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을 넘어서<글짓기>
얼마 전, 학교에서 국어 수업 시간에 양성평등에 관한 비문학 자료를 접할 기회가 있었다. 우리사회가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을 사회화시킴으로써 양성의 역할을 제한해왔고, 정치나 경제 등 영역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인간의 활동 영역에서 성차별이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하는 글의 내용은 내게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남자와 여자는 그 성(性)이 다를 뿐인데 이 작은 차이가 이토록 큰 차별을 만드는 것이 무엇일까? 이러한 의문을 해결하고, 우리나라가 좀 더 평등한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글을 써보기로 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인 ‘남성스럽다’나 ‘여성스럽다’는 평범한 말 같아 보이지만 그 속에 위험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말을 통해 우리사회는 양성의 역할을 제한함으로써 불평등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런 성역할에 대한 편견을 벗어나지 못하고서는 양성평등을 이루기는 힘들 것이다.
성역할에 대한 우리의 편협한 인식은 올바르지 못한 사회화 과정에서 비롯되고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에 대한 사회화 과정을 겪게 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장난감 칼이나 총은 남자아이에게만 사주고, 여자아이에게는 장난감 인형 등을 사주는 것이 그러하다
이외에도 남성에게는 ‘바깥에서 일해서 집안을 부양하는 역할’을, 여성에게는 ‘가사와 육아 및 내조’라는 역할을 부여한 것도 편협한 성역할을 사회화한 대표적인 예이다.
왜곡된 성역할에 대한 사회화는 과거에서부터 진행되어왔다. 오랜 기간에 걸쳐 ‘정치는 남자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모두에게 남아있다
남성이 정치적으로 상당히 우월한 위치에 서게 된 것은 인류가 농업을 주된 생산수단으로 삼게 됨에 따라 남성의 신체적인 유리함으로 권력을 얻게 되면서부터라고 생각된다. 조선 후기에 이르러서는 양반 사대부들이 통치 체제를 정비하고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다는 명분하에 성리학적인 남성 중심의 질서가 보급 되면서 오늘날까지도 정치적인 영역에서 남성들의 비율이 지배적으로 높다
조선 후기의 족보문화에선 가계를 잇는 역할을 남성에게 한정시키고 결혼한 여성은 남으로 취급하였다. 조선 후기 양반 사대부들이 족보를 서술할 때 철저하게 장남 위주로 썼다
차남, 삼남도 이름을 기록했지만 여성은 그들보다 낮은 지위에 놓여 있어 그 집안에 시집온 여성의 경우 이름도 없이 ‘밀양 박씨, 안동 김씨’로 썼다. 딸의 경우에도 태어난 순서만 적고 오히려 사위의 이름을 적었다
집안에 아들이 없고 딸만 있다면 가깝고 먼 친척에게서 양자를 들여 족보에 기록하고 집안의 대를 잇게 하였다.
조선사회는 정조의식에 있어서도 남녀에 대해 차별이 심했다. 여성이 재혼할 경우, 그 여성의 자식은 과거(科擧)시험 중 문과에 응시할 자격을 박탈했다
뿐만 아니라 재혼한 여성은 이부(二夫)를 섬긴다는 비난을 주변으로부터 들어야했다. 때문에 여성들은 혼인을 하자마자 과부가 되더라도 재혼하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알고 살아야했다
이것은 여성에게만 정조의 의무를 강요하려는 남성 중심적 사고로 보여진다. 또한 남성은 칠거지악(七去之惡)이라고 이유로 마음대로 아내를 집에서 쫓아내고 새 부인을 맞이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했었다 (이하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