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우물, 우리는 한가족> 글짓기 “웩, 저걸 어떻게 먹어.” “저러다 다 죽것다.볼펜 좀 갖고 와 바라.”
외할아버지와 함께 저녁밥을 먹다가 캄보디아 사람들이 더러운 것들이 둥둥 떠다
니는 물을 그냥 마시는 방송을 보게 되었다.
오랜만에 외할아버지께서 우리 집에 오셨다고 엄마가 잔뜩 솜씨를 부려 맛있는 반
찬을 많이 만들어 주신 저녁이었다.내가 좋아하는 고기반찬이 많아서 맛있게 밥을
먹고 있었는데 캄보디아 사람들이 오염된 물을 먹고 빗물을 받아서 몸을 씻고 있는
것을 보니 순간 역겨운 생각이 들었다.그 물을 마신 어린이들은 배가 아픈 병에 걸려
누워있는 것도 보여주었다.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왜 저런 구정물을 마시고 있는지가 의심스러웠다.수
돗물을 먹든가 아니면 생수를 사먹든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외할아버지께서 캄보디아에 우물을 만들어 주는 단체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으시더니 “세상에 저런 곳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혀를 끌끌 차셨고 외
할머니께서는 너무 안됐다면서 눈물까지 글썽이셨다.
“할머니 울지 마셔요.불쌍하기는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니잖아요.”
“준석아, 다 똑같은 사람들인데 그런 말 하는 게 아니다.”
“저것 봐, 저런 사람들도 있는데 멀쩡한 수돗물을 정수해먹는다고 유난을 떠는 당
신도 생각 많이 해봐야지.”
묵묵히 계시던 아빠도 한 말씀 거드셨다.그날 저녁 캄보디아의 물 사건이 온가족
의 화젯거리가 되었다.
그날 일기도 ‘캄보디아의 물 이야기’를 주제로 썼었다.그리고 물이 풍부해서 집 뒷
마당에 수영장을 만들어 놓는 미국집들이 떠올랐다.아빠 회사일 때문에 미국에서 산
적이 있었는데 그 나라는 물이 풍부해선지 여름이면 뒷마당에 있는 수영장에서 친구들과 생일 파티를 하는 집들이 꽤 많았다.또 스프링클러가 앞, 뒷마당에 있는 잔디에
물을 주기위해 낮 시간동안 작동하는 집들이 대부분이었다.물이 철철 흘러넘치는 나
라였다.그런데 방송을 통해서 본 캄보디아는 미국과는 정반대의 나라였다.
사실 우리나라가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여겼지만 나는 그 방송을 보는 내내 맘이
편한 것은 아니었다.그리고 ‘하느님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학원공부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 온 누나가 “뭔 생각을 그리 골똘히 생각하
느냐.”며 놀리듯 나에게 말했다.
“모르면 그냥 있어.캄보디아 땜에 그러는 거야.”
“갑자기 캄보디아는 왜, 아빠가 캄보디아로 발령 나셨니?” (이하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