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지구별’전도사> 글짓기
요새 친구들과 축구하는 재미에 푹 빠져 학원 숙제가 밀려있었다.정신없이 내 방
에서 영어작문을 하고 있을 때 안방에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났다.엄마에게 무슨 일
이 있나 놀라 숨죽여 방 안을 살펴보았다.엄마는 큰 상을 펴놓고 책을 읽고 계셨다.
그러더니 또 ‘훌쩍’.얼마 후에는 휴지 상자를 아예 통째로 책상에 올려놓으셨다.나
는 의아했다.엄마가 책을 읽으며 우는 것을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마음이 약한 엄
마는 나를 혼내고도 곧잘 눈물이 고이는 분이기는 하다.의문은 몇 시간 후 풀렸다.
그날 저녁, 우리 가족은 가까이사는 외삼촌과 함께 식사를 했다.국세청에 근무
하는 외삼촌은 두 달 후 독일로 파견근무를 나가신다.3년간 베를린대사관에서 상무
관으로 일하신다는데 나는 상무관이 외교관과 어떻게 다른지 궁금했다.외삼촌은 빙
그레 웃으시며 “외교관인데 경제담당 외교관인 셈이야.”라고 말씀하셨다.반기문 유
엔사무총장 같은 훌륭한 외교관이 되고 싶은 나에게는 좋은 정보였다.대사관에 근
무하는 사람도 모두 자신의 전문 분야가 있고 정부에서 파견을 나가 외교업무를 돕는
다는 사실을 새롭게 깨달았다.아빠와 외삼촌이 얘기를 나누시는 동안 나는 엄마에
게 살짝 여쭤보았다.
“엄마 무슨 책인데 그렇게 우셨어요?”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이라는 책인데 아프간의 상황이 너무 처참해서 눈물이 줄
줄 새더라.수도꼭지를 틀어놓은 것처럼 말이야.엄마가 자원봉사 활동을 했던 연해
주 고려인보다 여건이 더 나빠.시간 내서 너도 한 번 읽어보렴.그리고 준영아, 저녁
에 집에 가서 할레드 호세이니란 사람 좀 찾아보자.”
“그 사람이 누군데요?”
“엄마가 읽고 있는 책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을 쓴 작가인데, 지금은 유엔 난민국
에서 일한다는구나.엄마는 준영이도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자신의 능력을
나눌 줄 아는 사람!”
그 때 엄마와 내가 나누는 얘기를 듣고 계시던 외삼촌이 말씀하셨다.“준영이의 꿈은 외교관이고, 엄마가 준영이에게 바라는 건 국제기구 활동가네.그
일을 모두 맡아 하는 기관이 있단다.바로 koica야.”
외삼촌 말씀으로는 얼마 전 베트남 국세청 직원들이 와서 우리나라의 조세제도에
대해 배우고 갔는데 그 행사를 주관한 곳도 koica라고 하셨다.외삼촌은 그들에게
국세와 지방세에 대해 강의를 하셨는데 많은 보람을 느끼셨단다.그리고 우리나라도
이제 기술을 전해줄 만큼 성장했고, 대외무상원조를 할 정도의 경제력을 갖췄다고 말 (이하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