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음을 이야기하는 의사입니다』  「저자소개」   윤 영 호  
-중1때 암으로 떠난 누나의 죽음/ 35년간 암연구 및 치료의사
-‘의미 있는 삶, 아름다운 마무리’ 강연 및 방송출연
-한국호스피스 완화의료학회 설립위원, 윤리이사, 학술이사 엮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교수,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캐어센터 연구소장

저작시기 : xxxx. xx

xx.
“생각을 바꾸면 행동이 달라지고, 행동을 바꾸면 습관이 달라지고, 습관을 바꾸면 성격이 달라지고, 성격을 바꾸면 운명이 달라진다.“」-새뮤얼 스마일스(스콜틀랜트 정치개혁가, 의사)
“去去去中知 行行行裏覺”/ 가고 가고 가다 보면 알게 되고 행하고 행하고 행하다 보면 깨닫게 된다-노자의 도덕경
chapter 1.당신에게 주어진 삶이 고작 몇 개월이라면?
p25.가정의학과 전문의로서 말기암 환자들을 위한 호스피스 완화의료 일을 해온 지 정확히 23년이 되었다.그 세월의 굽이 마다 숱한 죽음을, 단순한 임상적 경험으로서의 죽음이 아닌 희노애락이 담긴 죽음의 표정을 지켜봐 왔다.2011년에는 나를 소개한 ebs 다큐멘터리<명의>시리즈의 타이틀도 “나는 죽음을 이야기하는 의사입니다”였다.
p25.그러나 사람들은 아직도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흔히 ‘호스피스’란 말이 들어가면 고통 속에서 죽을 날만을 기다리는 환자를 돌보는 일로 오해하는 게 현실이다.여전히 ‘호스피스죽으로 가는 곳’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것이다.
p26.호스피스 완화치료’란 암, 뇌졸증, 간경변증 등을 포함한 중증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 대해 ‘완치를 목적으로 하는 의학적 치료 방법이 더 이상 효과가 없을 때 이들이 마지막까지 겪게 되는 고통을 들어주고, 삶과 죽음의 질을 높여 주는 의료 행위’로 요약될 수 있다.다시 말해 말기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줄이고 삶과 죽음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목적으로 질병의 마지막 과정과 사별기간에 겪는 당사자들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 문제 들을 해결하고자 제공되는 전인적인 의료 서비스이다.이를 위해서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성직자, 자원봉사자 등이 팀을 이루어 죽음에 이르는 동안의 적절한 통증 관리 는 물론 환자와 가족들의 삶의 질, 평화, 위안과 같은 정신적 측면을 돌보는 과정도 수행
한다.
p27.현대 의학에서는 수술, 방사선 치료, 약물요법과 같은 다양한 항암 치료 방법이 존재한다.그러나 모든 방법을 동원했음에도 불구하고 병세가 더 이상 치유되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된다면, 또는 환자가 치료에서 오는 부작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면 더 이상의 항암치료는 의미가 없다.
말기에 접어든 병이야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환자의 고통을 해결하고 남은 생을 평화롭고 가치 있게 정리하는 노력은 그때부터 시작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스피스 완화의료팀에게 있어 환자들의 통증관리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우울과 불안, 세상에 대한 소외감이나 생의 무의미함을 극복하도록 돕는 ‘정신적 돌봄’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한사람 한 사람의 환자가 저마다 ‘인생이라는 작품’을 훌륭히 완성해 내고, 마침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미소로 작별하는 순간을 꿈꾼다.
p34.어떤 죽음을 먹고 또 다른 생물이 살아가듯 우리의 삶도 누군가의 죽음을 흡수하며 계속 이어진다.그가 남긴 죽음이 불편한 것이었다면 우리의 몸속에 흘러든 삶 또한 불편한 흔적을 남길 것이다.그 삶이 아름다운 것이었다면 우리가 누군가에게 건네 줄 삶 또한 그리될 것이다.어떤 모습이었건 우리는 죽은 자들이 남긴 시간과 흔적 위에서 새로운 터를 짓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허니, 이제 우리에게 돌아오는 밥상을 정성껏 받아들이며, 미안하지만 잘 먹고 잘 살아 가도록 하자.일상은 그렇게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pxxxx.xx.xx년도 인구주택총조사 인구는 외국인 노동자와 국제결혼 등의 이유로 유입된 외국인 58만여 명을 포함해 4,858만 293명이라고 한다.이 중에서 한 해 총 사망자 수는 대략 26만여 명에 이른다.이들 중 절반가량(47.8%)이 3대 사망원인인 악성신생물(암) 뇌혈관 심장관련 질환으로 사망한다.특히 암으로 인한 사망 비율은 인구 10명당 사망자 수가 144.4명으로 뇌혈관(53.2명)과 심장질환(46.9명) 부문을 합친 것보다 압도적으로 높다.총수를 계산해 보면 7만 명에 가까운 인구가 말기 암으로 세상을 등진다.3대 사망 원인에 고혈압, 당뇨 같은 질병을 더하면 만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 비율이 약 90%, 총26만여 명 중 23만 명에 달한다.이를 4인 가족 기준으로 생각하면 90만 명에 이르는 유가족이 매년 발생하는 것이다.
『p36.한 인간이 태어나서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누리는 것이 ‘웰빙well-being,의 근본 의미라면, 그가 인간적 존엄과 품위를 갖추고 행복한 인생 마무리를 하는 것은 ’웰다잉well-dying이라 하겠다.잘 살고 잘 죽기.이 둘은 서로 반대의 개념이아니라 행복한 삶을 위해 필요한 순환 고리들이다.나는 그것이 진정한 복지 사회의 바로미터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 10조에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렇다면 “모든 말기 환자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라를 가진다. ”는 말도 당연한 것이어야 할 텐데, 우리에게 이 부분은 예외 조항인 것 같다

솔직히 말해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죽음을 앞둔 말기 환자를 위한 ’인간적인 돌봄‘ 장치가 전무한 나라이다.
p37.행복한 죽음은 행복한 삶만큼 중요하다.그러한 죽음의 방식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합당한 의료 지침과 질적으로 높은 의료 서비스, 제도적 경제적 지원, 그리고 죽음에 대한 국민들의 전환적 사고가 요구된다.이 중에서 현재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한 법적 근거와 재정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