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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 개인의 인식 변화가 먼저이다<글짓기>
“네가 남자로 태어났으면 참 좋았을 텐데
할머니 댁에 갈 때마다 나는 매번 이 말을 듣는다. 이 말이 얼마나 싫던지, 나는 할머니 댁에만 가면 말 수가 없어진다
그냥 아무도 내가 있다는 것을 모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만히 앉아 있고는 한다. 할머니께서 이 말을 꺼내실 때면 삼촌들은 내 눈치를 본다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고, 눈물이 떨어질 것 같아 애써 숨을 고르는 내 모습이 안타까워서일까. 어렸을 적부터 이어온 이런 경험에 이젠 지쳐, 할머니 댁에 가자고 하면 어떻게든 피하고 보는 나다
부모님께 아들을 하나 더 낳으라고 재촉하는 할머니께 엄마도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마치 나를 보는 것처럼, 아들 이야기만 나오면 자리를 뜨시는 엄마의 모습이 한편으로 웃기기도, 한편으로 안타깝기도 하다
이렇게 손녀의 마음을 아프게 할 정도로 남아선호사상을 그대로 지니신 할머니 아래서 자란 아빠도 마찬가지다. 첫째 아들인 아빠를 할머니 할아버지는 매우 사랑하셨고, 늘 남자로서의 권위를 강조하셨다
아빠는 결국 가부장적인 모습으로 자랐다. 집안일은 모두 엄마가 해야 하며, 조금이라도 집안이 더러우면 무조건 화부터 내고, 엄마가 아파도 관심도 안 갖는 우리 아빠는 어렸을 적 내가 가장 미워하는 사람이었다
친구들이 아빠 같은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고 할 때, 나는 아빠와 정 반대인사람하고 결혼하겠다고 했으니, 얼마나 슬픈 유치원생의 말인지, 지금 생각 해 보니 피식 웃음도 난다. 이런 가정에서 살아온 나는 양성평등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이 많다
어쩌면 대학에 가서 양성평등 운동을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는 나를 보니, 참 그동안 쌓아둔 감정이 많았나 보다.
평등해져 가는 사회를 보며 나는 느끼는 것이 참 많다. 여성과 남성의 임금도 비슷해지고 있고, 오히려 능력 있는 여성이사회를 장악하는 시대가 되고 있으니, 이 세상은 평등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국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루어져 만들어 지는 것이지, 순전히 국민들을 위해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개개인이 양성평등을 마음에 지녀야, 국가의 평등이 실현된다. 국가에 의해 회사에서 남녀를 평등하게 선발하고, 사관학교에 여학생 입학이 가능한 것이 평등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남녀에 대한 생각을 바로 가지는 것이 진정으로 평등한 사회라는 의미이다
여성부의 활발한 활동과정부의 정책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의식 개선임에 틀림없다. 여성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다스리고, 대한민국의 최초 우주인도 여성이지만, 우리 할머니는 어김없이 남자를 선호하시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사회의 변화가 개인의 의식을 바꿔놓기에는 한 없이 모자라다
발레리노와, 여자군인이 당연하게 여겨질 사회가 다가오지만, 그건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여성과 남성은 다를 수밖에 없다. 한 학자에 따르면 남녀의 역할이 달라진 것은 선사시대 때부터라고 한다 (이하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