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여회장의 꿈<글짓기>
“어이, 3학년 회장! 우리한테 봉사나 한 번 해 봐라.”
덩치가 큰 남자아이가 날 비웃듯이 쳐다보며 말했다. 곁에서 같이 공을 던지며 놀고 있던 아이들도 거들며 “그래, 공 좀 주어와 봐
”하며 크게 웃었다. 나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난 그 애들 머리를 쥐어박고 귀밑머리를 잡아 뜯고 싶었지만 난 회장이기 때문에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그, 그래! 연설문까지 기억해줘서 고마워!”
날 놀리던 아이들은 뜻밖의 내 반응에 당황했는지 “어? 고맙다네?”하며 공을 바닥에 튕겼다.난 비아냥거림을 짓눌러 기쁘기는 했지만 남자아이들의 태도에 너무나도 실망했다.
난 작은 몸집 때문에 3학년 같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회장 후보에 나가 서 그 때의 속상한 기분을 솔직하게 써 넣었다
그 덕분에 모두 웃음이 터졌다. 그리고 내 진심이 통했는지 나는 회장이 됐다
하지만 부회장과 열 표 차이밖에 나지 않아 남자아이들에게 ‘무승부 회장’이란 말을 듣는다. 부회장에겐 부회장이란 짐을 덜어주려는 듯 이름을 불러주면서도 나에겐 “어이, 회장! 회장이네!” 하면서 짐을 더 얹어주었다
무엇이 3학년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나를 회장으로 만들었을까. 그것은 남학생 후보가 남학생들의 힘만을 믿고 여학생 후보를 너무 쉽게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유권자 수로 보아 남학생이 훨씬 많았으므로 그다지 노력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부회장은 남자의 수만 믿고 치열하게 싸우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달랐다. 같은 이유로 나를 밀어주는 아이들은 대부분 여자아이들이라 수도 적었다
그래서 나는 준비를 더 철저히 했고 피켓과 벽보를 만드는 데도 최선을 다했다. 나와 같이 선거 운동할 아이들의 숫자도 적어 내 기호조차도 모르는 아이가 많았지만 내 선거운동원 중에는 남자 아이들이 있었다는 게 내게는 큰 힘이 되었다
왜냐하면 비록 숫자는 두 명에 불과했지만 남녀의 편견을 깨고 용기있게 나를 밀어주는 것이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난 어떻게 하면 내 연설문을 들어줄까하며 심사숙고 해 연설문을 완성했다. 나의 이야기를 이해해 준 아이들이 비록 열 명뿐이라 해도 나는 행복했다
(이하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