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 내가 바라본 우리 세계> 글짓기
나는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참 많은 것을 경험하였다.내 인생 절반 이상을 외국에서
보냈고 그랬기 때문에 다양한 환경, 문화 그리고 세계의 사람들을 만나보았다.
나는 태어나고 약 1년 후에 바로 필리핀으로 갔다.한국의 날씨와는 달리 후덥지근하
고 더운 날씨에 적응하느라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엄마께서 말씀하셨다.그렇게 몇 년이
흐른 뒤 나는 현지의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필리핀의 아이들과 같은 일상을 보냈는데
방학 때는 가끔 한국으로 가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러면서 나는 한국과 필리핀의 삶의 모습이 많이 다르구나하고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비교적 깔끔한 한국의 거리와는 다르게 필리핀의 거리는 어둡다.땅에 쌀가마
니 천이나 담요하나를 깔고 거기에서 한 식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았다.
더 놀라웠던 점은 한 살도 안 되어 보이는 아기가 그 먼지투성이인 곳에 눕고, 자고기고, 또 걸음마도 배운다는 것이었다.그들의 일은 항상 같고 매일 매일이 도돌이표다.
그들은 주로 가족 모두가 멈춰선 차 앞으로 가서 돈을 구걸하는 등 위험한 일을 늘상 하
고 있었다.
물론 아이들도 예외는 없었다.아이들은 그 위험한 도로로 나가서 차의 창문을 두들
긴다.그러면서 손을 내밀고 돈을 달라고 사람들을 애처롭게 바라본다.내가 기억나는 점
은 내가 택시에 엄마와 함께 탔을 때 3명이 차에 바짝 붙어서 검지손가락을 들고 눈물
을 흘리고 있었던 것이다.그리고 도로 끝에는 그들의 엄마처럼 보이는 마른 여자가 작은
아기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너무 불쌍하게 느껴져서 그들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
다.필리핀에서 산지 10년 정도가 되었어도 나는 항상 택시를 탈 때 엄마 어깨에 내 얼굴
을 파묻는다.물론 엄마도 나도 그들에게 돈을 좀 주고 싶지만 한 명을 주면 다른 아이들
도 걱정이 되고 눈에 밟혀, 쉽게 줄 수가 없다.
하루는 내가 학교에 갔을 때 교장선생님께서 슬프고 어두운 얼굴로 교실에 들어오셨다.그리고는 많은 선생님들이 심한 홍수로 인해 결석을 하셨다고 말씀하셨다.며칠 동안
퍼부었던 비 때문에 심한 홍수로 선생님들의 집이 물에 잠겼고, 출근조차 하실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필리핀은 한국과 달리 태풍이나 비 피해가 엄청나게 큰 손실을 가져온다.그래서 모
두들 그 상황을 잘 알고 있었기에 학생들은 모두 집에서 옷이나 몇 가지 물품, 그리고 음
식들을 선생님께 보내주기로 하였다.나와 엄마도 거리낌 없이 바로 컵라면, 옷, 생필품,
그리고 몇 가지 음식을 큰 가방에 꽉꽉 채워 넣은 기억이 있다.
그 이후로 선생님은 항상 내게 감사를 표했고 그로 인해 나는 선생님과 더 가까워졌 (이하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