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부<글짓기>
‘반 여성부가 등장했다’, 한 인터넷 기사의 헤드라인이었다. 곧이어 막대한 양의 인터넷 기사, 신문 기사, 잡지 기사들이 비슷한 표제를 걸며 쏟아져 나왔다
5시부터 시작해서 마감뉴스까지 똑같은 표정의 아나운서들은 똑같은 헤드라인을 걸고 똑같은 내용을 방송했다. 이 모든 것들이 하나를 향한 것이었다
‘남성부. ’ 여성부를 약화시키고 남성연대를 지지하자
인터넷 네티즌들 사이에 공공연히 보이는 내용이었다. 이 공공연한 생각을 실현 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진 부서가 남성부였다
남성들을 받아왔던 역차별로부터 보호해 줄 것이라는 기대가득한 반대편에서는 ‘여성가족부가 이미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부서를 만드는 것은 세금 낭비’라며 국민 세금의 쓰임에 대해 논하였다. 일부는 ‘여성부와 남성부를 싸움 붙여 국민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정책 중 하나’라며 격분했다
길거리에서도, 친구들끼리 만나서도, 같은 회사 직원끼리 에서도 남성부는 확실히 화제였다. 이 수많은 논란을 몰고 온 한 부서는, 알고 보면 일종의 소규모 회사 형식의 부서였다
회의실에서는 여러 가지 말이 오갔다. 목소리는 점점 커지기도, 작아지기도 했다
수많은 정책들이 쏟아져 나왔고 또 그것들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반박 당했다. 그 정책은 너무 예산이 크다, 이 건은 실현성이 전혀 없다
결국 지금껏 입을 다물고 있던 가장 중앙, 다른 것보다 10센티미터 높은 의자에 앉아있던 남자가 입을 열었다.
“선택 기준은 간단합니다. 첫 번째, 예산이 너무 크지 않은 것
두 번째, 우리 부서의 목적을 뚜렷이 나타내 줄 수 있는 것. 조금 더 신중히 생각해서 발언권을 얻으세요
”
잠깐의 정적 후 또 다시 회의실은 소란스러워졌다. 1시간이 더 지났다
결국 채택 된 것은 감색 양복을 입은 남자의 의견이었다. 회의가 끝나자 여느 때와 같이 곧바로 업무가 시작 된다 (이하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