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의 피 연극 감상문  

11월의 어느 나른한 오후. 그 날의 수업이 오후 수업이었기에 나는 별 생각없이 라디오를 틀고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으며 학교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김원희의 정오의 행진곡’ 이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때마침 그때 연극 티켓을 나누어주는 이벤트 진행중이었다. 그때까지 한번도 인터넷에 사연을 올린다거나 하는 일을 하지 않았던 나였다

그러나 평소 자주접했던 영화보다는 연극을 통한 문화생활(?)을 하고 싶은 마음과 이런 이벤트를 통해서 보게 된다면 더 큰 추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인터넷에 사연을 올리고 이벤트 참여를 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운 좋게도 나의 사연이 당첨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김금지 원작에 이종원 연출의 ‘세자의 피’ 라는 연극이었고, 장소는 대학로에 위치한 학전 블루 소극장이었다.

평소 연극은 거의 보지 않았던 터라 어느 정도의 설레임으로 극장에 들어섰다. 짙게 분장한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연극은 시작되었다

한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연극은 시작되었다.

사도세자가 혼인하는 날, 대궐은 축제 분위기에 들떠 있지만 다른 한 쪽에서는 밤마다 나타나는 선왕의 혼령 때문에 공포에 질려있다. 세자는 경비병들과 함께 혼령을 기다리던 끝에 결국 만나게 되지만 신하들이 등장하는 바람에 자세한 내막은 알아보지 못한다

왕과 신하들은 갈수록 이상한 행동을 하고 선왕(세자의 생부)에게 집착하는 세자에게 세자로서의 위엄을 갖출 것을 요구하지만 세자는 여전히 그들과 언쟁을 그치지 못한다. 세자빈(혜경궁 홍씨) 역시 이러한 세자의 행동을 염려하여 충고를 하지만 이번에도 세자는 그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


밖으로 뛰어나간 세자는 선왕의 혼령과 다시 만나게 되고 혼령은 자신이 지금 옥좌에 앉아있는 바로 그 인물(선왕의 동생이자 세자의 숙부)에 의해 독살되었음을 암시하는 그림자 놀이를 보여준다. 세자는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세자빈과 부원군은 이를 보고 더욱 걱정을 한다

한편 임금은 여느 때처럼 양위전교를 내려 세자와 신하들의 충정을 시험하여 즐기고 있는데, 이 때 세자가 들어와 그러한 임금의 모습을 비꼬며 자신이나 현 임금이나 모두 왕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은근히 뭔가 알고 있는 눈치로 묻는다.

혼령으로부터 전해들은 엄청난 사실에 대해 세자는 확실한 증거를 잡기 위해 광대들을 불러들여 혼령이 자신에게 보여주었던 그림자 놀이를 재현시킨다. 왕은 그 장면을 보고 새파랗게 질려 자리를 뜨고 세자는 심성이 더욱 불안해지며 급기야는 세자빈과의 대화를 염탐하던 광대를 죽이고 만다

이후 세자는 잠시 궁을 떠나 백성들을 살피며 돌아다니지만 임금의 병이 위중하다는 부원군의 거짓 편지에 말려들어 다시 돌아간다.
세자가 선왕의 혼령과 만났음을 알고 있는 임금과 신하들은 그들의 죄상이 드러날까 두려워하여 세자를 죽이기로 결정하며, 세자는 뒤주 속에서 8일을 버티다가 숨을 거둔다.

이 연극의 대략적 줄거리이다. 나는 세자역할을 맡은 김은석 배우의 리얼한 표정과 행동연기에 온몸에 전율이 느껴질 정도였다

一國의 왕위 계승자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노선을 달리했다는 이유만으로 비참하게 죽어간 사도세자. 그리고, 권력 앞에서는 부자의 정도 부부의 연도 모두 헌신짝처럼 내던질 수 있었던 사람들   (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