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임강현의 고라니
2장 검 땅의 당나귀
3장 영주 모씨의 쥐
소설 삼계를 읽고나서
1.임강현의 고라니
‘임강현의 사냥꾼이 고라니 새끼 한 마리를 잡아서는 기르려고 가지고 왔다.’
고라니는 노루보다 몸집이 훨씬 작고 뿔이 없는 동물이다. 우리나라에는 거의 없어서 고라니의 생태에 관한 자료는 거의 외국에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사냥꾼인 임강현이 고라니를 죽이지 아니하고 왜 기르려고 했을까?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중국에서도 고라니는 흔하지 않은 동물이었나 보다. 사슴과니 성격이 유순할뿐더러 노루보다는 몸집이 한참 작으니 다루기도 쉽고 뿔이 없으니 사람을 해칠 위험도 없는 것이 그것을 기르려고 한 이유가 아닌가 싶다
‘문에 들어서니 놀던 개들이 침을 흘리고 꼬리를 흔들며 따라왔다.’
내가 기르는 강아지는 애완용이라 몸집도 작고 다른 동물들을 볼 기회도 없어서 다른 짐승을 만나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잘 모르겠다. 이 임강현의 개들처럼 야성에 따라 침을 흘릴지
그 당시야 애완용으로 기르지 않았을테니 주인을 따르면서도 야생동물의 본능을 유지하고 있었나 보다. 약한 짐승 고라니를 보고 일단은 침부터 흘렸다 하니
‘사냥꾼이 노하여 개를 쫓아버렸다.’
어떤 목적에서 기르든 자신이 키우고 있는 짐승들이 자기가 기르려 데려온 고라니를 해치려 하니 화가 나 쫓는건 당연하다.
‘이로부터 날마다 고라니를 안고 개 있는 곳으로 와서 늘 보게 하니, 개로 하여금 고라니를 괴롭히지 못하게 하고 또 고라니로 하여금 조금씩 개와 놀게 하고자 해서였다.’
임강현은 야생동물을 왜 집동물들과 어울려 놀게 하려 했을까? 특이한 조화를 좋아하는 그의 기호가 약한 고라니를 위험에 빠트릴 것은 헤아리지 못했나 보다. 개는 또한 사람의 집에 있는 것이라 주인 말을 따를 수 밖에 없다
주인이 먹이를 주기 때문에 굶어죽지 않으려면 주인이 원하는 바대로 해야 한다. 탐이 나는 고라니를 앞에 두고서도 주인이 두려워 잡아먹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를 꽤 오래하니, 개들이 모두 주인이 마음을 알아 그와 같이 행동하였다.’
개들이 주인의 마음을 알아서 그렇게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앞에 말했듯이 주인이 두렵기 때문이다.
‘고라니도 점점 커감에 따라, 자기가 고라니임을 잊고 개들이 자기의 진정한 친구인 줄 알아 온종일 서로 뒤섞여 장난치며 지내니 날이 갈수록 더욱 가까워졌다.’
얼마나 어리석은 짐승인가. 모습이 다르고 울음소리가 다른데 개들과 같다고 생각하다니
그리고 얼마나 순진한 동물인가. 처음 봤을 때 야성으로 침을 흘리던 개들을 친구라고 믿다니
(이하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