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키 구라모토의 내한, 그것도 전주공연 감상문
2004년 5월, 용돈을 탈탈 털어 티켓 한 장을 사고 당시 학교에서 제일 무서웠던 담임선생님께 가서 한 번만 야간 자율학습을 빼달라고 싹싹 빌었다. 그렇게 기다렸던 유키 구라모토의 내한, 그것도 전주공연
두 시간의 연주 내내 심장이 쉴 틈 없이 뛰었던 열 여덟, 봄날 밤의 그 떨림을 나는 지금까지도 잊지 못하고 있다.
단조롭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으며, 이론적으로 따질 틈도 주지 않고 가슴속에 살며시 따뜻한 온기를 퍼뜨리는 감성적인 음악.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를 지칭하는 말이다
중학교 시절, 지인에게 첫 피아노 솔로 앨범 「lake misty blue」 를 선물 받고 나는 처음으로 그를 접했다.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
당시의 나와 코드가 딱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피아노가 이끄는 선명한 멜로디, 금방이라도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게 할 것 같은 애절한 선율은 꽤 사춘기 소녀 적이었던 어린 감성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켰고, 그 파장은 점점 커져서 스물이 될 때까지 내 감성을 지배하고 있다
그의 음악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나는 좀 다른 사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장 감성적인 시기에 유키 구라모토의 씨디가 없으면 잠들지 못했고, 화가 나거나 마음을 가라앉혀야 할 일이 있으면 「reminiscence」 앨범의 6번트랙 meditation 을 들으면 이상하게 금방 안정됐다
항상 씩씩대며 ff버튼을 6번 눌렀던 기억이 난다. (사실 meditation의 뜻이 ‘명상’ 이라는 것도 그 때 뜻을 뒤적거리다가 처음 알았다
명상을 위해 만든 곡이니 마음이 안정될 수밖에. ) 나는 개인적으로, 처음 접한 앨범 「lake misty blue」를 제일 좋아하고, 요즘은 새로 나온 「piano jewels」의 대표곡인 ‘piano jewel’을 즐겨 듣는다
이제 그가 어떤 사람인지 소개해보겠다. (그의 한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글을 참고하였다
) 유키 구라모토는 일본 사이타마현 우라와시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를 연주하기 시작하면서 음악적 재능을 발휘하였다
학창시절에는 라흐마니노프와 그리그 등의 피아노 협주곡에 심취하여, 아마추어 교향악단에서 독주자로 활동하는 등 클래식 피아니스트로써 발군의 솜씨를 보였다. 그러나 그가 일본의 명문 도쿄 공업대학 출신이며, 응용물리학 석사라는 사실은 다소 의외이다
음악가와 학자의 선택의 기로에서, 그는 피아니스트의 길을 선택하였다. 그는 클래식 작곡과 편곡, 그리고 팝음악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연구와 학습을 하였다
이후 프로 뮤지션으로써 클래식에서 대중음악, 가요 분야에 이르기까지 많은 유명 음악가, 탤런트와의 공연, 레코딩 활동을 통해 경력을 쌓아 오늘에 이르렀다. 1986년 그는 첫 피아노 솔로 앨범 lake misty blue 를 발표하였는데, 수록곡 lake louise가 크게 히트함으로써 데뷔에 성공하였다
그는 “당시 발매된 앨범이 다행히도 후한 평가를 얻을 수 있었고 그 후 오리지널 작품집을 연이어 발표하는데 큰 격려가 되었다. ” 고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이하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