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에서 백두까지-우리는 하나 > 글짓기
거대한 우주 공간 안에 초록별이라 불리우는 작디작은 지구.그 안에서도 아시아라는 대륙 속에 묻혀 눈에 띄지도 않을 정도로 조그마하게 자리하고 있는 대한민국.슬프도록 아름다운 반도국가인 우리의 한국.그 작은 나라는 또다시 둘로 갈라져 분단이라는 뼈아픈 상처와 역사를 안고 있다.50 여 년이 넘는 세월동안 피를 나눈 한형제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면서 서로 적대시하며 살아온 것이다.20세기 세계 역사상 최대의 비극으로 기록된 6.25라는 상처를 가슴에 안고 살아가는 우리는 6월이 오면 더더욱 가슴 저리는 아픔에 휩싸이고 만다.
신록이 무르익는 유월은 울타리마다 붉게 타오르는 넝쿨장미가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계절이다. 이 아름다운 날에 푸른 산과 들을 피로 물들일 수밖에 없었던 과거의 아픈 상처는 이제 더 이상 우리 곁에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
창살마다 가득 차오르는 눈부신 햇살을 바라보면 온 산과 강을 피로 물들여 놓았던 그날들이 정말 있었던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그만큼 우리의 유월은 아름답다
결코 슬픔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로 인해 아직도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중학교 때,과외를 받으러 다니던 때였다. 수업중에 갑자기 아랫집에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울음이라기보다는 무언가 큰 바윗덩어리를 담은 듯한 한의 응어리가 맺힌, 할머니의 통곡소리였다. 처음에는 너무 놀라고 이상한 생각과 함께 시끄럽게만 느껴져 기분이 좋지 않고 수업에 집중이 잘 되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몇 번 듣다 보니 그 소리가 단순한 울음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뭔지는 모르지만 한이 맺힌 듯한 통곡과 오열이 합쳐 진 절규였다
그것은 듣는 사람의 가슴마저 피눈물을 흐르게 할 만치 강인한 슬픔을 안고 내 가슴 속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나는 너무 궁금해서 선생님께 아랫집 할머니에 대해 여쭈어 보았다
그래서 알게 된 할머니의 사연은 나를 한동안 멍함 속으로 던져 버렸다. 그 울음소리를 시끄럽게 여겼던 나를 고개조차 들 수 없도록 부끄럽게 만들었다
그 할머니께서는 어렸을 적 6.25전쟁을 겪게 되었는데 피난을 오다가 가족과 헤어지게 되었다고 했다.가족의 생사도 모른 채 오십 년이 넘는 세월동안 그리움에 사무친 세월을 살 수 밖에 없었다.시간이 지나면 잊을 법도 하지만 오히려 흐르는 세월의 무게만큼 더 큰 그리움과 더더욱 또렷하게 떠오르는 가족들의 얼굴을 결코 잊을 수가 없었다.너무도 그리워 미칠 것만 같은 안타까움과 절망 속에서 그렇게 한 번씩 땅을 치며 통곡을 하셨던 것이었다.그 누가 할머니의 삶을 보상해줄 수 있을 것인가.그 누가 있어 그 할머니의 그리움을 대신 채워 줄 수 있을 것인가.그 어떤 부귀영화도 그 할머니의 비어버린 공간을 채워 줄 수는 없다.그 어떤 보상으로도 처절하게 황폐해져버린 할머니의 영혼을 살찌워질 수는 없다.대한민국 우리의 작은 땅덩이 안에 그 할머니 같은 가슴아픈 사연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산가족들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하니 슬픔으로 가슴이 저려왔다.
전국 곳곳에서 이산의 아픔을 껴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한두 사람이 아닌데도 우리는 아직 ‘통일이 되어야한다’라는 헛구호만 외치고 있다.말뿐인 노력보여주기 위한 형식적인 행동은 상처 입은 국민의 마음에 생채기만 더해줄 뿐이다.
가끔씩 여러 대중매체를 통해 북한에 대한 여러 소식을 접하게 된다. 그 때마다 북한이 우리와 한민족이 아닌 다른 민족처럼 여겨질 때가 많다
생긴 모습과 말은 같은데 뭔가 모를 이질감이 서로의 사이에 장벽을 쌓아버린다. 낯설은 이방인과 같은 느낌으로 거리감을 만들어버린다
그 속에서 통일을 바란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이하 생략)
