목에서부터 느낄 수 있지만, 이렇게 영화 ‘섬’은 원초적으로 남성이 가지고 있다는 여성에 대한 공포와 호기심, 그리고 애정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한다고 본다.
‘악어’‘파란대문’‘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감독은 철저히 남성 중심적(이것이 결국 감독 본인의 시각이기도 하다)인 시각에서 영화를 다룬다. 그가 묘사하는 여성과 남성의 사랑에서 ‘섹스’를 빼고는 상상할 수조차 없으며, 나름대로 여성의 심리에 대해 잘 묘사해 보고자 노력하지만, 결국은 그 무뚝뚝한 시선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질책하는 것이 아니다. 그의 영화에 출연하는 주인공들
예를 들어, 거지, 도둑, 살인범, 창녀같이사회의 온갖 어두운 부분들을 짊어지고 있는 사람들을 그리고, 사회를 비판하며, 급기야는 ‘섬’에서 온갖 엽기를 총 망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단순하고도 유치하다싶은 사랑에 대한 시선은 남성이 가질수 있는 ‘순수’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이것은 영화 안에서의 어떤 장치들을 발견하고 해석함으로써 얻은 생각이 아니라 ‘김기덕의 영화’로서 ‘섬’에서 베어나는 향기이다
-장치의 연속 혹은 반추상
이 영화를 보면 그의 작가주의정신에 대해 사뭇 재확인하게 된다. 영화에 나오는 수많은 장치들로 인해 이 영화는 컬트영화의 ‘그것’처럼 묘한 매력을 가지며, 다시보고 또 봄으로써 거듭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여주인공이 키우는 개나 살점이 떨어져나가고도 물속을 헤엄치지만 낚시바늘에 걸려 돌아오게 되는 물고기, 경찰을 피해 도망치지만 다시 잡히게 되는 수배범, 여주인공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다방 여종업원과 남자모두 여주인공에게서 헤어져 나오지 못하는 주인공 남자를 대변한다. 이렇게 아무 스스럼 없이 다가서지만 헤어나오지 못하고 잡혀있는 이 모든 현상의 중심에는 항상‘물’이 있다
(이하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